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신은영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아무 생각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매체를 찾을 때가 더러 있다. 개그프로그램을 즐겨보진 않지만 가볍게 예능프로를 보며 히죽히죽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을 때. 아니면 책을 선택하더라도 무겁고 딱딱한 책 말고 문장을 읽다가 '풉!'하고 웃을 수 있는 정도의 책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 내가 그랬다. 매일 반복되는 삶 같지만 왜이리 여유가 없는지..... 지난 목요일부터 금, 토, 일 무려 4일간의 황금휴가였지만 더 피곤하고 더 지치고 뭔가를 해야겠는데 자꾸 몸은 좀 쉬라고,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깐이라도 쉬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런 가운데 펼친 책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란 제목의 책.
위에서 말한대로 편안하게 넓직한 쿠션에 기대읽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었다.

이 책을 쓴 저자분은 몇 달 전 '기억을 파는 향기 가게'로 만난 신은영작가님이시다. 내 대학 절친과 동명이인이라 만남이 더욱 특별했던.... 블로그이웃이기도 해서 새로운 소식이 있을때마다 보곤 했는데 이 분 내가 알던 때만해도 3번째 작품을 내신거였는데 1년도 채 안지난 사이 작품을 줄줄이 내시고 지금은 8권의 책을 내신 분이 되었다. 
일년에 한 권 내기도 어려운데 그 분은 어떻게 5권의 책을 줄줄이 내실 수 있었을까.



공감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이 분. 마음속 묵혀둔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햇볕을 쬐어주는 일. 표현이 참 시적이다. 이 분 내면에는 묵혀둔 이야기가 엄청 많은가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생을 참 지루하게 사는구나.'

한때는 호기심 대장처럼 궁금하게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나치게 평범한 일상 속에 갇혀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끄적끄적 과거 경험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어느 것은 너무 선명해서 마치 어제 일처럼 세세하게

생각났고, 어느 것은 띄엄 띄엄 기억이 조각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억을 길어 올리는 일은 내 삶에서 

지루함을 멀리 던져버렸다.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는 위의 연유로 과거의 경험들을 상기시켜 글로 적어내기 시작했다. 



위의 문장들이 나의 '그 옛날, 열정으로 충만했던 때. 반짝였던 때' 떠올려 보게 한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으면 낙심하고 우울할지만 알았는데 저자의 말대고 과거의 재밌는 추억을 떠올리며 열정을 되살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책의 목차는 간단하다.


이야기들이 길지않고 짧아서 다른 일을 하다가 중간 중간 머리식힐 때 읽어도 좋을 듯 하다.



★ 녀석과의 악연 ★


하루는 하숙집으로 들어서는데 주방 앞에 까만 실루엣이 보였다.

'하숙집에 토끼를 키웠었나?' 

그렇게 무심히 생각하며 통통한 토끼에게 다가갔다.

"으악!"

기다란 귀 대신 기다란 꼬리를 확인한 순간, 나는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살면서 그렇게 큰 녀석은 처음이었다.

(중략)

어느 날, 외출했다가 저녁쯤에 하숙집으로 들어섰다. 구조상 부엌이 입구라서 매번 초긴장 상태를 경험해야 했다. 그날도 나는 부엌에 들어서기 전, 단단히 심호흡을 했다.

'하나, 둘, 셋!'

후다닥, 발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다.

'물컹!'

(중략)

메이드들이 나와 녀석을 번갈아 보더니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 것이 아닌가!

(중략)

"너 발로 쥐를 밟았다며?"


++ 첫 이야기부터 강렬했다. 나도 쥐와의 추억(?)이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중학교때 교실에 어른 주먹만한 쥐가 나타났는데 다들 겁에 질려했을때 미소년처럼 생긴 씩씩한 친구가 쓰레받이와 빗자루를 들고 겁없이 달려들었다. 어찌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쥐의 모습이 너무도 강렬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 아이가 사라졌다★


"내 공룡 어디 갔어?"

장난감 주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소리쳤다. 일제히 아이들이 몰려와 벤치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좀 전까지 우리 아이가 앉아 있었는데..."

까무잡잡한 아이의 엄마가 그럴리 없다는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 애가 범인이야!"

아이들이 작은 머리통을 모아 수사망을 좁혀갔다.

(중략)

메이드가 사라졌다!

메마른 얼굴이 신호였던 모양이었다. 도망치겠다는 신호! 현실의 지긋지긋함으로부터 당당히 탈출하겠다는 신호!

주인아주머니의 난감한 얼굴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꼈다. 갑과 을의 대결에서 을이 보기 좋게 이긴 현장을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중략)

"엄마! 내 옷이랑 신발이 몽땅 사라졌어!"

주인 딸이 소리쳤다. 


++ 놀이터에서 또래들과 있다가 공룡장난감을 훔친 아이를 보며, 필리핀 유학시절, 하숙집의 똑똑한 메이드를 연상시킨 저자의 글에 몰입되었다.



