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따금씩 강렬하게 무언가에 끌렸다. 그게 사람일 수도, 사랑일 수도, 음악일 수도, 물건일 수도 있었다. 그 강렬한 끌림 앞에서는 무엇도 걸림돌이 될 수 없다. 마지막 월급을 전부 꼬라박을 정도의 강렬한 끌림을, 어제 연재는 다 망가진 콜리를 보고 느꼈으리라.”로봇이 상용화되어 동네에는 청소로봇이 다니고, 아르바이트 생도 로봇으로 대체되고 말을 모는 기수까지 로봇인 오늘 날.이번 책은 그 ‘로봇 기수’에 관한 이야기다.창조자의 실수로 일반 기수보다 특이한 기수가 된 콜리는 제 1의 삶을 마감하고 로봇을 좋아하는 주인공 ‘연재’에게 발견되며 두번 째 삶을 살게 된다.아빠는 어린 나이에 돌아가시고 두 다리를 쓸수 없는 언니 ‘은혜’와 그런 두 딸을 몸이 부서져라 먹여살리는 엄마 ‘보경’.대화가 없는 세 모녀는 서로 마음이 짓무르고 알게모르게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감추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콜리’라는 엉뚱한 기계가 들어오며 조금씩 삶이 바뀐다.등장 인물 하나하나, 특히 연재와 지수, 보경과 콜리의 케미가 너무 잘 어울려서 보는 내내 줄거웠다.연재의 변화나 성장도 응원하며 지켜봤고 보경의 아픔도 쓰다듬으며 읽었다.로봇이 나오는 단순한 기계적인 내용이 아니라, 거로에게 상처받은 가족이 대화하며 회복하는 아주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내용이 담겼다.제목 ‘천개의 파랑’도 책을 덮을 때 쯤엔 이해할 수 있는, 아쉽지만 따뜻한 의미를 지닌 것 같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