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 불안과 분노, 꼬인 관계로 속이 시끄러운 사람을 위한 심리 수업
조우관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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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려면 그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관찰하는 것 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심리학에 대해서 모르기때문에 그것이 기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나도 참 감정 중심의 사람이다.
일하면서 감정보다 이성이 커졌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고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며 내가 참 감정적인 사람이구나 깨달았다. 전엔 눈물이 나도 "전 전혀 슬퍼서 우는게 아니예요."라며 급하게 변명을 하며 울컥한 내 마음을 외면했다.
참 그 때 나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면 타인에 대한 배려없고 자기 감정하나 조절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이는 줄 알았다. 그리고 여자라고 눈물을 무기로 삼는다는 말은 정말 끔찍히도 싫었다. 이 문장을 적고 나니 7,8년 전 쯤 일할 때가 생각난다. 난 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내가 맡은 업무중 자원봉사관련 업무가 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원봉사학교'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때 당시 난 끌어들일 수 있는 양질의 자원들을 활용하여 아이들을 목적에 맞게 잘 교육하고 자발적인 그룹활동을 잘 진행했다고 생각하고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부장님께 결제를 올렸다. 난 접근하기 힘든 주제(당시 환경관련캠패인을 진행했다)로 참신한 내용을 담아 아이들 참여도를 높이고 잘 진행했다고 칭찬을 해주실거라고 내심 기대했는데 반응은 생각과 전혀 달랐다. 과정은 하나도 보지않고, 결과만 보고 당초 모집인원이 40명인데 왜 실인원이 32명 밖에 되지않느냐고 모집을 어떻게 한거냐고 언성을 높이며 나무라셨다. 난 처음에는 40명에, 대기인원까지 받았으나 대상이 청소년이고 아이들이 지원했다가 학원일정이나 개인사정으로 갑작스레 취소해서 그렇다고 말하려했으나 변명을 한다고 타박을 하실까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서있었다. 그러자 더 큰소리로 타박을 하셨고 난 급기야 참고있던 억울함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이미 터진 눈물은 뺨을 타고 흘렀고 그것을 본 부장님은 바로 "내가 이래서 일 좀 잘한다 싶은 여자애들도 참 대하기가 어려워. 전의 직장에서도 너같은 애 있었어."라고 말씀하시는데 마치 내가 여자고 감정적이고 나약해서, 혼나는 상황에서 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참 마음이 무척이나 상했다.
지금의 사회는 조금 변화된 것 같지만 내가 사회활동을 할 때만 해도 감정을 드러내면 일하는데 있어서 마이너스적 요소가 정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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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뒷표지

뒷표지만 살짝 읽어봐도 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공공기관에서 10여 년 간 직업상담사로 일하면서 상담과정 중 만난 이들이 공통적으로 감정에 지쳐 자신감이 결여되고 취업에 곤란함을 겪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자 심리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나뉘고
1장은 내 감정의 진짜 이름
2장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사적인 자세
3장 이제는 내 마음을 안아줘야 할 때
이다.


책의 1/3까지 읽었을 때 어느 책에선지는 몰라도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익히 알고는 있어도 중요하다고 생각지 못하고 간과한 부분들을 작가가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서 쓴 이유이리라.


오늘도 지극히 사적으로, 내가 공감하고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은 문구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지금 어떤 아이와 잘 지내고 있나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과거의 상처로 인한 틈을 메우기 위해 결핍의 원인 제공자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부모라면 부모에게서 위로받아야 한다. 성인이라 할지라도 그 보상은 그것을 주어야하는 사람에게서 되돌려 받아야 한다. 그 때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금에라도 사과 받거나 결핍을 채워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결핍의 원인 제공자에게 회복을 요구하지 못해 내면아이를 부둥켜안고 울거나, 다른 사람을 들볶는다. 혼자서 어린 나를 달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아이를 모른 척하고 싶겠지만, 내가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그 아이는 언제라도 문제를 일으킨다」 P77-78


엊그제 요즘 절찬리에 상영중인 공효진‚강하늘 주연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보는데 그런 장면이 나왔다.
동백이(공효진분)가 어린시절, 엄마로부터 버림당했던 그 당일, 엄마랑 삼겹살을 먹으며 "이거 먹고 소고기도 구울까?, 여기 사이다도 좀 주세요?" "자, 포크. 밥말고 고기먹어. 잘 먹어야 어디가서도 예쁨받아." 하며 포크를 건네는 모습. 그리고 헤어지기 직전 "엄마이름 누가 물어보면 꼭 모른다고 해."라고 하는 엄마의 대사.
동백이는 그 일이 있던 날의 엄마의 말, 행동, 주변 풍경을 모두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버렸던 엄마가 갑자기 어느 날 찾아와 자연스레 집과 가게에서 밥을 하고 일을 했는데 우연찮게 용식(강하늘분)이가 병원에 입원해서 병원에 있다 엄마랑 나가는 길에 어느 남자와 마주치게 되고 엄마의 낌새가 이상하단 걸 눈치챈다. 그리고 다시 병원을 찾아갔을 때 같은 남자를 마주치고 그가 그 병원의사이고 엄마가 신장이 안 좋은데, "우리 딸이 엄마가 아픈거 알면 당연히 신장하나 떼주죠?"라고 얘기했다는 것을 전해듣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엄마를 불러 삼겹살을 굽고 포크를 건네고 엄마가 어린시절 식당에서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다.


