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거 총을 든 할머니
브누아 필리퐁 지음, 장소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절차가 그래요. 형식적 성립의 진정을 위해 필요하죠, 학문적으로 얘기하자면.”
“니 똥구멍 따윈 아무 관심 없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항문 얘기는 니가 먼저 꺼냈어.”
“학문이요, 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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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새벽 6시, 시골집에서 총격이 벌어진다.
102세 할머니가 자기 집을 포위한 경찰에게 총을 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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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벤투라는 경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놀라운 용의자를 심문한다. 102세, 루거 총을 든 이 용의자의 집 지하실에서 일곱 구의 시체와 여러 구의 동물뼈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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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신청한 가제본 서포터즈. 번뜩 당첨되어 온 책을 보는데 대본집을 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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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넘기고 읽기 시작했으나 할머니의 인상이 강렬하다. 102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력과 말투에 흠뻑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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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찰에 총을 쏘고도 수사관에게 당당하다는 그 말투라니! 걸고 넘어지고, 비아냥 거리는 그 ‘유머스런’ 대화를 읽고 있자니 수사관이 답답해보이고 융통성이란 제로로 보였다. 이렇게 꽉 막힌 사람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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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수색하다 발견된 7개 해골의 발견으로 시작된 심문! 그때부터 할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 하는데 속절없이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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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패미니즘이 짙게 묻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여성을 통제하려 하고 비난하며 주인공인 할머니 ‘베르트’는 여성의 억압을 비통해 하고 남성들을 심판한다. 지속적으로 남자들을 비판하소 여성을 불행하게 여기며 동정심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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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설정에서 루거 총은 이러한 사회를 비판하고 타개하는 해결책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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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적인 표현에서 거침이 없으며 창녀나 갈보 같은 비속어도 자주 등장한다. 사랑을 나눌때에 작가의 직접적인 표현들도 베르트를 통하자 불쾌감도 없다. 다만 이런것에 불편한 독자들은 눈쌀을 지푸릴 정도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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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수사관 벤투라의 변화같다. 처음에는 고지식하고 법과 정의를 논하던 꽉막힌 수사관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간중간 흔들리면 안된다는 속마음을 비치며 흔들리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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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악랄하고 독종같던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안티팬도 사생팬으로 만들만큼 안타깝고 사정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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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표지는 어떻게 나올지, 오타와 수정을 거친 원본은 어떤 결과물일지, 다시 읽고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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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손에서 놓치지 않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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