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나날
김세희 지음 / 민음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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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 얼굴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나는 막연하게 나 자신을 어리다고 여겨 왔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부모가 자기 자식을 언제나 아이라고 여기듯 스스로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느낀다 p.170



2018년 제 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처음만났던 ‘가만한 나날’. 다시 읽어도 씁쓸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덟편의 단편집이 수록되 있고 ‘연애’, ‘직장’, ‘결혼’ 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진 단편들이 있다.
현실의 있을법한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써내려간 소설들. 가만한 나날을 읽을 때의 쓰라림을 다른 소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오래 만난 남자친구가 더 늦기전에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는 [그건 정말로 슬픈 일일거야]
첫 회사의 첫 상사. 힘든 일도 많았지만 모든 것을 배우고 결국 회사를 그만둘 때 넌 어디가서도 잘할 사람이 아니라고 언질을 준 상사가 사과를 하는 [드림팀]
여행지에서 수영도 못하지만 남자친구의 권유로 서핑을 배우고, 잠깐 잠든 사이 혼자 멀리 떠내려와 가까스로 출발지를 갔을 때 이미 호텔로 혼자 돌아간 남자친구 이야기[얕은 잠]


15년 부터 18년까지 쓴 소설을 모아 낸 단편집인데 년수를 따질 것 없이 모두 세련되고 내 개취

읽다 보면 화도 나고 허탈할 정도로 어이가 없고, 또 한번씩 피식거리게 만드는 책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날 때 마다 한국 소설이 점점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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