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김은희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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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5년차 호텔리어의

솔직한 고백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요즘 신간책들이 엄청 쏟아져 나온다. 현대인들이 종이책을 사랑하지 않을 날이 곧 도래할 것처럼 이야기한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시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색깔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읽고 서평쓰는데 관심이 많은 나는 여러 출판사 블로그나 포스트를 팔로우해서 책정보를 보고 있다. 예전엔 솔직히 이벤트 지원해서 선물받는 기분으로 책을 받아보는 재미가 커서 내가 관심없는 분야의 책인데도 신청해서 받아봤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고 써야할 책은 많고 책을 읽을 수록 자꾸 파생독서가 되어서 숙제하듯 어렵사리 책을 읽기도 했다. 지금은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렇게 하기는 싫어서 최대한 서평단 지원은 자제하고 관심있는 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던 중, 제목이 끌려서 알게 된 책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은

책 표지도 뭔가 신비스럽고 '15년차 호텔리어의 솔직한 고백'이라는 문구에 '호텔리어'의 삶이 궁금해서 이 책이 보고 싶었다.

책을 쓴 저자는 아이를 낳고서도 직장생활을 꾸준히 해왔던 워킹맘이다. 저자의 말을 빌려 잠시 소개한다.

 

 

「별다른 고민 없이 엄마로 산 지 7년, 좌충우돌하다 보니 서른아홉이었고 뒤늦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 전업맘도 워킹맘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그 때, 불쑥 불쏙 찾아드는 질문이 있었다. '지금까지 내게 주어졌던 역할들을 빼고 나면 나는 대체 누구인거지?' 이 질문에 답하며 고군분투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엄마들과 나누고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나보다는 훨씬 일의 강도도 높고 할애가 큰 전문적인 일을 하신 분의 이야기였지만 워킹맘이라는 공통점에 금방 애정을 가지고 책을 볼 수 있었다.

 

책을 보는 내내 겉으로 보여지기에 빛나는 직업인 '호텔리어'라는 직업의 숨은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엄마로서 느끼는 것들,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는 부분들에 공감과 감동이 되어 참 좋았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페이지 24

 

'나는 왜 똑똑한 사람을 좋아할까?' 수없이 자문했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2,30대에는 찾을 수 없었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으면, "모르겠어. 그냥 피가 그렇게 시켜." 라고 말했다. 마흔 즈음 지나 이제는 그 해답을 찾았다. "내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

나는 내가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다. 시험을 잘 보려면 남보다 몇 곱절 노력해야 했고, 그렇다고 해서 남달리 끈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지적 욕망은 컸다. '나도 공부 잘하고 싶다.'보다 '아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는 지적 욕망이 늘 내 안에 꿈틀댔다. 이러한 지적 욕망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도 고스란히 발현되었다.

 

 

++

위의 문장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나도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배우자를 골랐던 기준도 그러했는데 하면서 말이다. 나도 가만 생각해보면 지적 호기심이 뒤늦게 생겨나서 그걸 채운다는 핑계삼아 지적 허영심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나싶다. 나는 어렸을 적 2살위의 언니가 유독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고 공부를 잘해서 위축되었다. 아빠의 무심코 던진 말에도 나는 상처를 많이 받았고, (내가) 언니와 친하고 언니 자체는 좋아했으나 아빠가 언니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비교를 했을때는 수치심이 들었다. 아빠가 '내가 못나서 나를 엄청 부끄러워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부모가 되고 나의 첫 아이가 공부를 막 시작할 나이에 접어들면서, 사실 어떻게 아이의 인지적호기심을 채워주고 어떻게 공부머리를 길러줘야할지 아직 막연하다. 하지만 두 가지는 마음에 있다. 하나는 우선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알게 한다는 것. 두번째는 엄마가 먼저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는 교회 주일학교에도 잘 다니고 있고, 성경동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엄마인 나만 잘 끌어준다면 아이들은 나보다는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페이지 71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나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책을 접하게 되면서 내 생각의 틀이 깨지기도 했고, 그 모양이 변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점점 내 의식의 그릇들은 커져갔다. 책 쓰기를 통해 많은 열정적인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생각과 긍정적 에너지를 이어받아 내 삶의 질도 점점 향상되고 풍요로워졌다. 예전의 나와 다른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 자신의 삶에 '특별함'을 더해야 하는 이유이다.

 

++

저자는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만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특별한 도전이나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엄마나이 7살.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내가 과연 무엇을 이루었나 싶을 때가 있다. 나는 요즘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 '기록'을 강조한다. 책을 읽고 기록하든, 일상을 기록하든, 아이의 성장과정을 기록하든 기록을 하라고...... 엄마의 삶은 바쁘면서 지루하고, 시간이 많기도 하면서도 시간이 없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경험해 보니 그렇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놀아주다가도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갈 때도 있고(아이가 아주 어릴 수록 그렇다) 아이와 잠깐 따로 무언가를 몰입해서 하고 있는데 어느 새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 삶을 사는 동안, 나름 열심히 잘 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내가 이룬 것은 무엇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기력해질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블로그에 꾸준히 올린 서평이며 글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그리고 카카오톡 나의 대화창을 본다. 가끔 기억하고 다시 찾아보고 싶은 글이나 정보를 내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 축척만 하고 찬찬히 보지 못했던 것을 살펴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고 뭔가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신호도 느낀다. 그러면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마음이 생긴다.