책을 보고 그 장면을 본터라, 정말 감정적으로 크게 받았던 상처에 대한 보상은 그것을 주어야하는 사람에게서 되돌려받아야 하는구나 싶었다.

 

동백이는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고스란히 엄마에게 전해주며 마음이 좀 가벼워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엄마로부터 당한 2차 배신으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자신이 싫었을지도 모르겠다. 동백이가 그렇게 아픈 상처를 엄마에게 고스란히 되돌려주기전에, 진심으로 한 번이라도 그 시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딸을 다시 찾아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면 그래도 그렇게까지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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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잡초처럼 불필요한 감정으로 여겨져 뽑아야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우울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부정적인 것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그러나 우울의 원인이 대체 감정으로써의 수단이든, 자신이 가진 약점으로 인한 것이든 우울은 중요한 감정이다. 나는 우울 자체가 생존 시스템의 내‚외연을 넓히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울은 지금 잠시 멈춰 서라는 신호이다. 감정을 덮지말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찬찬히 보라는 신호이다. 몸과 마음이 합심하여 강력한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그 신호를 따라야 한다. 몸의 신호를 무시해 병을 키우듯 우울이 거대해지면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우리의 내면은 절대 이유 없이 신호를 보내지 않으며, 그 신호를 무시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도래할 것이다.」 P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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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감정에는 규칙적 운동을 권장합니다


「사람들은 가끔 마음을 오직 정신력과 의지로 바꾸려 든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단단히 먹어도 기분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행복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외적인 요인에 좌우된다. 내면을 둘러싸고 있는 육체와 물질적인 것에 말이다. (중략) 마음만 들여다본다고 해서 정신건강이 좋아질 수는 없다. 일단 지금 자리를 박차고 나가 몸을 움직여보라. 몸이 좋아지면 생기를 되찾을 수 있고, 새로운 일에 대한 관심과 도전하려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우리의 감정이 멈추고 헤매는 이유는 우리 몸이 아프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온 신경이 아픈 몸을 돌보느라 미처 감정을 돌볼 여력이 없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P121


소화되지 않는 말은 뱉으세요


「누군가 어떤 말을 할 때 그 사람의 내면을 보려는 노력 대신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것에만 익숙해 있다. 들어주고 위로하는 것이 관계의 기본이라는 것을 아무리 배워도, 충고하고 지적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다.」 P133
위의 문장을 보고 나를 다시 돌아본다. '내 자식 자존감 세워줘야지, 먼저 아이의 기분과 감정을 살피고 이야기해야지.'라고 늘 다짐하지만 참 그게 어렵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두려움과 이크 에크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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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1

 


감정에 대한 평가는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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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


위의 문장은 기억해두고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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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7

 


"남을 상처 내어 슬픔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의 슬픔을 인식하고 위로하는 것은 참는다" 이 문장에 공감된다. 타인의 감정이든, 내 감정이든 모두 중요하다. 대수롭게여겨서는 안된다.
요 몇일 무엇때문인지 기분이 우울했다가 작은 일에 짜증났다가 혼자 있고 싶었다가 오락가락했는데 이 책 덕분에 마냥 그 감정들을 무시 하지 않고 떨어져 보려 했고 내 감정들을 아이들에게 쏟을까봐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평온이 다시금 찾아 온 것 같다.


앞으로는 나도, 내 감정도 사랑하고 잘 보듬어줘야겠다. 그래서 과거로 부터 받은 숱한 상처로 인한 묵은 내 감정들이 소중한 내 아이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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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오하이오 그림 / 애플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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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책들은 하나같이 다 예쁘다. 감성을 자극하는 곱디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이번에 만난 책,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이 책도 감성 에세이집답게 부드러운 분홍색표지에 한 여인이 양 팔을 벌리고 자유스럽게 서 있는 모습이 나를 사로잡는다.


, 육아, 살림 3박자를 고루 잘 해내기란 어렵지만 모두 내가 해내야하기 때문에 꾸역꾸역하다가 문득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나를 발견한다. '이쯤해도 괜찮아, 오늘은 좀 쉬어가도 괜찮아.'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늘은 달달하고 부드러운 '멜팅바닐라라떼'를 한 잔 시켜놓고, 책장을 열었다.


산책하며 흩어지는 생각을 글로 옮겨 적는 걸 좋아합니다. 걸으며 종종 딴생각을 해 자주 넘어지긴 하지만, 자연스레 착지법을 익히기도 해요. '익힌 착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다니, 얼마나 아름다운가'하며 감탄하는 사람입니다.-작가의 소개 중

 

 

안타깝게도 나는 오랫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잊고 살았다. 책도 나의 휴식을 위해 읽기보다는 정보를 얻기 위함이 많았고, 여유있게 읽기 보다는 몰아쳐서 읽기에 바빴다. 마치 활자에 굶주린 사람처럼......