위의 문장으로 맺는 이야기.(p51)

저자의 이야기는 마치 옆집언니로부터 듣는 것 같이 이야기가 귀에 척척 달라붙는 느낌이다. 배경과 상황, 인물에 대한 묘사가 참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을 엿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특히, 한 이야기에도 두 가지 에피소드를 섞어 장면을 오가며 묘사하는 이야기방식도 독특했고 흥미로웠다.
재밌고 특별한 에피소드들이 있어도 이렇게 맛깔나게 옮기긴 쉽지 않을텐데, 동화작가로서의 이력이 있는 그녀라 가능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그가 왔다 ★

"김영삼은 김현철 데리고 물러나라!"
커다란 구호가 또 시작되었다. 나는 앵무새가 되어, 얼굴도 모르는 김현철씨에게 물러나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장례 3일째 날, 그 날은 바람도 거세지 않았다. 마지막 날이라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만 드물게 있었고, 우리는 '노동'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끝나간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다. 
(중략)
우리는 자동인형처럼 고개 숙여 인사했다. 무리 중 대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앞장섰다. 그에게는 진한 스킨 냄새가 났다. 공손히 절을 한 다음, 늘어선 우리에게 그가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누구인지를 살폈다. 
(중략)
그는 김현철씨였다! 깜짝 놀라 내 눈이 큼지막해졌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천천히 천막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에 우리의 시선이 박혀버렸다.
'김현철씨가 우리 엄마를 어떻게 알지?'

++ 어머니 장례식에, 한 때 물러나라고 했던 (전)김영삼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가 오신 일. 알고보니 정계진출을 위한 홍보활동을 위해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에 온 것이고, 당시 저자의 아버지가 거제 작은마을의 이장으로 계셔서 인사차 오셨던 것. 정말 그 순간 놀랐을 작가님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삶에서 때론 우연처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것도 사는 묘미가 아닐까.

책 내용 모두 재밌었지만 그 중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더 꼽는다면, "신문도둑을 찾아라"와 "진상고객들","외모에관하여", "문양", "불과 몇 분 전, 불과 몇 시간 전","큰 엄마의 비밀","어느 속물의 고백"이다. 
특히 "문양"은 부인을 먼저 여의고 재혼한 아버지의 새부인 '일명 마귀할멈'이 자신의 결혼식에 기어코 참여한 이야기를 쓴 글인데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아버지와의 애증관계를 위트있게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였다. 

이 책을 보고 문득 다시 일기를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루 하루 흘러가는 일상중에 기억하고 싶은 에피소드를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남겨놓고, 일상이 무료하고 지쳐갈때쯤 다시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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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우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월구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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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묶은 책(기억나는 것 중 하나, 딸에게 주는 레시피/아직 읽어보진 못했다)도 여럿 있고 딸이 엄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묶은 책도 있다.(얼마전에 내게 온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가 그렇다. 곧 서평도 올리려한다)

그런데 아빠가 딸을 위한 책을 썼다해서 어떤 책일까 궁금증이 생긴 책이 있다.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가 바로 그 책이다.

단순한 육아서가 아니라 혹시 뭔가 아이를 잘 키우는 비밀이 더 담겨있을 것 같아 더 보고 싶었다.

저자의 소개를 보니, 작가 우쥔님은 저명한 자연언어 처리 및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본 대학교 공과대학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지식과 전문가적 권위를 갖고 계신 분의 자녀교육 방침은 어떤지, 그런 능력자를 아빠로 둔 딸은 어떤 딸인지 궁금했다.

저자는 젊은 시절 훌륭한 인물들이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를 읽으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편지를 주고 받는 방식과 그 속에 담긴 이치가 가치있다고 생각해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이메일로 소통하며 본인의 다양한 경험들과 관점을 알려주려 했단다. 그리고 실제로 그 편지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묶은 책이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이다.

사실 이 책에 눈길이 더 간 건 '조정래 소설가'의 추천사 때문이다.

 

"꼰대의 잔소리가 아닌 아버지의 뜨겁고 진실한 부성애로 두 딸들에게 삶의 구체적 현실과 체험을 조근조근 들려준다."는 표현을 보며, 성공한 아버지의 체험담이라 딸들이 귀담아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중에 책의 내용이 궁금할 때 목차의 세부 제목만 봐도 중요 키워드를 알 수 있게 정리가 되어 있어 목차 사진도 남긴다.

 

 

 

 

 

그리고 각 장의 제목아래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들을 담아보려 한다.

1장. 인생을 대하는 태도

어떻게 살지 막막한 너에게

✅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예-컴퓨터 게임)

1. 유혹을 이겨내는 근본적인 방법 : 장기적이고 큰 목표를 세우는 것. 이 때 목표는 의미가 있어야 하고 기꺼이 노력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

2.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보상이 있는 일을 하는 것.

성공은 성공의 어머니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1. 문제로 부터 도망침

2. 정면으로 도전할 수 있는지 시험

「아빠가 네게 피아노를 계속 하도록 권하는 것은 피아노실력을 더 높이기위함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네 자신에게 도전하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에서야.(중략) 한 번 성공해 봐야만 두 번째, 세 번째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법이란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떤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든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어떤 아이는 뒷걸음 치거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사실 이런 일들은 매일 일어나고 있어. 어떤 태도로 문제를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고, 달라진 결과가 쌓여 차이를 만드는 거란다.」p42

「네가 계속 피아노를 하길 바라는 중요한 이유는 너의 즐거움을 위해서란다.(중략) 우리가 악기를 배우는 목적은 온전히 자신의 즐거움과 음악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서야.」p43

최선의 적은 최고다

「비록 우리의 최종 목표는 완벽에 가까워지는 것이지만 세상에는 '원래' 완벽한 것이란 없다. 이것을 명심한다면 앞으로 살면서 완벽해지기를 기다리느라 아무 것도 완성하지 못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게 될거야.」p49

