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 반드시 결과를 내는 탁월한 실행의 기술
이소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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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늘 이맘 때쯤이면 항상 야심찬 의욕을 가지고 새해계획을 짜곤 했는데, 내년엔 정말 작심삼일이 아닌 꾸준히 잘 좀 지켜보자는 간절한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름하야 

제목부터가 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소니, 야후 재팬 등 그야말로 세계 굴지의 기업들에 종사해온 엘리트 중에 엘리트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성적에 맞춰 취업이 잘 된다는 이야기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관련 업계에서 일하게 된 것이었고, 얼마 안 있어 삶에 회의감을 느껴 결국 어느 날 아침,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한 번아웃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저자가 택한 길은 바로 'OKR'을 활용한 커리어 체인지!

지금은 커리어 변신에 성공해 홍콩에 거주하며 미국계 스타트업에서 UX 디자이너로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해 결국 자신이 원하던 삶을 쟁취한 저자.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저자의 삶을 바꿔준 OKR이란 과연 무엇일까?

나는 OKR을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들었던 경영학원론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는 계획관리법이다.


당시 나는 수업에서 OKR에 대해 들은 후 단순히 조직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구나라는 생각에서 그쳤었는데,

저자는 이를 직접 개인의 삶에 적용시켜 삶을 변화시켰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나도 이번 새해에는 OKR 방식을 활용해 새해 계획을 세워보고자 이 책을 정말 꼼꼼히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OKR을 활용해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OKR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이다.


O(목표): 일상적인 영어회화 구사하기

KR 1: 매일 영어단어 20개씩 외우기

KR 2: 미드 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표현 일주일에 20개씩 외우기


OKR의 핵심은 간단하면서도 목표에 대한 방향감을 잃지 않도록 체계적인 계획 수립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특히나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KR을 세울 때는 '수치화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달성 수준을 파악하기도 쉽고, 더 체계적으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바쁜 삶을 살아가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무리하지 않게 계획을 실천해나갈 수 있는 이 OKR 방식을 적극 활용해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더불어 저자는 우리가 왜 평소에 계획을 세우고 끝까지 실천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소개하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 가져와봤다.


<우리가 성취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

-의지의 고갈(의지력은 한계가 있는 자원. 무리하지 말기)

-너무 많은 목표

-견적 실패(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계획 세우기)

-불분명한 성공 기준

-시간에 쫓기는 삶

-잘못된 방향성

-완벽주의(조금 실패했다 해서 바로 냅다 포기해버리지 말기!!★)


놀랍게도 나는 거의 모든 이유에 해당되었다.

반성 또 반성..ㅠㅠ

저자는 위의 이유 때문에 그동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OKR 방식을 이용해 계획을 세워볼 것을 추천하였다.

그러면서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OKR 활용 예시들을 보여주며 OKR 방식을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팁들과 지침들을 알려주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목표를 발견하는 방법, 목표 달성률을 높이는 방법 등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알차면서도 유용한 이야기들로 가득하였다.


책을 읽는 내내 얼른 OKR 방식을 적용시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싶다는 마음이 마구마구 솟아올랐다.

나의 2021년 마지막 책이 된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새해를 앞두고 이 책을 읽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새해에는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리프레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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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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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무언가 섬뜩함을 안겨주었던 책 <인간실격>. 인간이기를 '실격'당했다는 말 자체가 이 얼마나 무서운 소리인가.

다자이 오사무의 역작이자 자전적 소설인 <인간실격>은 요조라는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려서부터 늘 인간을 이해할 수 없었던 요조. 그는 늘 인간의 복잡한 속마음과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없었을 뿐더러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해 늘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동시에 여느 다른 인간들처럼 본인 자신도 인간과 어울리고 거기에 동화되고 싶다는 마음에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개그라는 거짓 탈을 쓴 채 늘 다른 사람들을 필사적으로 웃기기 위해 노력하였다. 왜 우리도 한번쯤은 살아가면서 그런 적이 있지 않은가. 별 관심도 없는 이야기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관심을 가지는 척, 억지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한 적이. 이를 테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쓰게 되는 거짓 탈들. 요조 역시 그러하였다.