윤정은이란 작가를 만나기 전에는 그다지 에세이에 관심이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의 베스트셀러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라는 책을 서점을 둘러보며 알았지만 선뜻 펼쳐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가 새로이 낸 이 책을 보며 난 책을 음미하며 읽는 여유를 다시금 찾은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닐 거야. 금방 지나갈 거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뭔가 부족해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날들이 모여 아무것이 된다.'라고 다시 적는다.

이 문장은 '아무것' 대신 '특별한 날'이라고 썼다 지웠다. 다시 '아름다운 날'이라 썼다 지우고

'보통날'이라고도 써본다.

굳이 자기 앞의 생을 '특별한' 혹은 '아름다운' 같은 형용사로

꾸미지 않아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저 그런 보통날이야마라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날임을

알았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프롤로그 중


작가의 프롤로그가 내 마음을 건드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저 그런 보통날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날이란 걸 새삼 느낀다. 마침 마시고 있는 부드러운 크림 가득한 라떼가 더 부드럽고 달콤하다. ', 행복하다.' 라는 느낌이 나를 감싼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우리는 모두 첫 어른이야

2장 달콤쌉싸름한 어른의 맛

3장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4장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5장 생각보다, 생각만큼 괜찮아

 


몇 주전 블로그관련해서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 거기서 만난 한 분이 그러셨다. 블로그는 자기 얼굴, 이미지라고..... 내 블로그(나대로 괜찮아, 이대로 괜찮아)가 좀 우울해 보이니 좀 밝게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아 그래요?"라고 대답하며 '정말 그런가??' 자문해보았다.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내 모습 그대로 충분히 괜찮으니 자신을 가져도 좋다, 내 색깔 그대로도 괜찮다'라는 의미로 그런 문구를 쓴 건데 반대의 느낌을 받으셨나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책이 나의 블로그 느낌과 조금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내 블로그에 내 감정과 생각들을 녹이고 내 색깔을 묻혀 내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는데, 책에서 받은 느낌도 '어른이라고 다 완벽해야 되는 건 아니야. 지금도 충분해. 너도 어른이 되는 건 처음이잖아,'라고 위로를 받는 느낌이라 그런것 같다.



 

세 명이 사는 집 거실 한가득 들어찬 쇼파와 커다란 아일랜드 식탁,

4인용 식탁을 답답하게 느낀 건, 욕심내지 않아도 오늘 내 삶이

꽤 괜찮다고 여기면서부터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아이가 건강하게 웃으며 자라고, 나무와 햇빛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고,

맛있는 커피 한 잔과 음악이

내게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 꽃밭을 알아볼 수 있는 여유는 내 안에서 나온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건 서글프기도 하지만 경험을 통해 아는 것이 늘어가니

근사하기도 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

집에 빛이 머무는 시간,

짐을 드러낸 공간을 서성이며 여백을 만끽한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P51

 


 

달콤쌉싸름한 어른의 맛


술이 덜 깼나, 아침부터 근사한 커피 향을 맡으며 몽상에 빠진다. 커피를 마시기도 전에 풍부한 향에 기분이 좋다. 처음부터 커피가 좋았던 건 아니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고 오전에 마시는 봉지커피에 서서히 길들여지며 커피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은 팍팍한 회사 생활 속 쉼이자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 아메리카노를 맛보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재떨이'였다. 대체 이렇게 쓴 물을 왜 돈 들여 마시는지 이해할 수 없던 스무 살의 내가, 커피 향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삼십 대 후반의 나를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잔을 입으로 가져오는 찰나의 순간에 이토록 설렐 나를 상상할 수 없겠지. 만약 누군가 내게 어른의 맛을 논하라면, 단연 커피라고 할 수 있겠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P58


 

위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난 어느새 26, 풋풋한 직장인의 모습을 하고 휘핑크림이 잔뜩 올려진 '카페모카'를 마시고 있고, 반대편엔 31살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의 직장인 오빠가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모습을 하고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늘 아메리카노만 마시며 굵직한 목소리로 "너는 요즘 어떤 고민이 있어? 앞으로 하고 싶은 건 뭐야?"라고 묻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때 나는 처음 알았다. 남자 나이 31살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지만 안정된 미래를 엄청 고민하던 때란걸.

난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와 지적인 분위기를 좋아했지만 그가 보기엔 입안의 달달함, 아무 생각없이 현실 만족하는 내가 부족해 보였을터.

사실 그 때 나는 아직 내 안의 잠재력을 끄집어 올리지 못하고 겉으로 밝은 척, 걱정 없는 척 웃고 있었을 뿐인데......

