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토록 사랑했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아침의 피아노>를 읽은지도 4년이 지났다. 죽음의 병상에서 써낸 하루하루를 읽으며 그 때의 나는 사랑을 표현하자, 후회하지 말자고 썼었는데 지켜냈는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또 후회하고 있다.암 선고를 받기 전인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작품. 한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도 깊고 진하던가?내가 쓰는 일기는 정말 하루의 기록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고 그래도 꾸준히 기록해야겠다고 다짐한다.특히 작품과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말 궁금한 건 저자가 옮긴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발췌된 문장들과 생각들을 읽다보니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에 대한 개인적이고 집요한 감정과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가 느껴야 할 감정이 무엇인지도.생각보다 많이 우울하고 침체된 문장들과 생각 때문에 표지의 색깔과는 달리 작품은 다소 어두운 느낌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차분해보여서 현실에서 평소 우리가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것들로 보였다. 그래서 더 와 닿았다.읽고 나니 생각한 것에 대한 생각이 성숙해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