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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컬렉션
베르나르 키리니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평점 :
우리 나라 사람들이 특별하게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가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기욤 뮈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항상 상상도 못한 세계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마치 현실같지만 현실과 완전 동떨어진 세계를 그린다. 기욤 뮈소는 현실에 있는 일인듯 하지만
그 상황이 판타지로 빠진다. 참으로 가볍게 후루룩 읽힌다.(페이지 터너)
그래서인지 이 두 작가 책을 한때 나오는 족족 읽은 적이 있다.
어느 순간 내 읽는 속도가 그들이 책을 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더 결정적인건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이 어떤 책인지 헷갈릴 정도로 책 내용이 비슷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 한동안 프랑스 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젊은 프랑스 작가의 책인 "아주 특별한 컬렉션"이란 책을 문학동네 단편 리뷰 대회를 통해 만나보았다.
베르나르라는 같은 이름 때문일까? 신기한 세상을 설정하는 건 둘의 공통점이었다.
그렇지만 그 둘이 구사하는 책 내용은 달랐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은 쉽게 읽고 금방 잊어버린다.
반면 베르나르 키리니의 소설은 읽는 게 고되지만 그만큼 보람찼다.
굴드라는 많은 경험을 하고 책을 읽은 인물을 중심으로 그가 경험하고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실에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또한 현실 상황을 바라본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이야기나 국가가 점점 확장된다거나 공간이 축소되는 이야기가 현실성있게 펼쳐진다.
그래서 일까? 처음에는 다른 세상이야기인듯 심드렁하게 읽었다가
그가 펼친 현실적인 전개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마치 어디 무료 여행인지 알고 생각없이 따라갔다가 그곳이 '정글의 법칙 촬영장인 것 같은 느낌이다.
다 읽은 후에는 정글에서 살아남은 듯한 뿌듯함이 전해진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작가로서 그가 경험하는 글쓰기에 대한 고뇌를 알 수 있다.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곳이 과연 진짜 존재하는 공간인지에 대해 아리송해 진다.
프랑스 소설은 내 오감을 넘어선 육감을 깨워주는 느낌이다.
뭔가 내가 쓰지 않던 근육을 쓴 듯 뿌지근하지만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