'그건 인간에 대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지요.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함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인간을 단념할 수 없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개그라는 한 가닥의 선으로 간신히 인간과 연결될 수 있던 것입니다. -p.17'


하지만 그럼에도 요조와 인간 사이의 간극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요조는 여전히 인간을 두려워하였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반박조차 하지 못하였고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묵살시켜 버렸으며, 늘 공포심에 젖어 있었고 우울해하였다. 그렇게 그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끝없는 방황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가 방황하는 모습들은 읽는 내내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나까지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극도스러울 정도의 우울함과 비극,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함 그 자체였다. 결국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요조는 약에 중독된 이후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며 스스로를 향해 '인간, 실격.'이라고 말하게 된다.

'지금은 이미 저는 죄인이 아니라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아닙니다, 결코 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한순간이라도 미친 적은 없습니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닌 겁니다. -pp.162~163'


요조는 과연 정말 그냥 그렇게 미친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말대로 미치지 않은 것일까.

사실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요즘 세상은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요조는 무던히도 노력하였지만 인간사회에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었다.

요조는 가끔 다른 사람들을 보며 사람들은 다들 어찌 저리 살아가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대목을 읽을 때마다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요즘. 다른 사람들은 어찌 이렇게 복잡하고도 힘겨운 세상을 어떻게 그렇게도 잘 헤쳐나가며 살아가고 있는 건지 종종 궁금할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요조가 인간 사회에 적응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가 너무나도 나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하면 순수하달까.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거스를 베짱도 없었으며, 혼자서 무언가를 해나갈 용기 또한 없었다. 늘 타인의 시선을 무서워하였고, 자신의 꾸며진 모습을 남이 알아챌까 두려워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확고하지 않은 자아 속에서 그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며 무엇이 무엇인지 제대로 분간조차 하지 못한 채 줄곧 남에게 의지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그 혼자서 이 힘들고 거친 세상을 살아나가기엔 너무나도 나약하였고, 또 겁쟁이였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속마음에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줄 사람, 즉 진정한 소통을 원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그런 존재가 없었다. 그 사실이 요조를 파멸로 이르게 하는데 한몫하였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세상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아이러니하게도 다소 비인간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괜히 이기주의가 현재의 사회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을까. 요조는 그 적당한 타락을 허용하면서 살 수 없었기에 인간 사회에 적응을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기를 실격당한 것이고. 현재의 사회는 살아가기엔 너무나도 힘들고 벅차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는 내내 요조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조는 무엇이 그렇게도 두려웠길래 스스로에게 인간 실격이라는 선고까지 내리게 되었던 것일까. 이해는 된다만, 조금 더 인생을 가볍게 살아갈 수는 없었던 것일까. 아마도 내가 이 책을 한창 방황하였던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더라면 무수한 공감을 보내며 읽었으리라 짐작하지만, 어느 정도 감정을 다스리게 될 줄 알고 안정된 느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책을 읽으니 그저 요조가 안타깝다는 생각만이 가득하였다. 결국 자기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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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책세상 세계문학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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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하기 그지없는 변두리처럼 느껴지던 서부를 떠나 돈과 명예, 그리고 풍요로움으로 가득차 보이는 동부에 매력을 느껴 뉴욕 롱아일랜드로 건너와 정착하게 된 닉 캐러웨이. 어느 날 닉은 자신의 먼 친척인 데이지와 그의 남편 톰의 집에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머물고 있던 골프 선수 조던 베이커로부터 '개츠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개츠비는 닉의 옆집에 사는 어마어마한 부호로, 매일 밤 자택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어 수많은 초대객들이 그곳으로 모여들곤 했다. 닉은 이런 개츠비에게 호기심이 생겼던 찰나, 마침 개츠비로부터 초대장을 받게 돼 그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정식으로 참석하게 된다.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하게 된 닉은 거기서 개츠비에 대한 여러 심상치 않은 소문을 듣게 된다. 사람을 죽였다느니, 독일의 스파이였다느니 등 꺼림칙한 소문들이 개츠비라는 사람을 묘사하였지만, 곧 조던을 통해 개츠비가 닉의 먼 친척 데이지의 과거 연인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그가 이미 결혼해버린 데이지의 관심을 끌어 다시 만나기 위해 일부러 매일밤 성대한 파티를 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개츠비는 그 많은 괴상한 소문과는 달리 순전히 '사랑'만을 위해 달려왔던 것이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아메리칸드림의 절망과 물질만능주의로 변질된 사회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이들은 닳고 닳은 속물들이다. 가정을 두고 바람을 피고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희생시킨 톰, 도박으로 돈을 버는 울프심, 경기 중 부정을 저지른 조던, 그리고 물질적 풍요를 쫓고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도망치기에 급급했던 데이지까지. 모두가 '물질'만을 쫓으며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사랑을 위해서였다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돈을 벌어 막대한 부를 쌓고자 하였던 개츠비까지 말이다.


