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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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이주했다.
독일 철도로 이주한 거지.
난 지금 독일에 있는게 아니야.”


1938년 히틀러가 유대인의 상점과 집을 공격하고 유대인을 잡아 수용소에 잡아들인 ‘수정의 밤’ 사건이 일어난다. 저자는 이 사건을 겪고 붙잡히지 않기 위해 독일 전역을 기차로 이동한다. 소설의 줄거리와 같은 것으로 보아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보인다.

부유한 유대인이던 주인공 질버만의 삶은 하루 아침에 엉망진창이 된다. 나치 경찰대가 그의 집을 습격하고 가까스로 도망쳐나온 질버만은 오래된 동업자 친구에게 자신의 재산 반을 빼앗긴다.

외모는 아리아인의 모습이라 사람들의 의심은 덜 사지만 그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지속된다. 그 와중에도 현실을 부정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동업자 친구에게 받은 돈은 그가 몸을 숨기는데 도움이 되지만 잡혔을때의 위험 또한 올라가게 된다.
갈 곳이 없어 기차에 몸은 맡기며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국경을 넘을 기회를 얻지만 그마저도 실패한다.


소설 속 상당부분이 저자의 경험에 바탕이 많이
된 것 같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지만 그가 남긴 이 작품은 <안나의 일기>보다 더 일찍 ‘유대인 최초’의 고백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시절 역사와 히틀러에 대해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한 남자의 도망 이라는 단순한 내용일 수 있는데 오랜만에 엄청나게 몰입해서 읽었다. 질버만이 잡히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동시에 절망에 빠진 사람의 내면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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