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진동하는 서로의 비린내를 감당해가며 우리는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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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시집에 완전히 매혹되어 몇 번이고 시집을 읽었던 저자. 어느 날 시인과 관련된 성폭행 고발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에 눈을 뜨게 된다.
남성으로 태어나 당연했던 행동과 언어들에 불편감을 느끼고 여성의 세계를 알아보던 저자는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했다.

책은 당연히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돋보인다. 특히 저자가 아이를 갖고 ‘아버지’가 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듯 보인다.

이런 아버지가 없을 정도로 아이를 사랑하는 남자라니. 아니, 아기 똥꼬의 냄새를 찾아 맡는 남자라니...!!

저자가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어쨌든 우연처럼 보이지만 시를 사랑한 소년이 문학계의 퇴폐를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여자는 시력을 읽은 장애인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장애인과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스트의 과제와 책임을 ‘곁에서’ 맡겠다는 저자의 의지이다. 장애인 혜택의 ‘동반 1인’같은 느낌인 걸까?
저자의 의지는 이름에서도 보인다. 어머니의 성인 ‘한’을 붙여 ‘서한영교’이다.
페미니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하기 불편했던 저자가 이렇게 책까지 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다.

불편할 것 같던 책은 걱정과 다르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문장에도 위트가 넘쳤다. 읽는데 미소짓고 웃음도 나왔다. 책을 읽은 내 느낌에 저자는 페미니스트보다 아버지라는 느낌이 진했다. 그만큼 불편하지 않은 책이었다.

제목에 겁먹고 책을 펼쳤는데 아버지로서의 사랑과 저자의 정신적 성숙에 대해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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