2장. 세상을 대하는 태도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너에게

높은 경지를 추구하라

「젊은 친구들에게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물어보면 대부분 무엇을 전공하고 어떤 기술을 해야 많은 돈을 벌고 하루빨리 성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더구나. 심지어 많은 젊은이들이 서른 살 이전에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어 하는데, 그들의 꿈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야.(중략) 근시안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인생의 경지가 낮아 더 크게 발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단다. (중략)

너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눈앞의 유혹에 수없이 흔들리게 될 거야. 그 유혹은 너무나 달콤해서 주변에서 하나둘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게 될 거란다. 하지만 그럴 때야말로 강한 의지를 발휘해야 해. 높은 경지를 추구하고 눈앞의 현실보다 더 먼 곳을 바라본다면 그만큼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기억하렴」p80

✅ 인생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라

「독일인들은 '인생은 구체적으로 살아야 해'라는 말을 자주 쓴다고 해. 이 문장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이 짧은 문장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단다.

작은 차이들이 모여 큰 차별성을 만든다」p84

교육은 운명을 바꾼다

「네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고 한다면 아무리 총명하다고 해도 충분한 훈련을 거쳐야 해. 가장 기본적인 교육은 학교 교육이고 이 교육에는 학습 과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떻게 교류하고 협력하는지도 포함된단다.

(중략) 이러한 모험정신 덕분에 남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돈을 벌 수 있었겠지만 결국에는 발목을 잡히요인이 되더구나. 다른 하나는 교육수준이 높지않다는 거야. (중략) 큰 돈을 벌었지만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지 못했던 거야. 사람이 교육을 받지 못하면 견문믈 넓힐 수 없어. 견문이 넓지않으면 무슨 일을 하든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p97

「젊은 친구들은 호기심과 지식 탐구의 열망이 강해 주변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단다. 때로는 이러한 영향력이 훌륭한 스승을 만났을 때보다 클 때도 있어. (중략) 공부의 목적은 사회에 온전히 설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세상에 유용한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p101

좋은 사람이 되어라

「회사뿐만 아니라 사람도 역시 능력보다 인성이 훨씬 중요해. 이 사실 만큼은 너희가 평생 잊지 않기를 바란다.

➕ 인성이 바른 아이가 되기 위한 것

1. 성실하고 신용을 지킬 것

2. 근면하고 자율적이며 겸손할 것

3. 친절하고 상냥할 것, 영어로는 nice할 것.

4. 정직하고 공정할 것

3장. 돈을 대하는 태도

경제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너에게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법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누군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해.

「돈이 생겼을 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를 결정하고, 그릇의 크기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한단다」p140

돈의 올바른 쓰임을 알고 돈 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돈은 반드시 번 다음에 써야 한다는 거야. 또 큰 돈을 벌고 싶다면 작은 돈부터 차근차근 모아야하고, 선한 마음 외에도 돈을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지

4장. 사람을 대하는 태도

관계가 어려운 너에게

좋은 친구는 인생의 큰 자산

「사람을 사귈 때는 언제나 진실하고 너그럽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조금 손해보는 것을 두려워말고 상대방의 작은 약점들은 적당히 눈감아 주렴.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않으니 사소한 약점하나로 그 사람 전체를 파악하려고 하지는 말거라.」p184-185

이 책의 좋은 점은 장의 끝에 한 눈에 보기쉽게 요점만 요약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너는 결과가 어떻든 네 뜻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을 좋아해. 아빠와 엄마는 이런 네 의사를 존중하고 응원한단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중에서

위와 같이 무조건적으로 딸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부모. 그 아래에서 자라는 자녀가 훌륭하게 잘 자라는 것은 당연지사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무수한 경험담들과 상황들이 나와 나의 주변의 삶과는 많이 달라서 저자가 자신의 딸에게 한 방식대로 내 자녀를 가르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좋다고 생각한 것은 자녀에게 주입식이 아닌 함께 소통하는 방식으로 가르침을 전달한 점과 자녀의 속도, 능력을 잘 알고 맞춤 코칭을 한 점,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과 태도를 직접 경험으로 풀어낸 점 등이다.

엘리트사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저자의 삶과 두 딸의 삶은 나와는 별개의 상류층의 삶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어제의 나보다 한층 성장한 오늘의 나를 보며 그것만이라도 가치있는 독서였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는다.

 

 

++ 이 책은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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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김은희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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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차 호텔리어의

솔직한 고백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요즘 신간책들이 엄청 쏟아져 나온다. 현대인들이 종이책을 사랑하지 않을 날이 곧 도래할 것처럼 이야기한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시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색깔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읽고 서평쓰는데 관심이 많은 나는 여러 출판사 블로그나 포스트를 팔로우해서 책정보를 보고 있다. 예전엔 솔직히 이벤트 지원해서 선물받는 기분으로 책을 받아보는 재미가 커서 내가 관심없는 분야의 책인데도 신청해서 받아봤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고 써야할 책은 많고 책을 읽을 수록 자꾸 파생독서가 되어서 숙제하듯 어렵사리 책을 읽기도 했다. 지금은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렇게 하기는 싫어서 최대한 서평단 지원은 자제하고 관심있는 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던 중, 제목이 끌려서 알게 된 책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은

책 표지도 뭔가 신비스럽고 '15년차 호텔리어의 솔직한 고백'이라는 문구에 '호텔리어'의 삶이 궁금해서 이 책이 보고 싶었다.