하지만 작가가 '개츠비'를 통해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차별점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 아닐까 싶다. 개츠비는 소위 타고난 금수저 출신이었던 데이지를 사랑하였지만, 자신의 가난함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데이지는 시카고의 부호인 톰과 결혼해버리게 되었지만, 이러한 사실에도 개츠비는 끝내 데이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온갖 노력 끝에 부자가 되어 데이지를 다시 찾아 사랑을 고백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에도 끝까지 순수한 사랑을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개츠비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측은심을 느끼게 한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개츠비가 저지른 일들, 이를테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것, 이미 결혼한 데이지를 꼬드긴 것 등 그의 만행들이 정당화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현실적이지 않았나 싶었다. 현대사회는 전래동화 속 이야기처럼 착한 일만을 한다고 해서 보상 받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우리가 자신의 사랑을 위해,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 잘못된 일을 해온 개츠비를 향해 마냥 비판만을 던질 수 있을까? 소설의 맨처음에 나왔던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땐 이 세상 사람들이 다 좋은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어찌되었든, 개츠비가 모든 걸 다 던져서라도 끝까지 지키고자 하였던 실날 같은 희망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불가능해보이는 일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개츠비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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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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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은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 어쩌면 어제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뫼르소는 양로원에서 요양중이셨던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만, 딱히 슬픔의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그저 무덤덤하게 장례식에 임한다. 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다음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던 회사 동료인 마리와 해수욕을 가고 영화를 보고 잠자리도 가지는 등 어제 어머니를 보내 드리고 온 사람 답지 않게 그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뫼르소는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레몽, 그리고 자신의 여자친구 마리와 함께 레몽의 친구인 마송의 별장에 놀러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뫼르소는 레몽을 협박하고 있었던 아랍인 1명을 총으로 쏘아 죽이게 된다. 뫼르소가 사람을 죽이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단지 칼날의 빛'에 자극을 받아 순식간에 저지르게 된 일이라는 것. 뫼르소는 이 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지만, 그는 시종일관 무덤덤한 자세로 '자신에 대한 재판'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타인의 재판'을 보는 듯한 무관심한 태도로 재판에 임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죽음과 진정으로 마주보게 되며 내내 허무하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탈피하고 진정한 해방을 맛보게 된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시종일관 '뭐 아무렴 어떠겠나'의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했던 뫼르소. 그는 모든 일에 마치 '이방인'이라도 된 듯 마냥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말이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딱히 슬퍼하지 않았으며, 사랑의 고백을 받고도 시큰둥, 자신의 생사가 걸린 재판에 임할 때도 무감각하였던 그의 모습은 마치 감정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적인 인간처럼 보이지만, 어찌보면 우리 모두는 뫼르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모든 일을 뫼르소와 같이 무감각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세계, 나를 둘러싼 현실부터 시작해 어쩔 때는 '나'라는 존재 자체까지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 사람인지,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항상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나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고 또 잘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해 그런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면에서 나는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다.'라는 말에 매우 공감하는 바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을 이방인처럼 잘 모르기 때문에, 한 평생 '나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좌절하고 도전한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의 뫼르소는, 죽음 앞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실존을 자각하게 된다.


