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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이어 말한다 - 잃어버린 말을 되찾고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글쓰기, 말하기, 연대하기
이길보라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5월
평점 :
“말을 하기 전과 하고 난 후는 분명히 다르다는 걸. 선언하고 호명하면 누군가가 말한다는 걸… … 응답이 하나둘 모이면 물결이 되고 공동의 경험이 된다.”
“생각하고 의문을 품고 용기를 내어 말하고 선언함으로써 우리는 지형을 바꿔 나간다. 당신과 나의 말하기는 판을 바꾸고 뒤집는 일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당신을 이어 말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시아 배낭여행 후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에서 삶을 배우는 선택을 한 저자. 이후 이 과정을 담은 영화 <로드스쿨러>를 연출하고 다양한 영화와 책을 출간했다.
고등학교 1학년, 17살의 많지 않은 나이에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길을 확고하게 정한 것 부터 대단한다. 이런 경험 때문에 저자의 생각에 확신이 생겼을까?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생각에 매료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농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청인으로서 어린시절부터 부모와 청인 사이 통역을 맡았고 농문화에서 살아가며 겪은 다양한 불편과 불합리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여성으로 살아가며 겪은 차별,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확실히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다보니 장애인의 불편함을 생각하기 어렵다, 아니 접할 일이 거의 없다. 저자가 장애인의 입장으로 불편함을 이야기할때마다 들었을 “네가 뭔데?”는 화날정도로 무책임한 말이다. 만약 비장애인의 인구수가 장애인의 인구수보다 낮다면, 관계자의 친인척 중 장애를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얼마나 편하고 안전하게 살아왔는지 느낀다.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살았고, 직장에서 사람과의 문제를 겪지 않았고, 사회에서 성적차별을 당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책을 통해 사회 약자에 대한 다양한 차별과 멸시, 무관심이 생각보다 많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런 무관심 속에서도 저자는 계속 언급하며 그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가 변화해야 된다고 외친다.
스스로 외친다고 생각하지않고 그들과 함께 외친다고, 그들이 전하지 못한 말을 자신이 이어 말한다고…
생각해보니 코로나 19 프리핑 뉴스에 전달자 바로 옆에 수화통역사가 서있는게 처음부터는 아니었던것 같다. 이런 변화 하나하나가 저자가 혹은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이어 말해서 생긴 변화 아닐까?
가만히 있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누군가 혹시 내가 돌 하나를 쌓으면 지나가던 다른 누군가 또 돌을 쌓고 결국 돌탑이 이뤄지듯이, 용기내어 언급하는 것, 그것의 힘을 저자는 독자에게 전달하려 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