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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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지나온 계절은 어린 시옷이 감히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무수했을 텐데, 그 계절은 모조리 짧고 눈 깜짝할 새 이별은 영영이라고 큰고모가 할머니 영정을 향해 따지듯이 울부 짖었다.”


남편의 외도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에 미안하다는 사과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채 시골의 고향으로 떠나버린 남편, 하나 밖에 없는 딸은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지만 남편과는 덧 없이 좋은 사이.
이런 배경을 가지고 불면증과 불안증으로 신경정신과 약을 먹던 주인공은 일기를 써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인터넷 검색 중 일기쓰기교실을 알게되고 참석하게 된다.


초등학생인 일기 속 주인공이 점차 자라는 과정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 내 기억이 간질거렸다.
남아선호사상이나 그 시절의 가난함, 이를 뽑아 지붕 위에 던진다던지, 친구와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논다던지 등에서 어떤 향수를 느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그 시절의 ’낭만‘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기 속 주인공 ’시옷‘이 느꼈던 억울함이나 섭섭한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알 것 같아서 더 몰입했던 것 같다.


각자 써온 일기를 멤버들과 서로 교환하며 공감을 받으면서 주인공도 그들 사이에 녹아드는 모습이 좋았다. 남편과 딸과의 사이도 조금이지만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고, 특히나 주인공의 긍정적은 변화가 보여서 너무 좋았다.


제목처럼 그 때의 시절을 생각해보니 참 짧게 느껴지지만 추억은 오래 가지고 있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을 생각할 수 있어서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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