30대의 끝자락에 있는 나는 비로소 '아메리카노'의 쓰지만 깔끔한 맛을 알아버렸다. 이젠 지적인 척, 도도한 척 하는 그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을 만큼 내 내면도 단단해졌다. 뭔가 있어보이는 아메리카노. 이젠 나의 선택으로 어느 날은 '아메리카노'를 어느 날은 '바닐라라떼 혹은 카라멜마키아또'를 마신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이 되어 좋은 점은, 좋아하는 것을 두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소모가 줄었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나씩 해내가면서 스스로가 기특해진다. 이만치 살았음에도 아직도 모르는게 많고, 배울 게 많다는 사실이 생을 흥미롭게 만든다. 전에는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타인을 따라 배우고 시도했다면, 지금은 차근차근 좋아하는 것을 찾아갈 줄 아는 혜안이 생겼다.」 -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63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며 살아가는 무게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좋아하려 애쓰는 것보다 무겁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그 무게를 기꺼이 견디는 것일 뿐. 견디다 보면 어느 순간 짊어진 무게도 느껴지지 않아 퇴근이 따로 없는 쓰는 삶을 기꺼이 살아내고 있음을 축복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어느 날 축복이 버거워 벗어나려 몸부림치며 원망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렇지만 역시 안다. 벗어나려 몸부림쳐도 결국 돌아와 쓰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쓰는 삶이 나를 숨 쉬게 한다는 것을.」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69

 

책을 읽다가 저자의 이름을 검색창에 넣고 검색해본다. 수많은 저서들이 검색되었다. 이토록 책을 많이 펴낸 작가분도 자신의 글쓰기를 버거워하실 때도 있구나 싶어 인간미가 느껴진다.


 

 


어른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어른이 되면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우며 엉망으로 살고 싶었는데 막상 그렇게 살면 어찌 되는지 뻔히 보이니 더욱더 열심히 살게 된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어른들의 어깨는 늘 축쳐져 있었다. 뱅뱅 도는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잿빛을 견디며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그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71


어린 시절 난 어른의 삶을 그리 동경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엄마의 어려움과 불안감이 나에게도 전해질 때면 빨리 어른이 되어 엄마의 그들을 벗어나고 싶었다. '왜 우리 가족은 평범한 것 같은데 전혀 평범하지 않지? 아빠의 월급만으로도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늘 허덕이는 것 같지? 왜 엄마는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불안해보이지?'라는 생각들을 하며 어른은 참 힘들구나 뭔가 책임질 일이 없는 지금의 내가 편한 거구나 일찌감치 알았던 것 같다.
그럼 40대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의 나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지금도 아직 어른아이인 것 같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조금은 어른사람에 가까워졌다고 느꼈지만 모든 상황들을 여유있게 받아들이고 내면의 역량으로 해석하고 해결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나를 아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나를 알고 다독여줄 수 있는 지금의 나도 좋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요즘 마음은 어떠세요-
요즘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도, 거울 속의 나를 만날 때도 종종 물어보아야겠다.
있는 그대로 괜찮은 나, 우울이라는 감정이 내 삶에 들어와 한 조각을 이루더라도 괜찮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112-113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 이쯤이어도 괜찮다 그냥 끄덕여본다. 앞서 말했듯이 누군가에겐 내 블로그명이 어두워보이고 우울해보여도 지금의 모습이라 잠시 그냥 두고 싶다. 얼마간 지나고 내 감정이 바뀌면 그 때 다시 바꿔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철들지 않는 어른이로 살고 싶다

「매일 달라지는 하늘의 색, 바람의 숨결,
나무의 말을 듣는 어른이 되고 싶다.
매일 먹는 밥맛에도 감동하는 어른이고 싶다.
감동하고 화내고 슬퍼하며
반응할 줄 아는 어른이고 싶다.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어른이고 싶다.
땅에 발이 조금 덜 닿은 것 같아 보여도 괜찮다.
타인이 정한 기준대로 길을 가는 어른이가 아니라
아무도 정하지 않은 길을
자박자박 밟으며 만들어가는 어른이고 싶다
그저 적당히 철들지 않는 어른이로 살고 싶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124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른, 아이 둘을 두고 있는 엄마로서의 나에게도 필요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나의 오늘

「완벽해 보일지라도 누구에게나 하나쯤 빈틈은 있다. 나는 글쓰는 재주 말고 다른 일엔 영 젬병이라 곁에서 사랑해주는 이들 덕분에 살아간다. 그들의 보살핌과 넓은 아량으로 부족하고 모난 부분이 채워진다. '근사해 보이는' 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들도 나와 비슷하다. 어느 한 부분 말고는 허점이 있고, 방황하고 고민하는 보통 사람일 뿐.」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132

 

누구나 저마다의 방에 저마다의 크기의 아픔과 고통을 가지고 있겠지. 나만 이토록 삶이 변화가 없는 것 같고, 매일이 똑같은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눈이 부시게

「정말 아름다운 것들은 무너지고 실패했다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삶이 아프게 부서졌다 생각했던 어느 날, 날것으로 펄떡거리는 삶의 민낯을 보았다. 초라할 것 같아 정면으로 마주하기 껄끄럽던 민낯은 더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눈이 부시게. 어쨌거나 이 고단한 생의 순간들 앞에서 나는 살아 있다. 살아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힘차게 단단한 두 발로 내딛을 것이다. 두려움은 정면으로 마주보는 순간 서서히 옅어진다. 대단하지 않은 사람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오늘을 사랑하지 못하는 초라한 나의 마음가짐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 아닐까. 상처투성이라 생각했던 지나온 시간들을 마음으로 안아본다.」 -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157





