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는 감정을 덜 느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 달릴 때는 누구나가 혼자였다. 혼자가 혼자들을 스쳐 지났다. 그 누구도 안쓰러워하지 않았고 그것이 수진에겐 작은 위로가 되었다.”건축회사에서 일하는 수진과 혁범, 그리고 그들 사이에 등장한 한솔.오래된 연인인 혁범과의 사이에 8살 연하 한솔이 나타나고 수진은 위태로운 고민에 빠진다.혁범과 너무나 다른 한솔.묵묵하고 한결같지만 자신의 속내는 비치지 않는 남자 혁범. 반면에 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자신의 마음을 가감없이 고백하는 남자 한솔.같은 여자로서 수진의 상황에 오롯이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잔잔한 사랑, 이별이야기, 수진의 입장에서 수진의 고민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잔잔하게 이어지는 스토리 같지만 완전히 매료되던 것 같다. 제목 <가만히 부르는 이름>에서 이름을 부른다는 것 만으로도, 불린다는 것 만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았다.여름이 가고 쌀쌀한 가을이 오는 이 계절에 너무나 잘 어룰리는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