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줄줄. 별 5점 만점 ★★★★★죽음을 맞이하는 늙은 노인의 상실과 후회, 고집 그리고 깊은 사랑을 읽을 수 있었고 늙어감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시간.(진짜 미리 체험한 듯한 감정 변화, 같이 늙어가고 한없는 무력감 표현 최고)책을 읽어가면서 노인을 이해했다가 아들 한스를 이해했다가 둘 다 이해하지 못했다가 또 이해했다가..ㅎㅎㅎ 나이 든 노인들이 왜 고집스러운지 알 수 있었고 그럼에도 뺏길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상실감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무력감에 좀 슬펐음)같이 살던 아내가 치매로 시설에 옮겨지며 요양보호사들과 생활하던 주인공 보 역시 늙어간다. 보가 반려견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자 식스텐을 데려가려는 아들 한스와 마찰이 생긴다.먹지 않는 음식으로 매번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거실 소파에서만 푹 잤는데 상의도 없이 처분하고 침대를 들여오는 아들 한스의 모습을 보의 입장에서 읽다 보니 아들의 행동이 매정해 보였는데 책을 다 읽고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한스의 행동도 이해가 간다. (그래도 보 입장으로 읽으니 보 편이었음ㅋㅋ)보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특이한 점은 보가 어머니는 어머니라 부르지만 아버지는 ‘노인’으로 칭한다는 점이다. 처음엔 헷갈렸는데 책을 읽다 보니 왜 아버지로 부르지 않았는지 알 것 같다. (왜? 아버지가 아버지가 아니었지...?) 오랜 친구 ’투레‘와의 통화에서도 서로의 아버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도 이해됐다.항상 아빠의 관심과 애정을 요구했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들어주지 않는 무관심한 그에 대한 내 마음이 투영되어 더 몰입했다. 비록 보, 투레와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지만 그들이 느꼈을 상실과 외로움은 이해됐다.보가 한스를 키우는 자신과 자신을 길러준 노인을 비교하는 장면들 역시 ‘나는 자식들에게 더 많이 표현해야지.’ 같은 나의 다짐이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노인이 늙어가며 자식에게 느끼는 감정이 결국 분노보다 사랑이라는 점이 감동적이었다.책은 중후반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었다. 초반의 갈등 상황들은 순간적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식스텐 뺏지 말라고, 소파 바꾸지 말라고, 힘없는 노인 😢) 후에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감정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이 느껴졌고 진짜 눈물 줄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