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것들
제스 루리 지음, 안현주 옮김 / 네버모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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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가 그 계단을 다 올라오면 죽을 것이다.“


1989년 제이컵 웨털링은 11살의 나이에 미네소타 세인트 조지프에서 납치되어 발견되지 않다가 27년 뒤 제이컵을 납치한 범인을 체포하고 제이컵의 유해를 발견하기 되었다. 이 사건으로 ‘웨털링법’이 제정되었다. (성범죄자 등록 법) 1980년대 여덟 명의 소년들이 페인스빌 인근에서 납치되어 풀려난 사건이 일어났으며 저자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탄생시켰다.

주인공은 12살의 어린 소녀로 언니와 부모, 네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소년이 납치되어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발생하고 여러 명이 당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 가장 유명하고 인기 많은 마지막 학생이 실종, 발견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소설은 ‘페그’라는 소녀의 입장에서 이야기되는데 특히 소녀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아주 미스터리하다.
페그의 아버지는 철 조각(?)을 업으로 삼지만 특별한 수입을 내지는 않고 거의 항상 술에 취하며 그럼에도 집안의 권력을 지고 세 여자를 쥐락펴락한다. 주 수입원인 어머니조차 아버지에 쩔쩔매고 자녀들도 아빠의 눈치를 본다.

특히 페그의 언니 세피는 아부를 통해 아빠의 눈에 들어 미움받지 않지만 페그는 도무지 그럴 수 없다. 스스로 아빠의 눈 밖에 나고 아빠가 음흉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밤중에 1층에서 자매의 방이 있는 2층의 계단을 오르는 아빠의 발소리는 정말 무시무시하게 표현되어서 진짜 숨 넘어가는 줄!!


이 책은 소년들의 납치, 폭행 사건에 초점을 둔 게 아니라 페그가 아빠를 보는 공포의 시선에 초점이 강하다. 그저 페그의 입장으로만 쓰여서 아빠가 무섭게 표현된 걸 수도 있는 듯. 그래도 언니 세피 아빠의 관계도 어렴풋이 나타나서 쫌…


소년 납치 사건은 서문에서 결론이 나서 반전 같은 걸 염두에 두고 읽었고 앞서 말했듯 페그 아빠의 진짜 정체가 너무 궁금해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사실 중간중간 사건과 관계없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페그의 심리가 너무 잘 표현돼 있어서 너무 스릴 있었다.

네버모어 작품들을 다 읽진 않았지만 읽는 작품마다 평타 이상은 해서 믿고 읽는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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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김미월 외 지음 / 다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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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것 아니,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가 얼마나 불안하고 감정적인지 아이를 키우는 사람만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무한한 공감과 위로를 받았고 지난날 엇나간 감정을 아이들에게 쏟아부은 시간들이 미안해서 많이 울었다. 작가가 아님에도 제목부터 공감하고 읽은 작품.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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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김미월 외 지음 / 다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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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이렇게 될 줄은 알았어도 설마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 x 백만개 x 천만개 강력추천


제목부터 정말…👍🏻

나도 많다. 하고 싶던 많은 일들을 아이들이 잠든 뒤의 밤으로 미룬 적이… 내가 하고 싶던 일들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지금은 둘 다 어린이집 보내고 낮에 책을 좀 읽는다. 이것도 조만간, 곧 회사 복귀라 더 치열하게 내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그런데 역시나 아이들과 저녁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을 재울 때면 같이 자는 밤이 수두룩하다. 잠을 이겨내고 나와도 밀린 청소를 하고 책을 펼치면 시간은 벌써 자정을 향해 달린다. 😇

14개월 차 연년생을 키운 지난 2년 동안 내 삶은 ‘육아’ 그 자체였다. 첫째는 유독 손을 타서 4개월이 될 때까지 말 그대로 ‘앉고 재웠다’. 특히 낮잠을 재우는 2-3시간은 아이가 안겨야만 잠을 잤다. 둘째가 태어나자 첫째는 나를 더 찾았다. 나는 내가 없는 삶을 살았다.


책에서도 언급하듯 아이가 없던 시절 아이를 키우는 삶은 공감되지도 않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보니 내 삶은 온통 아이로 가득 차서 아이 말고는 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어졌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길게 가지 못했다. 
그리고 육아 경험자의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하던 시절의 그 이야기들을 지금은 온몸으로, 매시간 느끼고 있다.




“…….아이가 완전히 잠든 뒤에도 침대를 떠날 수가 없다. 어차피 이렇게 끝날 하루 였는데 왜 더 다정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다정하게 거절하면 이해해 주었을까. (중략) 죄책감에 시달린다. 미처 끝내지 못한 내 몫의 집안일을 머리 뒤에 가득 안고서 나는 아이 대신 악몽을 꾼다. 오늘도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내가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런 하루도 괜찮았을까. 사랑은 아주 쉬운 일이 되었다가, 그렇게 영영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


많이 울었다. 지난날 나 좋자고 하던 작업을 아이들이 방해하고 옆에서 울었기에 나 또한 소리를 질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바탕 쏟아붓고 우는 아이들을 무시하고 일을 마무리하고 난 뒤에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어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안아주었다. 잊었는지 상처로 남은 것을 모르는지 아이들은 또 나를 찾고 안아주고 고맙다고 해주는데 눈물이 났다. 다 큰 어른인 내가 아이들에게 더 양보하고 참아야 하는데 내가 없는 삶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가 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없는 삶으로 돌아갈 거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지... 아이가 주는 사랑과 행복과 웃음은 상상 이상이다. 지금껏 느꼈던 그 어떤 감정의 행복과도 비교불가의 감정이다.



여섯 명의 엄마이자 작가인 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이전의 삶은 완전히 사라지고 그들에게 ‘all in’ 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글을 쓰려고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내어보지만 그 시간마저 온전히 집중할 수 없고 또 아이들에게 불려나간다는 사실. 아이들에게 지쳐서 감정을 쏟아붓고는 후회와 죄책감으로 지나온 날들.

이런 날들이 나에게 많은 위로를 주었다. ’나와 같구나.‘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 ’나만 불안한 게 아니구나.‘ 내가 하는 행동,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인성에 영향을 미칠지 조심하고 불안하며 떨던 지난날이 나 혼자만 두렵던 날들이 아니라 안심했다.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많은 위로와 공감을 얻은 작품. (눈물 한 바가지)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
이제 애들 밥하러 가야겠다. 다시 치열한 육아 현장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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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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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첫 문장에 비해 생각보다 단조로운 스토리.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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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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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소설의 배경은 카지노와 스키장이 있는 웨스트부다스(랜드)와 도서관과 시장이 있는 이스트지저스(지음) 그리고 하늘이가 있는 전당포 골목인 슬립시티로 나뉘어져있다.


강렬한 첫 문장과 다르게 단조롭게 넘어가버린 스토리. 간단하게 보자면 어릴 때 전당포에 맡겨진 하늘이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당포의 주인 할머니를 중심으로 각각 딸과 아들 한명. 하늘이는 그들을 엄마와 삼촌으로 부르며 가족을 이루어 산다. 누군가 맡겨놓아서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고 그래서 학교도 가지 못하고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하늘이.


책은 총 세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당포 가족, 카지노베이비(하늘이), 할머니.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늘이가 왜 카지노베비인지에 대한 진실과 그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 행동에서 비롯한 사건이 세 번째 장인 할머니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시간의 흐름대로 쓰인 이 이야기에서 나는 사실 무언가를 느끼기가 부족했다. 전당포에 맡겨진 아이가 특별히 중요했던 스토리도 아니였다. 돈에 눈이 먼 한 집단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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