한심한 감정들을 모아 버렸다

「일부러 (쓰레기)봉투를 빨리 채워 버리려고 닦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사소한 욕심 때문에 채우며 배를 불리려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조금 비어 있는 대로 두거나,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억지로 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쓰레기봉투를 묶으며 남는 공간에 한심하고 아집투성이인 생각도 같이 집어넣는다. 봉투가 터지려고 한다. 정말 버려야 할 건 이거였구나. 」 -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모르지만」 P169


나도 한심한 나의 감정들을 비어있는 쓰레기 봉투속에 모조리 담아 버리고 싶다. 쓰레기통 비우듯 감정버리기가 쉬운 일이라면 지금껏 숱한 날들의 베개를 적시지 않았으리라. 요즘 나의 감정을 너그러이 담아주는 블로그가 새삼 고맙다. 여기에라도 담아두니 차고 넘치기 직전까진 가지 않아 다행이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커피 한 잔과 느긋하게 예쁜 책 한권을 음미하며 보니 다시금 일상안으로 저벅저벅 들어갈 힘이 생긴다.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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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나라에서 온 소년 라임 어린이 문학 28
토마시 콘친스키 외 지음, 다니엘 슈파체크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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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이란 책소개를 보고 어린이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궁금하고 읽고 싶어졌다. 시간이라는 단어가 여러 가지를 떠올리게 했다. 타임머신, 과거, 미래, 시간조작, 시간멈춤, 하루48시간, 등 등.....

잠시 나에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큰 아이가 첫 돌이 되었을 때(육아 및 그 외 일상이 힘들어지기 전이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고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의 책장을 펼쳤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건져 올리다!

시간나라 요정이 펼치는 뒤죽박죽 엉망진창 좌충우돌 대모험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뒷표지에서

 

 

나의 삶에 아이들과의 시간을 빼면 '웃음기가 빠진 무미건조'한 시간이므로 온갖 상상이 펼쳐지는 이 책이 한껏 기대에 부풀게 했다.

등장인물부터가 범상치 않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시간나라의 요정으로 아빠를 따라 도서관에가서 책과 신문, 잡지에 오자를 만들거나 그것들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타이포'이다. 그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들과 부모님, 학교선생님등이 나온다.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재미있어서 집중해서 보다가 문득 '? 이 책에 뭐가 이리 묻었지? 혹시 내가 이 책 구경하면서 뭘 마셨나?'싶었다.

워낙 내가 보고 싶은것만 보는 습성이 있어서 책의 얼룩이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았던 것. 정말 실제로 책을 보면 얼룩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처럼 생각하기 쉽상이다.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등장인물 소개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12-13

 

 

지금까지 많은 서평을 써왔지만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데 조심스러운 것은 처음이다. 내가 재밌게 단숨이 읽은 만큼, 이 책을 직접보고 그 재미를 많은 사람들이(이 책은 어린이책이지만 어른사람이 봐도 재밌다) 느꼈으면 하는 마음때문인 듯 싶다.

그럼, 최대한 줄거리는 많이 생략하려 노력하고 이 책의 재미요소만 몇 가지 사진으로 남기겠다.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19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반짝 반짝한 새 것들을 아주 보기 좋게 헌 것으로 만드는 일을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하고 있다. 특히, 책을 그렇게 만든다.

아빠와 아빠의 동료들은 촌스럽게 반들거리는 새 책을 멋들어지게 헌 책으로 만드는 기술을 무진장 많이 알고 있거든. 이를 테면 책장 찢기, 모서리 접기, 얼룩 묻히기 등등. (중략) 칠장이들은 새 책의 새하얀 종이를 사랑스러우리만큼 누르스름하게 만들기 위해서 밤낮없이 일한단다. 그리고 모서리 뒤집기, 구멍 뚫기, 종이 찢기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이 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지.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 P20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25

 

 

엄마를 무척 사랑하지만 어떨 땐 짜증이 훅 치밀 떄도 있어. 어디를 더럽혀야 하는지, 어떻게 지저분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느 부분을 찢고 구겨야 하는지, 잔소리를 끝도 없이 늘어놓거든. 옷에 아이스크림 얼룩 하나 묻히지 않고 집으로 들어오는 날이면......후유, 말도 마! 언제든 방 안을 빈틈없이 어질러 놓아야 하는데, 깜빡하고서 장난감을 서랍 속에 넣기라도 하는 날에는! 흑흑, 상상도 하기 싫어. 그러니 우리 엄마 앞에서는 결코 깔끔한 척하면 안 돼.-시간나라에서 온 소년 p24-25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29

 

 

타이포의 가장 절친인 '스킴'은 위의 책 사진을 보다시피 코코아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어딜가든 코코아 얼룩을 남기는 아이다. , 얼룩....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사진엔 흐리게 나왔는데 책 한 쪽에는 작게 무엇에 대한 부연설명이 되어있다. 물론 이 책의 이미지 답게, 말도 안되는 상상력이 듬뿍 가미되어, 세상의 모든 것을 더럽고 지저분하게 헌것으로 만드는데 관련된 것들을 담고 있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는 분들을 위해 꾹 참아본다.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47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64-65

