매트릭스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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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는 하얗고 따뜻한 방의 바닥에 누워 있고 싶다. 비참하고 질퍽거리고 악취 나는 이곳에 있느니 이 육신의 감옥을 떠나고 싶고, 죽어서 어머니에게 가고 싶고,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싶다.“




내 최애 작가 로런 그로프의 또 다른 장편 소설. 구매할 때도 그랬지만 내용은 모르겠고 일단 작가 이름만 보고 구매한 책인데, 이런 내용이었나..

12세기 수녀원을 배경으로 프랑스어로 최초의 시를 썼다고 알려진 마리 드 프랑스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왕의 사생아로 태어난 마리는 잉글랜드 한 가난한 수녀원으로 보내진다. 가난과 죽음이 도사리는 수녀원의 부원장으로 임명되어 그 사실을 직접 목격한 그녀는 수녀원을 살리기 위해 일하기 시작하고 그를 계기로 수녀원은 다시 살아난다.

수녀원 구성원들은 마리의 놀라운 리더쉽을 따르게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수녀원은 부유하고 강대한 여성들의 공동체가 되는 내용이다.


사실 소설 초반은 전작들과 전혀 다른 구성 때문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제일 읽기 힘든 구성이 긴 문단 속에 대화가 섞여있는 구성인데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대화체가 없고 문단에 섞여있어서 힘들었다. 문단 자체가 길면 읽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운데 그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어느 순간 집중한 내 모습을 발견해서 놀랐다. 역시 저자의 글은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수녀원이란 내용 자체가 내가 선호하던 내용은 아니지만 ‘마리’라는 인물이 이룬 업적이 매우 놀라웠다. 강인한 여성의 강인한 리더쉽이 죽어가던 수녀원을 어떻게 바꾸고 그 많은 사람들을 이끌던 내용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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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푸르셰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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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속이 뻥 뚫리는 금지된 사랑과 그 결말. 안 될걸 알면서 하는, 결말이 뻔히 보이는 사랑을 하면 파멸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있을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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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푸르셰 지음, 김주경 옮김 / 비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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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겨우 두 번 만났을 뿐인 남자에게 문자를 보낸다.
당신을 원해요.
너는 혼자 웃는다. 오랜 세월 쌓은 품위와 관습, 원칙, 규범, 지혜, 신중, 성찰, 여유, 존중, 재치, 정절•••··• 이 모든 걸 단 하나의 문장에 불태워버리다니. 남김없이 모두 태워버린 까닭에, 너에겐 그렇게 얻은 이 홀가분한 기분을 표현할 단어 하나 남지 않았다.”



가정이 있는 교수 로르가 곧 열릴 심포지움의 발언자로 초청할 클레망을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강렬한 성적 자극을 느끼면서, 동시에 독자들에게 앞으로의 이야기가 굉장히 자극적이고 금기된 사랑을 암시하는 것을 전달한다.

이 책은 로르와 클레망의 시점이 교차되며 각자의 입장을 읽을 수 있으면서 더 생동감있게 다가왔다. 또 각자에게서 놓쳤던 감정적인 부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를 원하는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현실적인 부분이 서로에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책은 제목과 마찬가지로 불같이 사랑하다 불처럼 사랑이 꺼져버린다. 책을 읽다보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사랑의 결말을 눈치 챌 것이다. 로르와 클레망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이게 과연 사랑인가? 이런 만남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이 책에 두 주인공은 정반대되는 성격이다.
굉장히 적극적인 로르에 비해 소극적인 클레망의 자세가 읽는내내 답답했다. 연락도 없고 답장도 없고 만남도 피하는 클레망이 로르는 대체 왜 좋단 말인가… 이런 남자에게 빠져서 가정과 아이들을 소홀히 하는 로르가 한심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여성을 한사코 뿌리치는 클레망도 한심했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이 생각나지만 남자의 입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았다.
작품으로 나왔으니 각자 입장을 읽어서 좋았다고 하지만 로르의 남편 입장도 있었다면 이건 그냥 파멸이다. 불륜은 잘못된 사랑이고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속을 뻥 뚫어주는 속시원한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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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
이레네 바예호 지음, 이경민 옮김 / 반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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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문자, 종겨, 철학, 역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렀고 중간중간 책과 관련된 몰랐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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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
이레네 바예호 지음, 이경민 옮김 / 반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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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간적 한계를 초월하고, 다가올 시대를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고전은 매일 매일 시험받는 과정에서 온전히 출현한다. 암울한 시기를 지나도 그 지속성은 깨지지 않는다. 역사적 전환점을 극복하고, 심지어 파시즘과 독재에 의해 봉헌된 죽음의 입맞춤에서도 살아 남는다.“


★★★



이 책을 사면서도 들지 않던 의문이었다.
‘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항상, 당연히 옆에 존재했기의 책의 태초가 궁금허지 않았다.

이 책은 책의 시작을 이야기 한다. 책의 시작 뿐 아니라 도서관, 문자, 종교,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는 당연히 파피루스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도서관의 시작이다. 한 왕의 욕심으로 시작된 책 모으기가 지금의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절 책의 취약성과 정치적 억압으로 인해 사라진 많은 이야기들. 그 과장에서 <오디세이아> 와 <일리아스> 등 작품 자체를 외워서 보존한 많은 학자들의 열정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어서 정신없이 탐독했다.


시대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의 자료를 얼마나 많이 조사했는지 부록을 통해 확인했지만, 이 많은 자료를 읽고 고증하고 정리해서 출판했을 저자의 시간과 열정이 대단하다.


사람들이 왜 고전을 좋아하는지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고전이 대단한 이유가 하나 늘었다. 그 어려운 시기에 훌륭한 작품을 쓴 것도 모자라 그 작품을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읽기까지 유지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고전은 더 빛나보인다.


집에 모시고 있는 많은 고전 작품과 <일리아스> <오디세우스>가 더 빛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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