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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ㅣ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평점 :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세계는 두 사람만 존재하는, 아주 좁은, 이제 막 태어난 세상이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하는 사람은 곧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무리 기다리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기다리게 된다고, 아무리 여유를 부려도 항상 너무 빠르다고, 기다리는 것이 사랑의 속성이라고 정의했다.”
주인공인 ‘당신’은 타국의 출장지에서 한 여인을 만나고 홀리듯, 짧지만 강렬한 키스를 통해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느낀다. 16개월이나 지난 후 국내의 한 도시로 발령을 받는데 그때 그녀가 갑자기 생각나 전화하게되고 동거까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내가 있다!!
‘한 편의 연애소설을 쓰려고 한다.’는 저자의 소설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연애소설이랑 결이 다르다. 남녀가 서로 통하거나 통하지 않거나, 그들이 서로 좋거나 싫거나 해야되는데 소설 속 주인공은 그런게 없다(?)
소설은 ‘물’을 사랑과 연관되게 표현한 것 같다. 가족을 잃은,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는 욕조가 있는 방에서 생활한다. 잠을 잔다. 동거를 하던 주인공은 한국에서 다시만난 그녀에게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 타국에서의 강렬한 감정으로 다시 재회했으나 다시만난 그들의 감정은 사랑이 아니었으리라…
물에 몸을 담그며 그녀는 치유받고 소속감을 느꼈을까? 물소리를 듣는다는 착각을 느끼며 그는 그녀에게서 점점 멀어졌을까?
가족을 잃고 상처입은 그녀에게 그 어떤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주인공은 왜 다시 찾아갔을까? 그녀는 어떤 마음으로 그를 받아줬을까?
소설을 읽는내내 많은 자문이 일었다.
소설은 주인공을 ‘당신’이라는, 이인칭으로 표현하며 독자가 ‘그’가 되는 느낌을 받게한다. 읽다보니 정말 내가 소설 장면장면에 등장하는 듯한 착각을
받았다. (성별이 달라서 중간중간 성별 확인을 했다는 점 ;;)
연애소설이지만 연애없는 소설. 사랑이야기지만 사랑 없는 이야기. 가볍게 읽으면 가벼운데 문장 문장 깊게 읽다보면 무게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