책을 쓴 저자는 아이를 낳고서도 직장생활을 꾸준히 해왔던 워킹맘이다. 저자의 말을 빌려 잠시 소개한다.

 

 

「별다른 고민 없이 엄마로 산 지 7년, 좌충우돌하다 보니 서른아홉이었고 뒤늦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 전업맘도 워킹맘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그 때, 불쑥 불쏙 찾아드는 질문이 있었다. '지금까지 내게 주어졌던 역할들을 빼고 나면 나는 대체 누구인거지?' 이 질문에 답하며 고군분투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엄마들과 나누고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나보다는 훨씬 일의 강도도 높고 할애가 큰 전문적인 일을 하신 분의 이야기였지만 워킹맘이라는 공통점에 금방 애정을 가지고 책을 볼 수 있었다.

 

책을 보는 내내 겉으로 보여지기에 빛나는 직업인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숨은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엄마로서 느끼는 것들,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는 부분들에 공감과 감동이 되어 참 좋았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페이지 24

 

'나는 왜 똑똑한 사람을 좋아할까?' 수없이 자문했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2,30대에는 찾을 수 없었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으면, "모르겠어. 그냥 피가 그렇게 시켜." 라고 말했다. 마흔 즈음 지나 이제는 그 해답을 찾았다. "내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

나는 내가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다. 시험을 잘 보려면 남보다 몇 곱절 노력해야 했고, 그렇다고 해서 남달리 끈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지적 욕망은 컸다. '나도 공부 잘하고 싶다.'보다 '아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지적 욕망이 늘 내 안에 꿈틀댔다. 이러한 지적 욕망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도 고스란히 발현되었다.

 

 

++

위의 문장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나도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배우자를 골랐던 기준도 그러했는데 하면서 말이다. 나도 가만 생각해보면 지적 호기심이 뒤늦게 생겨나서 그걸 채운다는 핑계삼아 지적 허영심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나싶다. 나는 어렸을 적 2살위의 언니가 유독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고 공부를 잘해서 위축되었다. 아빠의 무심코 던진 말에도 나는 상처를 많이 받았고, (내가) 언니와 친하고 언니 자체는 좋아했으나 아빠가 언니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비교를 했을때는 수치심이 들었다. 아빠가 '내가 못나서 나를 엄청 부끄러워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부모가 되고 나의 첫 아이가 공부를 막 시작할 나이에 접어들면서, 사실 어떻게 아이의 인지적호기심을 채워주고 어떻게 공부머리를 길러줘야할지 아직 막연하다. 하지만 두 가지는 마음에 있다. 하나는 우선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알게 한다는 것. 두번째는 엄마가 먼저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는 교회 주일학교에도 잘 다니고 있고, 성경동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엄마인 나만 잘 끌어준다면 아이들은 나보다는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페이지 71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나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책을 접하게 되면서 내 생각의 틀이 깨지기도 했고, 그 모양이 변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점점 내 의식의 그릇들은 커져갔다. 책 쓰기를 통해 많은 열정적인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생각과 긍정적 에너지를 이어받아 내 삶의 질도 점점 향상되고 풍요로워졌다. 예전의 나와 다른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 자신의 삶에 '특별함'을 더해야 하는 이유이다.

 

++

저자는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만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특별한 도전이나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엄마나이 7살.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내가 과연 무엇을 이루었나 싶을 때가 있다. 나는 요즘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 '기록'을 강조한다. 책을 읽고 기록하든, 일상을 기록하든, 아이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든 기록을 하라고...... 엄마의 삶은 바쁘면서 지루하고, 시간이 많기도 하면서도 시간이 없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경험해 보니 그렇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놀아주다가도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갈 때도 있고(아이가 아주 어릴 수록 그렇다) 아이와 잠깐 따로 무언가를 몰입해서 하고 있는데 어느 새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 삶을 사는 동안, 나름 열심히 잘 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내가 이룬 것은 무엇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기력해질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블로그에 꾸준히 올린 서평이며 글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그리고 카카오톡 나의 대화창을 본다. 가끔 기억하고 다시 찾아보고 싶은 글이나 정보를 내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 축척만 하고 찬찬히 보지 못했던 것을 살펴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고 뭔가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신호도 느낀다. 그러면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마음이 생긴다.

내가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로서 아이들만 바라보고 사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앞 전에 썼던 서평에도 조금 밝힌 것 같지만 난 우리 엄마들 세대처럼 '가족에게 희생'하는 삶을 살긴 싫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자기의 삶을 주도하게 될 때 엄마가 자신만을 바라보고 기대하고 있다면 엄청 불편해 할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각 자 성장하는 삶.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다.

 

 

 

 

페이지 76

내게 닥친 고난, 실패, 어려움, 헛수고 하나 하나가 쌓여 성공의 경험을 가져온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엄마 노릇은 보다 좋은 엄마, 보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주어진 소중한 시간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아이를 통해 '진정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보기도 합니다. 엄마 노릇을 하며 부딪치는 모든 어려움에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것은 아이라는 존재가 나를 진정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입니다. "인생 별거 없습니다. 재미있게 사세요!"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아이와 마주하는 그 시간 동안 엄마도 아이도 미소 지으며 재미있게 사세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많이 웃어주세요. 그것이면 족합니다.

 

 

++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갖는 욕심은 뭘까? 아무래도 내 시간에 대한 집착인 것 같다. 방해받지 않는, 읽고 쓸 시간에 대한 갈망이 커질 수록 아이들을 빨리 재우려하고 외할아버지댁에 맡기려했던 것 같다. 물론 엄마인 내 욕구가 채워지면 아이들에게 더 친절할 수 있었고 다른 생각없이 아이들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기도 했다.