 

 

이 책 이야기의 전개부분이 될 장면이다. 타이포네 반 전체가 인간 세상에 있는 빵집으로 현장 학습을 간 날이 타이포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빵집에 가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시간의 톱니바퀴를 반드시 찾아내서

세상이 낡아 가는 걸 멈추고 말겠어!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책의 뒷표지에서

   

 

세상을 낡고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시간나라의 요정, 타이포. 하루빨리 전문 요원이 되어 인간 세상에 나가 일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인간 세상을 구경하러 갔다가 인간들이 낡고 더럽고 망가진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단정하고 반짝이는 새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는다! 결국 타이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낡게 만드는 시간의 톱니바퀴를 찾아내서 없애 버리기로 마음먹는데......

 

  

시간나라에서 온 소년P138-139

 

 

책의 후반부 책이 검은색 종이에 하얀 색으로 글자와 그림이 입혀있다. 25페이지정도가 그렇다. 책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오랜만에 기발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보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아들이 6살이라 긴 글은 읽어주기 힘들지만

함께 그림위주로 보며 내용을 이야기해줘도 재미있어 할 것 같다.

2018 IBBY 어너리스트 선정

2017 화이트 레이븐 상 수상

2017 체코 마그네시아 문학상 수상

등의 수상경력이 화려한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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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실전 멘토
양은우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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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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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책 출판 시대,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요즘 글쓰기 또는 책쓰기에 대한 책이 참 많이 출간된다. 그 중에는 정말 알토란 같이 꽉찬 정보들이 가득한 책이 있고, 어느 책은 대충 알만한 이야기들로 가득찼음에도 제목이나 소제목들만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현혹시키는 책도 있다. 책쓰기에 관한 책은 정보를 얻기 위함이 목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정말 활용 가능한 내용들이 소개된 책만을 골라 읽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 양은우작가님의 책쓰기 실전 멘토라는 책은 활용 가능한 정보가 많다. 실제 저자가 책을 쓰고, 내면서 겪었던 일들, 이를 통해 보완해야할 점들도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으며 7권의 책을 내면서 활용했던 부분들을 서슴없이 공개한다.

책쓰기에 대해 관심이 많아 관련책들을 좀 보았으나, 아직은 이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나에게 이 책의 많은 부분들은 책쓰기의 체계를 잡고 뼈대를 세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으나 모두 나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오늘은 특히 내가 기억하고 싶은 일정부분 정리해 보았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7권의 책을 낸 저자가 되기까지

좌충우돌 몸소 배운 출판의 A to Z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난 체계적으로 책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지만 온몸으로 실전에서 부딫치며 나만의 스킬과 노하우를 익혀가고 있다. (중략) 수많은 출판사와 교류를 하였고, 책쓰기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경험했다. 예상치 못한 성공에 환호한 적도 있지만 눈뜨고 볼 수 없는 실패에 참담한 좌절감을 느낀 적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책쓰기에 대한 나만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오늘도 자신만의 책을 쓰고 싶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보이자 않는 힘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책쓰기 실전 멘토저자 서문중

 

 

  

 

 

 

 

이 책이 책쓰기에 관한 책이고 저자도 목차만들기에 대한 내용에 대해 지면을 많이 할애하여 열성적으로 설명한다.

 

 

그의 설명을 보고 다시 목차를 살펴봤다.

추후 정말 책쓰기에 대해 알짜배기 정보가 필요할때 목차를 활용해서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

 

3부로 되어있고

1부는 책쓰기에 들어가기 앞서

2부는 본격적인 책쓰기

3부는 책쓰기가 끝난 후에

이렇게 나뉜다.

특히 이 책에선 출판사 투고에 대한 정보도 서슴지않고 제공한다.

 

 

 

 

책쓰기 실전 멘토 238-239

 

 

위와 같이 출판사에 투고하기위한 기획서도 공개한다.

 

 

 

📝첫 번째 관문 출판사

 

만약 그 선생님이 대상 독자층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그의 글은 영원히 빛을 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유감스럽게도 책을 쓰고 싶은 저자들의 상당수가 그 선생님처럼 대상 독자층을 잘못 선정하거나 특정하지 못한다. 특정한다고 해도 그 숫자를 헤아릴 생각은 하지 않았는다. 그저 책을 써놓고 보면 누구나 다 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나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은 뒤집어놓고 보면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읽을 것이라 생각하는 건 저자만의 착각이고 희망사항일 뿐이다. P59

내가 가장 최근에 쓴 나는 회사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의 직장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했다. 독서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취약한 셈이다. 책을 거의 안 읽는 사람들이다. 책 살 돈으로 술 마시는 사람들이라 책을 내면 안 팔릴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에서는 책을 내기로 했다. 대상을 바꾼 것이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자나 인사담당자를 독자로 한 것이다. P60

 

 

📝"한마디로 뭐라고?", 콘셉트 정하기

 

먼저 나의 독자들은 누구인가?

둘째,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셋째,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넷째,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한마다리 압축하면 무엇이라 할 수 있는가?