소설에서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재판에서의 다른 사람들의 태도였다. 사람들은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진 뫼르소를 보며 뫼르소가 한 행위인 '살인' 자체에 대해 판단하기보다는, 뫼르소가 그의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던 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그의 죄를 판단한다. 이러한 점도 너무나도 모순적이지 않았나 싶었다.


이방인은 내 기준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소설이었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죽게 된다. 뫼르소의 어머니처럼 자연사로 죽든, 아랍인처럼 살해되어 죽든, 아니면 뫼르소처럼 사형선고를 받아 죽게 되든. 어쨌든 모두의 끝은 '죽음'으로 동일시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끝은 죽음으로 정해져있기에,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가? 평소 나는 '어차피 죽으면 다 끝인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 이 책의 구절을 보고 이런 나의 생각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 가까이에서 어머니는 해방감을 느꼈고,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마음이 내켰을 것임에 틀림없다."

-p.170. 시종일관 삶을 무의미하게 대했던 뫼르소가 죽음 앞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죽음이란 끝이 정해져 있음에도,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가치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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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어빙 슐먼 지음, 공보경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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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세계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유명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큰 명성을 얻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미국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인종 차별과 이를 둘러싼 갱단들 간의 갈등을 소재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갱단 '제트파'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자신들의 미국으로 이주해온 푸에르토리코인들을 못마땅해하며 그들로 구성되어 있는 '샤크파'를 손볼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리며 길거리를 누비고 다닌다. 샤크파에 속한 푸에르토리코인들 역시, 자신들을 환대해주지 않는 미국인들과 제트파를 적대시하며 그들에게 대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트파의 대장인 리프는 샤크파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동네 댄스파티장에서 샤크파의 대장 베르나르도를 만나 끝장을 보기로 다짐하였고, 이에 제트파의 전 대장이었던 토니에게 자신과 함께 댄스파티장에 가달라며 부탁을 하게 된다. 토니는 갱단에서 손을 뗀 후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착실하게 살아가고자 마음 먹었지만, 옛 친구인 리프의 부탁을 미처 거절하지 못하고 승낙, 결국 리프를 따라 샤크파의 대장을 만나러 댄스파티장에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토니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아름다운 소녀 마리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서로에게 첫눈에 반한 토니와 마리아는 사랑을 속삭이지만, 알고보니 마리아는 토니의 적이나 마찬가지였던 샤크파의 대장 베르나르도의 여동생이었던 것! 제트파였던 토니, 샤크파 대장의 여동생인 마리아. 대립되는 두 갱단의 각 일원이였던 이 둘이 사랑에 빠진 장면은, 서로 원수지간이었던 가문 출신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과연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수많은 뮤지컬과 영화를 배출해내며 많은 상을 휩쓸고 다녔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인종차별'과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작품 속 푸에르토리코인들처럼, 많은 이들이 가난했던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새출발을 꿈꾸며 호기롭게 미국으로 이주해갔지만, 그곳에는 미국인의 적대감과 수많은 인종차별이 존재했다.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사람은 극소수일뿐, 대다수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작품 속에서 푸에르토리코인들을 한없이 무시하고 비판한 미국인들의 모습, 힘들게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모습과 같은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을 보며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학창시절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던 적이 있었던 탓에 더욱더 그랬다. 물론 미국인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침범해온 이민자들이 당연히 껄끄러웠겠지... 이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 그리고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마리아가 계속해서 외쳤던 것과 같이 '화해'와 '공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 정말 어렵지만, 언젠가는 꼭 이루어내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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