오늘 하루 난 아이들과 얼마나 미소짓고 얼마나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우리 둘째아이에게는 노력하지않아도 예쁜 말들과 꿀떨어지는 미소가 절로 나오는데 큰 아이한테는 아이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욕심을 버려야 조금이나마 더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민돌아~ 미안~~

 


페이지 117

 

책 중간에 저자의 딸이 직접 쓴 감사장이 있다. 저자는 아이에게 모질게 굴고 애정표현 못 해 차갑게만 대했던 자신이 아이에게 공감을 잘 해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장을 받아 감격이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이런 감사장을 받으면 엄청 뭉클할 것 같다. 이런 맛에 자식 키우지싶다.

 


페이지 124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려면, 어릴 적 부터 꾸준히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꾸준한 반복을 통해 습관이 되면,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당연히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도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만족도 또한 커진다.

 

 

++

위의 문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사춘기때도 아닌 엄마가 되고 나서야 겨우 하게 된다. 내 가슴에 있는 응어리를 글로 풀어내야 감정이 풀어진다는 사실도 뒤늦게야 알게 됐다. 자신의 달란트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묵은 감정과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방법도 중요한 것 같다.

 

 

페이지 165

'엄마'라는 자리는 아이들뿐 아니라, 온 가족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대단하다. 엄마의 지성이 충만해야 그 영향을 받아 온 가족의 의식을 깨울 수 있다. 엄마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과 감정이 풍부해지고 나의 의식을 깨울 수 있는 슬로우 리딩을 해야 한다.

 

 

++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만의 단단한 문장을 만들고 싶어서다. 어느 순간에도 당황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타인을 고려해서 잘 말할 수 있기 위해서다. 그리고 내 상황과 상태, 감정을 바로 알기 위해서다.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오랜 시간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감춘채 외롭게 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 잘 표현할 줄 알아야 정서적으로도 건강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편협한 사고의 틀에 갖혀 타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잘못 이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앞서 옮겨 적은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에서 저자분도 말씀했듯이 아이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참 훌륭한 공부인 것 같다.

내가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인생의 절반정도 살았지만 아직도 무수한 사람 속을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특히, 남편은......

 

 

페이지 251

육아는 짐이 아니라 나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무기가 될 것이다.

 

 

++

엄마가 되고 나서 나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나 말을 보거나 듣게 되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는 부드럽게 말하라고 하면서 나도 모르게 냉소적으로 말할 때가 있는데 말끝에, "○○하라고!"라는 말을 내가 엄청 자주 쓰는지 아이들도 "○○라고!"하면서 '고'를 쎄게 발음하는 걸 보면 뜨끔하다.

아이를 돌보는 것, 이제는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함께 있기에 따뜻하고 편안하고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쪽으로 점점 변해가는 것 같다. 가끔 아이들이 돌변해서 날 당황시킬 때도 있지만 말이다.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너무 애쓰지 않아도 좋고, 나답게 살아도 좋다는 메세지를 담은 책. 내가 좋아하는 말이 '나다워도 괜찮다.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다'라는 말이다.

내 블로그명도 '나대로 괜찮아, 이대로 괜찮아'이듯.

 

오랜만에 나의 '결'과도 맞는 책을 만나서 힐링하는 느낌이었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이력은 무척 근사하지만 그녀의 말과 문장은 편안하고 우리의 평범한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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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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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날이 있다. 마음이 심난하고 우울해서 어쩐지 슬픈 것 같기도 한 날.... 예전엔 그런 감정들을 모른척하고 잠을 자거나 맵고 단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요즘엔 이상하게도 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그도 아니면 목사님 설교말씀을 통해서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문장이나 장면, 말을 만나게 된다 .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낮에 남편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말 사소한 문제였는데 갑자기 기분이 상하더니 화가 나고 울적해졌다. 그 와중에 카카오톡으로 이 말 저 말 주고받다가 그간의 응어리를 눈꼽만큼 풀어냈다.(글쓰기와 기도로 많이 풀어냈다고 생각했는데 풀어낼 것이 아직도 많나보다) 아이들이 있어서 전화로 이야기하진 못하고(아마 전화로 했으면 큰 소리 났을거다. 핸드폰 대화창으로 얘기했으니 다행이다.) 핸드폰 대화창으로 이야기하는데 남편은 언제나 일관되게 같은 태도와 사고 방식으로 날 갑갑하게 하는데 나는 또 같은 것으로 서운함이 터져버렸다. 


아무튼 그런 와중에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순 없을 것 같아 서둘러 할아버지네로 갔다. 어린이날을 맞아 마침 외할아버지가 아이들 선물을 사주시기로 약속하셔서 아이들은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서 엄마의 슬픈 얼굴 따위는 상관없는 듯 싶었다.
아이들을 맡기고 돌아서는데 지난 한 주간 힘들게 일하고 바쁘게 보내서 그런지 오랜만에 해방감이 들었다. 집으로 오면서 그냥 오기가 아쉬워서 근처 브런치 맛집에 들러 맛있는 빵과 커피를 사고, 매운 떡볶이까지 사서 집으로 왔다. 떡볶이를 먹으며 가볍게 Tv나 볼 요량으로 Tv를 켰는데 김창욱강사님이 나왔다. 이상하게 뭐에 홀리듯 다른 채널로 돌리지 않고 집중해서 봤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말간 하늘에 꽃 만개한 줄도 모르고
쉼 없이 앞으로만 내달린 그대들
한 번쯤 고개를 돌려
안부를 물어볼까요?
<tvN김창옥 쇼 중에서>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누군가가 말없이 내 어깨를 감싸며 토닥이는 느낌이었다. 이어서 강사님이 어느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버터세요. 버티는 것도 잘하는 거예요. 다만, 다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사람이 있어야해요."(김창옥쇼-당신은 사랑받아 마땅합니다) 라고 주옥같은 말을 하시는데 참았던 눈물이 흐른다. 무엇때문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삶 속에서 대부분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지지해줄 내 편이 늘 남의 편이란 생각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쩜 내 속을 그리도 모르는지 싶고.