내가 엄마가 되어 보니 '엄마로서 아이들만 바라보고 사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앞 전에 썼던 서평에도 조금 밝힌 것 같지만 난 우리 엄마들 세대처럼 '가족에게 희생'하는 삶을 살긴 싫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자기의 삶을 주도하게 될 때 엄마가 자신만을 바라보고 기대하고 있다면 엄청 불편해 할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각 자 성장하는 삶.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다.

 

 

 

 

페이지 76

내게 닥친 고난, 실패, 어려움, 헛수고 하나 하나가 쌓여 성공의 경험을 가져온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엄마 노릇은 보다 좋은 엄마, 보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주어진 소중한 시간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아이를 통해 '진정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보기도 합니다. 엄마 노릇을 하며 부딪치는 모든 어려움에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것은 아이라는 존재가 나를 진정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입니다. "인생 별거 없습니다. 재미있게 사세요!"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아이와 마주하는 그 시간 동안 엄마도 아이도 미소 지으며 재미있게 사세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많이 웃어주세요. 그것이면 족합니다.

 

 

++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갖는 욕심은 뭘까? 아무래도 내 시간에 대한 집착인 것 같다. 방해받지 않는, 읽고 쓸 시간에 대한 갈망이 커질 수록 아이들을 빨리 재우려하고 외할아버지댁에 맡기려했던 것 같다. 물론 엄마인 내 욕구가 채워지면 아이들에게 더 친절할 수 있었고 다른 생각없이 아이들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기도 했다.

오늘 하루 난 아이들과 얼마나 미소짓고 얼마나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우리 둘째아이에게는 노력하지않아도 예쁜 말들과 꿀떨어지는 미소가 절로 나오는데 큰 아이한테는 아이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욕심을 버려야 조금이나마 더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민돌아~ 미안~~

 


페이지 117

 

책 중간에 저자의 딸이 직접 쓴 감사장이 있다. 저자는 아이에게 모질게 굴고 애정표현 못 해 차갑게만 대했던 자신이 아이에게 공감을 잘 해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장을 받아 감격이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이런 감사장을 받으면 엄청 뭉클할 것 같다. 이런 맛에 자식 키우지싶다.

 


페이지 124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려면, 어릴 적 부터 꾸준히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꾸준한 반복을 통해 습관이 되면,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고 당연히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도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만족도 또한 커진다.

 

 

++

위의 문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사춘기때도 아닌 엄마가 되고 나서야 겨우 하게 된다. 내 가슴에 있는 응어리를 글로 풀어내야 감정이 풀어진다는 사실도 뒤늦게야 알게 됐다. 자신의 달란트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묵은 감정과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방법도 중요한 것 같다.

 

 

페이지 165

'엄마'라는 자리는 아이들뿐 아니라, 온 가족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대단하다. 엄마의 지성이 충만해야 그 영향을 받아 온 가족의 의식을 깨울 수 있다. 엄마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과 감정이 풍부해지고 나의 의식을 깨울 수 있는 슬로우 리딩을 해야 한다.

 

 

++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만의 단단한 문장을 만들고 싶어서다. 어느 순간에도 당황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타인을 고려해서 잘 말할 수 있기 위해서다. 그리고 내 상황과 상태, 감정을 바로 알기 위해서다.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오랜 시간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감춘채 외롭게 보내게 하고 싶지 않다. 잘 표현할 줄 알아야 정서적으로도 건강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편협한 사고의 틀에 갖혀 타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잘못 이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앞서 옮겨 적은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에서 저자분도 말씀했듯이 아이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참 훌륭한 공부인 것 같다.

내가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인생의 절반정도 살았지만 아직도 무수한 사람 속을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특히, 남편은......

 

 

페이지 251

육아는 짐이 아니라 나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무기가 될 것이다.

 

 

++

엄마가 되고 나서 나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나 말을 보거나 듣게 되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는 부드럽게 말하라고 하면서 나도 모르게 냉소적으로 말할 때가 있는데 말끝에, "○○하라고!"라는 말을 내가 엄청 자주 쓰는지 아이들도 "○○라고!"하면서 '고'를 쎄게 발음하는 걸 보면 뜨끔하다.

아이를 돌보는 것, 이제는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함께 있기에 따뜻하고 편안하고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쪽으로 점점 변해가는 것 같다. 가끔 아이들이 돌변해서 날 당황시킬 때도 있지만 말이다.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너무 애쓰지 않아도 좋고, 나답게 살아도 좋다는 메세지를 담은 책. 내가 좋아하는 말이 '나다워도 괜찮다.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다'라는 말이다.

내 블로그명도 '나대로 괜찮아, 이대로 괜찮아'이듯.

 

오랜만에 나의 '결'과도 맞는 책을 만나서 힐링하는 느낌이었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이력은 무척 근사하지만 그녀의 말과 문장은 편안하고 우리의 평범한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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