P99

 

 

📝나열식 책의 목차 만들기

 

늘 글 꼭지를 그룹핑할 때 포스트잇을 사용하면 편리하다. 포스트잇에 꼭지 제목을 적고 그것들을 이리저리 옮겨 붙여 가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그룹핑의 성격을 나타내는 상위 제목을 장의 제목으로 정하면 된다. 혹은 반대로 먼저 몇 개의 장을 만들어 제목을 정한 후 그 아래 어울릴만한 내용을 끼워 넣으면 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글 꼭지를 먼저 리스트한 후 역으로 묶어 나가는 것이다. P113

 

 

📝300쪽 분량을 어떻게 채우지?

 

맛을 내가 위해서는 주재료와 부재료가 적당하게 잘 어울려야 하는데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주재료에 해당한다. 그리고 저자의 핵심 메시지를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설득력을 높여주는 부재료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이론적인 지식이나 다른 사람들의 사례, 저자의 경험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이 적절한 비율로 버무려지면 맛있는 책이 될 수 있다. P149

 

  

 

글의 형식P155

 

 

  

 

 

300쪽 원고 중 각 비율 P156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WATCHING,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져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가져라, 사소한 것을 유심히 보아라, 실수나 실패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 오감을 충분히 활용하라, 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놓치지 말아라,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호기심을 키워라(관찰의 기술에서 관찰의 힘을 기르기 위해) 8가지 동인에 대한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8가지 동인을 그냥 있는 그대로 나열하면 책을 덮고도 생각나는 것이 없겠지만 왓칭이란 단어 하나만 떠올리면 알파벳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바를 상기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P164-165

 

 

 

차별화된 전달 방법 찾기

책을 쓰면서 저자가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자신의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이다. 저자는 독자가 한 번이라도 더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자신이 글을 쓰려고 하는 주제에 대해 저자만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흔들리지 않을 확고한 자신만의 철학이 자리 잡았을 때 비로소 그것을 글로 풀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자신만의 차별화된 개념, 자신만의 차별화된 용어가 만들어질 수 있다. P170

 

 

 

📝수정,수정,수정 인고의 시간들

 

책을 쓰기 시작하면 무슨일이 있어도 초고를 완성해야 하는 이유는 이야기의 흐름 때문이다. 책을 쓰다가 피치 못할 일 때문에 중간에 끊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 시간이 몇 개월이 되어버리면 다시 돌아와 책을 쓰려고 했을 때 '이건 도대체 왜 써놓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갈 수 없다. 반면, 초고가 완성되고 나면 그 원고가 아까워서라도 멈출 수 없게 된다. 만일 일 년 내내 바쁘다고 하면 하루에 1시간씩 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책을 써라. P173

출판사에 투고하기 전에 주위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는 것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먼저 원고 내용 중 오류가 있다면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중략) 주의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는 것의 두 번째 이점은 독자들의 반응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반응을 보면 책이 출판되었을 때 독자들로 부터 얻을 수 있는 반응도 예상할 수 있다. 만일 기대했던 것보다 평가가 좋지 않으면 그 평가 내용을 반영하여 원고를 수정하는 것이 좋다. P178

 

 

 

📝내가 쓰는 글은 몇 쪽이나 나올까?

 

실제적으로 얼마의 양이나 될까 가늠해보고 싶지 않은가? 여기 나만 쓰는 방법이 하나 있따. 워드나 한글의 여백을 보통 책의 한 쪽이 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책 한쪽에는 22줄 내외의 문장이 들어가고, 한 줄에는 26개 내외의 글자가 들어간다. 책의 크기나 형식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신국판 크기의 책자를 기준으로 할 때 이 정도가 표준이다. 글을 쓰기 전에 미리 이 여백을 세팅해놓고 글을 쓰면 몇 쪽 정도나 글을 썼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P183

 

 

 

📝쉽게 써라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은 쉬운 글이다. 내가 관찰의 기술을 출간할 떄 담당 편집자가 내게 해준 말은 '3' 수준에 맞추어 쓰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중학교 3학년수준의 지식을 전달하라는 말이 아니다. IT기기가 많이 없던 시절에는 모든 사고를 머리로 했다. 지금은 그 역할을 검색엔진이 한다. 그래서 "검색이 사색을 대체했다"는 말도 들린다. 사고하지 않는 만큼 사람들의 사고 수준도 낮아졌다. 따라서 책을 쓸 때도 그런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P208

앞서 말했지만 이 책 한권을 모두 정리하려면 양이 어마어마 할 것 같다.

책장에 고이 모셔놓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해야겠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쓰기가 꿈인 초보작가들이나 책을 한 두권 내봤어도 책쓰기에 대한 체계가 잡히지 않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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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지구 푸른숲 어린이 백과 1
엠마뉴엘 케시르-르프티 지음, 베네데타 죠프레 외 그림, 김현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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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째 까불이 아들이 6살이다. 아빠와 놀때 우주와 지구에 대해 동영상을 더러 찾아보더니 6살되니 부쩍 그것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요즘 책읽는 것을 즐겨하는 엄마덕에(?) 아들도 이따금 자신도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한다.