그렇게 멍하게 앉아 텔레비전을 바라보다가 책 하나를 집어들었다. 나는 보통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지는데, 왠지 얼마전 도착한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를 보고 싶었다.


이 책은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이었던 당신이게" 쓴 12년차 방송작가, 장해주님이 쓴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의 많은 엄마, 여자, 그리고 딸들에게 평범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라는 문구가 내가 이 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인 것 같다.

책도 참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예쁘다. 책 가운데를 장식하는 꽃은 카네이션인 듯 하다. 책과 함께 온 카드와 봉투. 어버이날 이 카드에 편지를 쓰고 봉투에 용돈을 담아 책과 함께 엄마께 선물해야 겠다.

책은 참 잘 읽힌다. 엄마와 딸의 평범하고 사소한 대화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그 둘의 대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는 것 같이 묘사가 잘 됐다. 저자의 엄마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다. 온갖 감정이 몰아치는데 어느 대목에선 나도 모를 감정에 휩싸여 눈물이 주륵 흘렀다. 

책을 보며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을 옮겨 보았다.

페이지 33
홀로 젓가락을 열심히 놀리며 밥을 먹는 엄마의 모습이 짠한 것보다 왜 그렇게 부아가 치미는지 정말 모를 일이었다. 오랜만에 올라온 외할머니 집에서 피곤한 몸도 좀 누이고 그저 좀 쉬면 좋으련만. 엄마에게 그건 아무래도 힘든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참 쉬운 '쉬는 일'이 엄마에겐 왜 그토록 힘든 걸까. "내 엄마지만 진짜 별나. 올라왔으면 좀 누워서 쉬고 그러지 내내 걸레질하고 밥하고. 집안일 좀 내버려두면 어때? 엄마는 엄마가 다 해야 직성이 풀리지."(중략) 엄마는 내 말에 별다른 대꾸가 없다가 밥을 다 먹었을 때쯤, "보고도 내버려둘지 모른다고?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나도 사람이고 네 엄마도 늙어. 만사 다 귀찮아서 진짜 다 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밥이며 설거지며 청소며 매일 누가 좀 와서 해줬으면 좋겠고. 그래서 손도 대기 싫을 때도 있어. 근데 왜 하냐고? 내가 안 하면? 누가 하냐. 네가 할래?"


++
시댁에서 식사를 할 때 너무 생소하게 보인 것이 시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시고 함께 식사를 바로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친정엄마는 늘 가족들 밥을 먼저 차리고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잠깐의 설거지를 하고 가족들이 다 먹고 나서야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셨다. 지금도 그렇다. 늘 함께 먹고 치우자고 하지만 엄마는 매번 "나 배고파서 먼저 뭣 좀 먹었어. 엄마 배 안고프니까 먼저 먹어." 이러셨다. 
아빠조차도 본인의 식사는 중요치않으시다는 듯 손주들이 생기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부터 일일히 아이들 밥을 챙기시고 아이들이 밥을 다 먹으면 그제서야 식은 밥을 드신다. 하지만 시댁 부모님은 아이들이 먹든 말든 식사를 즐기신다. 게다가 술과 곁들여서 천천히, 여유있게.


페이지 36
엄마이기에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하고 양보하는 것이 아닌, 때론 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을 먹을 줄도 알고 자신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을 취할 줄도 아는. 엄마가 빛나야 엄마의 가족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과거 자신의 엄마가 그렇게 살았기에, 또는 모든 엄마가 그렇기에, 세대가 바뀌어 그렇지 그 시절 엄마들은 다 그랬었기에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지 않길.


++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같아 가슴이 먹먹했다. 자식이 있어도 60평생을 자식 손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게 하셨던 엄마가 떠올랐다. 난 항상 '난 엄마처럼 미련한 희생은 하지 않을거야. 왜 가정에서 엄마만 희생해야돼. 함께 꾸려가야지. 난 나중에 아이들 크면 집안일 다 가르쳐서 각자 할 일을 분담할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지금은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서 시킬 힘이 부대끼므로 잠시 접어두고 있을 뿐.

페이지 42
무언가 제대로 꿈꿔보기도 전에, 그걸 위해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엄마는 엄마의 인생 모두를 던져야만 했다. 그 처절한 삶을 감내하느라 온통 자신은 없는 그 시간들만이 엄마를 공허하게 했고 미치도록 가슴을 쥐어뜯게 했다. 그 때에 엄마는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무엇에 웃고 울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모든 걸 잃은 엄마에게 남은 건, 그저 자신이 엄마로서 산 시간뿐이라고 했다.

