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선택하고 싶어요. 자살을 생각하면서 바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내가 결정한다는 것. 내 인생에서 대단한 걸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었으니까, 적어도 죽음에 대해서는 내가 결정하고 싶어요.”........“좋습니다. 그리고 12월 25일, 그날이 진짜 마음에 들면 오후 2시 30분에서 4시 30분 사이에 자살하세요.”45살에 자식도 없고 결혼도 안한 노처녀, 엄마와 아빠까지 잃고 고아가 된 실비. 한 없는 우울에 빠져 크리스마스에 자살을 결심한다이 책은 제법 소름 돋는다. 행복한 자살, 해피. 얼마 전에도 우울증관련 자살에 관한 책을 읽었기에 거부감이 없었고 사실 제목을 봤을때 반어법, 치유물 이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롭게 책을 펼쳤다그리고 ‘실비’를 만났다. 인생 재미없게 살고 자기를 사회에서 외톨이로 가두는 실비는 한 심리치료사를 만나며 매력을 찾게 되었다. ‘뒤가 없으니 이렇게 해도 되지’라는 생각이 실비의 인생을 바꿔놨다. 처음에 실비가 받은 유산을 그냥 썩혀놨을때 얼마나 속이 상하든지. (나는 정말 흥청망청 내 인생 즐기며 flex하고 살 수 있는데😅😅소곤소곤)실비의 삶이 변하고 또 실비의 매력에 빠져서 결국 한번에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 일련의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고 나는 행복하고 사랑받으며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실비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치유되었지만 나는 오히려 실비에게 고맙다. 실비가 행복해하고 용기를 가지며 본인 인생을 맞설 때 내가 치유되고 쳇바퀴 처럼 반복적인 삶을 사는데 힘을 얻었다. 실비같은 소확행이 나한테도 있기 때문에....여러분 주위를 둘러보세요.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단 한명만 있어도 우리는 행복할거에요
문득 내 얼굴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나는 막연하게 나 자신을 어리다고 여겨 왔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부모가 자기 자식을 언제나 아이라고 여기듯 스스로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느낀다 p.1702018년 제 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처음만났던 ‘가만한 나날’. 다시 읽어도 씁쓸한 이야기이다.이 책은 여덟편의 단편집이 수록되 있고 ‘연애’, ‘직장’, ‘결혼’ 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진 단편들이 있다.현실의 있을법한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써내려간 소설들. 가만한 나날을 읽을 때의 쓰라림을 다른 소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오래 만난 남자친구가 더 늦기전에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그건 정말로 슬픈 일일거야]첫 회사의 첫 상사. 힘든 일도 많았지만 모든 것을 배우고 결국 회사를 그만둘 때 넌 어디가서도 잘할 사람이 아니라고 언질을 준 상사가 사과를 하는 [드림팀]여행지에서 수영도 못하지만 남자친구의 권유로 서핑을 배우고, 잠깐 잠든 사이 혼자 멀리 떠내려와 가까스로 출발지를 갔을 때 이미 호텔로 혼자 돌아간 남자친구 이야기[얕은 잠]15년 부터 18년까지 쓴 소설을 모아 낸 단편집인데 년수를 따질 것 없이 모두 세련되고 내 개취읽다 보면 화도 나고 허탈할 정도로 어이가 없고, 또 한번씩 피식거리게 만드는 책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날 때 마다 한국 소설이 점점 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