한창 말이 늘은 귀여운 딸도 자기는 더 많이 읽어달라고 한다.

우선 아들의 요구대로 지구에 관한 책을 먼저 집어 들었다.

책의 제목은

 

꿈틀꿈틀 지구

 

제목이 귀엽다.

책 표지를 먼저 살펴보면,

 

  

 

 

꿈틀꿈틀 지구겉표지

 

 

 

지구를 둘러싸고 화산폭발, 빙하가 녹는 북극, 바다, , 기후 등을 뜻하는 깜찍한 그림과 다양한 사람들이 그려있다.

한창 한글 아는 재미에 빠진 아들이 '지구'는 바로 알아보고 큰 소리로 외친다.

엄마인 나는 뒷표지도 궁금하다.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 지구!

지구 표면을 푸른빛으로 물들인 생명의 근원, . 무더운 열대 우림에서 얼어붙은 극지방까지 변화무쌍한 기후. 물과 바람, 화산과 지진이 신비하고 오묘하게 빚어내는 지형. 사람과 동물, 식물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받쳐 주는 천연자원. 이 모든 걸 품고 있는 아름다운 '지구'로 탐험을 떠나요!

 

, 뒷표지에 이 책에 대한 내용이 아주 간결하게 잘 요약이 되어있다.

"엄마~~ 빨리~ 읽어~~."

채근하는 아들의 성화에 못이겨

책장을 넘기는데

 

  

 

 

 

꿈틀꿈틀 지구P6-7

 

 

  

위와 같이 마치 우주의 한 공간을 가지고 온 듯한 배경에 푸른 빛 지구가 있고 짤막한 이야기와

 

 

(null)

 

"지구가 둥글다는 거, 넌 언제 알았어?"

"유치원 때, 근데 생명체가 있는 행성은 지구뿐일까?"

"우주에 행성이 이렇게 많아?"

"태양이 지구를 밝히는 전등이라고?"

"별인 줄 알았더니, 인공위성이잖아!“

(null)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들이 대화체 형식으로 적혀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물론 과학의 특성상 대기권, 지평선, 천체, 항성 등의 아이에게 생소한 단어들도 있지만

설명이 지루하지 않고 간결하게 되어 있다.

 

  

 

 

꿈틀꿈틀 지구P8-9

 

  

다음장의 제목은 "우주에서도 보여! 태양과 대륙" 이다.

남극과 북극에 대해 설명하고 지구의 기후가 대륙마다 다름을 설명하고 있다.

아들도 대충 아는 남극과 북극에 대해 알은척을 한다.

이어서,

"울룩불룩 산맥과 산봉우리"_산봉우리 계곡에 대한 이야기

"오밀조밀 자연이 빚어낸 걸작"_자연현상의 하나인 '침식작용'이야기가 나오고

 

  

 

 

꿈틀꿈틀 지구P14-15

 

 

 

아들이 관심있어 하는 "화산폭발"이다.

쓰여진 글밥을 읽어주니 "~~"하는 추임새도 넣으며 흥미있게 본다.

지금 이 공간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화산 폭발로 인해 만들어진 곳이 여러 곳 소개 됐는데 참 멋지다.

'아일랜드 거인의 둑길, 프랑스 생미셀데귀 성당, 아일랜드 칼데라호, 터키의 카파도키아' 등의 사진이 실려 있는데

실제로 보면 자연의 신비에 입이 절로 벌어질 듯 하다.

 

  

 

 

꿈틀꿈틀 지구P18-19

 

 

 

흔들흔들 쩍쩍,

지진 발생!

제목만 듣고 바로 어린이집에서 지진이 났을때는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하고....하며 읊는 아들.

물에 관한 이야기도 10페이지를 할애하여 설명한다.

 

  

 

 

꿈틀꿈틀 지구P30-31

 

 

 

"바닷물이 햇빛을 받아 뜨거워지면 수증기가 되어 공중으로 올라가요.

높은 하늘에 다다른 수증기는 낮아진 기온 탓에 다시 물방울로 변하지요.

구름이 되는 거예요! 그러다 무거워지면 비나 눈이 되어 떨어진답니다."

아들은 본인이 모르던 새로운 정보(참신한 정보여야 한다. 지극히, 아들입장에서)가 들어오면

눈이 동그래져 호기심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꿈틀꿈틀 지구P34-35

 

 

 

내가 좋아하는 '초록'이다.

아이들 책은 선명도가 높아서 좋다.

"식물은 왜 녹색일까?"

"사슴은 채식을 하겠지?"

"사는 데가 다르니까 생김새도 다른가 봐."

이 책의 좋은 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호기심어린 질문이 있다는 거다.

 

  

 

 

꿈틀꿈틀 지구P40-41

 

 

 

지구로 부터 얻는 고마운 자원도 소개되어 있고,

 

 

꿈틀꿈틀 지구P44-45

 

 

 

 

마지막 지면에는

다양한 인종들의 사람들의 모습이 실려 있다.

책의 구성도 좋고,

쓰인 사진도 좋고,

내용도 알찬

이 책 조카랑도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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