++
위의 색깔로 칠한 문장을 보면 엄마가 된 사람이라면 '맞아. 엄마가 되면 저런 경험을 하지. 엄마가 되기 전엔 알 수 없는 경험.'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도 엄마가 되기 전엔 나 스스로 잘 컸다고 생각했다. 엄마속을 썩히지 않고 평탄하게 자랐다는 이유로.


페이지46
나는 엄마가 그리웠다. 엄마가 빨아준 뽀송한 이불 냄새가 그리웠고 예쁘게 부친 계란말이에 폭신한 쌀밥이 놓인 깔끔하게 정돈된 밥상이 그리웠다. 무엇보다 이대로 엄마를 영영 만나지 못할 것만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어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았다.


++
부모의 이혼으로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친할머니댁에서 살게 된 저자의 삶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딱 그 때의 저자의 나이가 우리 큰 아이 만한데, 아직까지도 엄마가 세상 최고고 제일 예쁘며 엄마랑 붙어 있는게 좋다는 우리 아이를 생각하면 얼마나 힘들고 엄마가 그리웠을까 싶다.

페이지 101
밤낮 없이, 쉼 없이 일에 치이고 어린 자식들을 키우고, 남편이 있어도 엄마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차라리 그 남편이 없을 때가 더 나았을 만큼.
(중략)
엄마의 말이 매일 한마디씩 늘어가는 건 외로워서였다. 그동안 쌓아두기만 한 그 숱한 이야기들을 아무라도 좋으니 좀 들어줬으면 하는.

++
아, 왜 위의 문장이 내 얘기 같지? 아마도 이 책의 저 대목을 보며 얄미운 남편이 떠올라,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쏟아 낸 것 같다. 

나는 엄마와의 관계가 이상하리만큼 좀 어색하고 불편하다. 아마도 속마음을 늘 내비치지 않은 내 탓도 있으리라. 앞으로 살면서 엄마와의 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서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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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 - COT프로세스로 배우는 권영애 선생님의 자존감 UP! 셀프 힐링 워크북
권영애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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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동안 '마음', '심리'에 관한 책들을 많이 봤다. 심리에 관한 책은 타인을 잘 이해하고 싶어서 펼쳤고, 마음에 관한 책은 나를 위하여 펼쳤다. 대부분 선택한 책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책은 책이고, 삶은 삶이었다. 내 마음을 잘 다스리고, 마음을 잘 챙기고 싶어서 다양한 책들을 읽고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은 기록으로 남겼지만 아직도 삶 속에서 내 마음이 평안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참 힘들었다. 역시 몸이 바쁘고 힘들어지면 바로 마음에도 신호가 온다. 그만 좀 쉬게 해달라고..... 너무 쉼 없이 달려와서 피곤하다고 여러 형태로 드러난다. 전에는 그럴 때 여러 가지 상황과 감정이 뒤엉켜 누가 살짝 불편한 감정을 건드리기만 해도 '분노'라는 스위치가 켜지고 갑자기 짜증과 예민함의 발톱을 드러냈는데 그래도 요즘엔 아는 게 쓸모가 있다고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불편한 감정은 뭐지? 왜 갑자기 마음이 상한 거지?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마음이 생겼을까?' 나의 감정과 한 발짝 떨어져 생각이란 걸 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상처되는 온갖 말들을 두서없이 내뱉을 것만 같은 때는 '이렇게 쏟아나봤자 나중에 후회할걸? 지금 네 감정은 네 것이 아니야. 지나가는 나그네 같은 거야.'라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다.

 

 

문장으로 쓰고 나니 새삼 내가 많이 달라지긴 했구나 싶다. 전에 내가 쓴 글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내 감정을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긍정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걸 알기에 드러내서 표현하는 것에 서투르고 깊숙이 감춰두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은 시한폭탄과도 같아서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리기 전에 호르몬의 활동으로 한 번에 확 폭발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그러지 않기 위해 몇몇 방법으로 애쓰고 있어서 그 횟수가 확연히 줄어가고 있다. 돌아보면 내 감정의 어두움은 임신, 출산, 육아 이 삼 종 세트로 인해 비로소 확연하게 드러났고 나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대물림을 하고 싶지 않아 엄마가 된 이제라도 내 마음을 잘 돌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런 나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책,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는 정말 제대로 내 마음의 근원적 문제를 해소하고 온갖 잡다한 것들에 휩쓸리지 않을 단단함을 위한 '힐링 워크북'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바로 '자존감, 효능감을 만드는 버츄프로젝트 수업'을 쓰신 권영애선생님이시다.

 

 

2년 전 저를 설득해 버츄프로젝트 30강 온라인 강의를 만드신 PD님이 2019년 7월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퇴사를 앞두고 마지막 강의를 기획하고 있는데, 마음 아픈 교육자들을 안아주는 심리치유 강의로 꼭 제가 제작하길 원하셨습니다. 저는 주어진 일정의 어려움으로 미루기를 원했지만, 몇 날 며칠 느낀 그분의 진심, 진정성이 결국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결국, 다른 일정을 중단하고, 셀프 힐링, 심리치유 프로세스인 '마음 코트 COT'를 개발했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또 저를 울렸습니다. "2달을 편집하느라 거의 매일 밤샘 작업을 했는데 이상하게 힘들지 않았어요., 선생님 만난 게 제 인생 최고의 기적이에요, 사람이 기적임을 믿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만든 '마음 코트 COT미션지'들이 너무 소중하다고, 저작권 보호를 위해 <마음 코트 워크북>으로 만들어 선생님의 진심을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중략)

사랑과 정성을 담아 그녀가 저를 대가 없이 안아주었듯 저도 세상의 한 사람을 안아주고 싶어졌습니다.

