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한국계 미국인인 저자가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모티브로 작성한 ‘한국적 sf소설’ [나인폭스 갬빗].19년 시리즈 1편을 시작으로 최근 2,3편이 출간되며 시리즈가 마감되었다.당시 1편을 읽을 때의 혼란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다른 외국적인 sf소설, 스페이스 오페라와 다르게 이번 소설은 ‘역법’ 즉 ‘달력을 만드는 계산법이나 시간체계’의 사용으로 소설에서는 어떤 역법을 쓰는냐에 따라 다양한 힘이 발현된다는 설정이었고 처음 접하는 수학적 내용이 이해하기 힘들었다.다행히 소설은 전문적 수학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을 정도였고 역법에 대한 내용은 소설 내용을 이해하기에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였다.작품은 기존의 전쟁소설과는 다르게 여성 장군이 많이 등장 하는 것이 특징이다. 1편의 주인공인 채리스 뿐만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군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다.특히 주인공 ‘체리스’ 장군의 매력은 대단했다. 휘하의 병사들을 지휘하는 카리스마나 탄탄하고 놀라운 수학적 지식 그리고 전투 능력까지. 또 제다오를 만나고 제다오와 몸을 공유(?)하고 컨트롤하는 능력, 소설이 진행될 수록 큰 일(?)을 수행하는 그녀의 비범함에 빠져버렸다.또한 매회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반전까지 완벽했다.1편에서의 충격적인 결말로 다음 편이 대체 어떻게 진행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2편은 우주 제국을 파괴하려는 제다오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제다오의 실체를 알았을 때 작가님께 배신당한느낌까지 들었다. 😂)3편에서 정신이 돌아버리기 전의(?) 제다오는 참 신선했다.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풋내기 제다오. 그리고 욕망에 가득한 쿠젠의 더러운 음모. 제다오가 화가 날 법도...1편을 읽은지 1년이 다 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작가의 친절함이 담긴 가이드 북 덕분에 각 분파의 특징, 역법에 대한 설명, 등장인물들의 특징과 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고 책을 읽기 전 한 번, 읽은 후 한 번을 통해 정리를 할 수 있었다.15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대서사시에도 불구하고 각 책의 마무리마다 완전히 무너진 스토리가 다음편에 어떻게 살아나는지 읽는 재미, 핵심 등장인물들의 매력과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실제 경험하는 듯한 전쟁 묘사 덕분에 한 껏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