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 반 만에 급성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갔으나 진단명은 ‘급성 백혈병’. 임신 중인 아내와 계획된 결혼도 하지 못한 채 아내는 죽고 딸과 ‘나’ 둘만 남았다.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내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와 아내를 연결해 주려 서로의 채취가 묻어있는 담요를 덮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카린과의 시작과 카린이 사라진 현재를 나타내고 있다.아내가 죽었을 때 저자의 감정은 쓰여있지 않고 그 당시 저자와 가족들의 생활이 쓰여있다. 집에서 딸 ‘리비아’를 돌보며 종종 아내 ‘카린’이 생각나는 것 말고는 저자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거나 마음이 아프다는 극적인 감정의 표현은 제한되어있다.그런데 이렇게 덤덤하게 대화하고 딸의 육아에 몰입하고 중가중간 과거로 가서 카린을 만나며 현재에서 카린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에 대한 슬픔은 정면으로 다가왔다. 카린의 사망과 갑자기 아빠의 소임을 해야하는 저자.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당황과 불안감을 표현했으며 그런 감정에서도 슬픔과 애도는 충분했다.저자의 감정선을 이해하기 위해 엄청 집중해서 읽었고 읽다보면 책을 덮기 쉬지 않더라.이태까지 읽었던 상실에 대한 이야기와는 다른 슬픔을 전달하고 있다.슬픔이 눈물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을 읽으며 확실히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