혼자서 마음 추운 겨울을 보내고 계실 한 분의 가슴을 녹일 수 있다면

그게 저의 응답이고 또 다른 제 삶의 기적일 거라 믿습니다.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 들어가며 중

 

위의 문장을 보면, 어떻게 이 책이 세상에 나왔는지 쓰여있다. '진심은 진심으로 통한다'는 말을 좋아하는 나에게 서문만 보고도 '와, 이 책이다!'싶었다.

목차를 살펴보면, Part1. 내 마음의 온도를 느껴보세요. Part2. 내 마음을 안아줄 선물 하나, '공감 돋보기' Part3. 내 마음을 보여줄 선물 하나, '살핌 망원경' Part4. 내 마음을 녹일 선물 하나, '무지개 안경'으로 제목 하나하나 따뜻하다.

 

 

 

          내 마음,

지금 안녕한가요?

 

위와 같은 물음으로 시작되는 책의 첫 장.


 

엄마를 잃고 말을 잃어버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선생님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웃는 얼굴에 단발머리를 한 엄마가 누워있습니다.

그 품에 누운 아이는

두 팔로 자기 몸을 감싸 안았습니다.

이 아이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엄마 품같이 따뜻한 사랑입니다.


짧은 글에 잠시 동안 먹먹해졌다. 그런데, 뒤 장의 글에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럼 내 마음은 지금 어떤가요?

혹시 내 마음이 아픈가요? 내 마음이 울고 있나요?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봐주는 내가 있나요?

사랑이 고프다고 절규하는 내 마음을 알아차려 주세요.

나 - 나 관계에서부터 사랑은 시작됩니다.

내 안에 숨어 있는 나, 따뜻하게 나를 안아주는 나를 만나야 해요.

이 책을 끝낼 때쯤, 내 가슴에 내가 따뜻하게 안겨있을 거예요.

나는 나를 안아주고 사랑해 줄 힘이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봐주지 못했던 나를 가만히 봐줄 거예요.

이제부터 내가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만나줄 거예요.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는 매 활동지가 수록되어 있다. 그에 앞서, 마음을 다독이는 권영애 선생님의 따듯한 글귀가 수록되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난로 앞에서 불을 쬐는 듯 따뜻한 온기가 온몸에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이 책의 서평을 쓰려 했을 때 다른 때보다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왜냐면 책의 곳곳마다 나를 위로하는 주옥같은 문장이라 금방 마음을 빼앗겨버리기 일쑤고 활동 시트 또한 예전의 과거 시절의 마음 알아차리기부터 현재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좋은 방법들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어 서평을 쓸 때 책을 다시 펼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꼼꼼히 기록하는 편인 나로선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보통 서평을 쓸 때 책의 내용에 대해 쓰는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 정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책을 붙들면 책 글 밥 사이사이 자간도 넓고 책 내용도 쉽게 잘 읽힌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에서 저자는 세 가지 자아에 대해 말한다. '역할 자아(보이는 작은 나), 존재 자아(보이지 않는 큰 나, 관찰 자아(내가 어디 있는지 아는 마음 파수꾼'으로 표현한다. 또한 책의 제목, '마음코트'에서 코트란 COT의 줄임말로 Care, Observe, Try를 말한다.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 P68


 

 

이 책은 시종일관 친절하다. 위의 사진처럼 '마음 코트 사용법'을 확인하고 책의 순서대로 따라가며 '공감 돋보기'와 '관찰 망원경', '무지개 안경'으로 우리 마음에 따뜻한 옷을 입혀주기만 하면 된다.

 

 

내 감정 살핌

나의 심리적 관계 패턴을 만나줘요.


우리 모두에겐 감정 패턴이 있어요.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마음의 패턴은 나만의 마음 고향과 같아요.

내 패턴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 그 패턴 감정을 반복해요.

(중략)

내 무의식 감정 고향이 분노였다면 분노가 올라온 순간,

자신의 감정을 마음코트 1단계 공감 돋보기로 먼저 녹여요.

그다음 2단계, 분노 고향이 올 때 바로 알아차려요.

그리고 분노가 아닌 다른 반응을 선택하는 거예요.

같은 분노 고향을 가진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사랑의 반응을 해 줄 수 있어요.


 

책의 뒷부분에는 크게 불쾌한/유쾌한 으로 나뉘는 마음COT감정이름표300과 마음COT 의도이름표80, 마음COT가치이름표110이 실려있다.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자주 들여다보면서 감정의 여러 가지 이름에 대해 인식하고 좋은 감정들만 마음속에 고이도록 계속 노력해야 겠다.

마지막으로 페이지 178에 있는 문장을 다시 읽으며 '나의 존재감'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사람들은 힘든 순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지만

그게 잘 안돼요.

뿌리가 흔들려 뽑혀버릴까 무서운데

열매 맺을 것을 상상하라고 하는 거 같아요.

다 괜찮아요. 내가 나를 다시 '재양육'할 수 있어요.

내 뿌리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내가 나에게 말해 주세요.

내 존재감은 관계를 통해서 다시 누군가를 살려요.

모든 관계는 존재감을 주고받는 특별 무대에요.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이게 나도 존재감을 선물할 수 있어요.

「마음에도 옷이 필요해 마음 추운 날 마음코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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