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주다 - 딸을 키우며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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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품은 오키나와에서 태어나 4년간 친구와 외도한 남편과 이혼 후 딸을 데리고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주변에서 청소년 문제를 연구하며 십 대 여성을 조사,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저자가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오키나와의 일상을 엮어 낸 에세이 작품이다.

이 작품은 95년 오키나와 주둔중인 미군 네명이 초등학생인 오키나와 학생을 납치, 해변에서 성폭행 후 살해, 16년 평소대로 산책 중이던 여성을 납치한 전직 미군이 성폭행 후 살해, 일본을 뜨겁게 달군 끔찍한 이야기 그리고 현재 오키나와 후텐마에 있는 주일미군 기지를 오키나와 헤노코 해변으로 이전하기위해 약 10조원을 들여 연약한 지반인 해변에 토사를 뿌려가며 생태를 파괴하는 잔혹한 일본 정부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외에 저자의 조사 일부분인 10대의 어린 미혼모에 관한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가장 마음이 아팠다.
초등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친부에게 거의 매일 성폭행을 당했지만 친모가 알면 충격을 받을까 여짓껏 숨겨왔으며 가출 후 만난 남자의 아이를 낳고 미혼모가 되었고 그 후 시설에서 지내며 트라우마가 있어도 생활비 때문에 결국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나나미’의 이야기는 가슴이 미어졌다. 세상이 그녀를 궁지로만 몰아넣는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집 욕조에 빠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식물인간의 아이를 집에서 간호하는 엄마의 심정을 어땠을까… 이 부분은 감정이입이 되서 눈물 찔끔 😢

이 외에도 밝은 이야기도 있다. 저자의 엉뚱하고 식탐많은 딸아이의 이야기,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전에 치매였을때 써 놓은 일기를 읽었을 땐 육성으로 웃었다.


몇 년 전 오키나와를 여행했을땐 이런 역사를 하나도 몰랐다. 태평양 전쟁 때 오키나와 주민들의 대학살, 포로수용소의 존재 자체도 몰랐는데 작품을 읽으니 아픈 상처를 많이 가진 섬이란걸 알게 되었다. 현재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 해변에 뿌린 토사도 우리나라 사대강 사업의 수순을 밟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저자의 비통한 심정이 그대로 느껴져서 늦은시간 서평을 쓰는 마음이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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