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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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평화로운 인류 공동체는? 푸틴만 없어지면 되는것인가? 핵의 위협과 협박. 푸틴을 죽이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의 방법이 용인되어야 하는가? 힘의 논리에 의해 변화하는 생각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공멸하는 전쟁을 지속하는 이유는? 전쟁 당사국과 전쟁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속사정...

이 책은 내가 어릴 적 읽었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저자가 지은 책이다. 이 책이 1993년도에 나왔으니 30년이나 된 책이다. 그 당시에 이 책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소설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어린 나는 우리나라와 북한, 미국, 소련, 냉전 시대, 핵, 이휘소 박사에 관련된 실제 자료들을 막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그때 정세나 시의에 맞는 주제였고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어렴풋이 느낀 나는 우리나라가 분단 국가여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강대국 틈새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어떻게 외교를 펼치는지 그 때부터 관심이 생겼다. 어릴 때 읽었지만 임팩트가 있어서 그 이후로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은 출간되면 바로바로 읽었다.

독서의 방법 중, 한번 홈런을 친 책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것이고, 그 책을 쓴 작가의 후속작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한 작품이 마음에 들어 홈런을 치면 그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아니면 관련 주제의 다른 책을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 여하튼, 한 번 재미를 느낀 책의 작가 작품은 꼭 챙겨 보는데 이번 소설도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어보았다.


26개의 소제목이 붙어 있는 이 장편 소설은 한 번 펼치고 5번 쯤 책을 펼쳤을 때 이미 끝까지 읽은 상태였다.

그만큼, 읽는 재미가 있고 뒷 부분이 궁금해서 뒷 장을 안 넘길 수가 없다.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읽는 재미가 덜 하니, 줄거리로 된 요약본 읽지 말고 쭉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하나의 블록 버스터 영화 혹은 첩보 영화처럼 다음 장면이 기대가 되고, 왜 제목이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인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에 한 번 읽으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407쪽이지만 금세 읽어지는 이유는 내용이 늘어지는 부분 없이 사건 사건마다 전개가 빠르고, 이야기 중심으로 문장이 써져 있기 때문에 디테일에 주목하지 않아도 되어서 멈춰서는 부분 없이 금방 읽힌다.

실제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소설이기 때문에 이 책 제목을 보고 나서 굉장히 의아스럽고 대단히 위험한 제목이다라고 생각했다. 전쟁이란 소재로 이렇게 바로 소설에 착수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에 관한 소설이라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소설 제목부터가 굉장히 자극적이니까.

같은 지구상에서 살고 있어도 지구 한편에서는 전쟁을 치르고 있고 아직도 내전 중인 국가도 많고 정말 소설같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이 세계에서 이 책을 읽으니 나는 더욱더 현실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이 책을 읽고,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내가 처한 현실이 아니고, 현실 생활에 녹진한 하루를 보내는 그냥 보통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갖고 민간인들이 겪는 참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픽션을 통해 잊고 있었던 현실 세계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나로서는 정말 믿기지 않는 전쟁이라는 현실이 이 지구상에서 펼쳐지고 있고, 여전히 힘의 논리에 의해 세계가 움직이는 것을 볼 때 나는 한참이나 비현실적인 이상적인 세계에서 혼자만 살고 있구나...를 절감한다.

큰 줄거리는 아니지만, 책에 나와 있는 전쟁 범죄에 대한 부분은 너무나 잔인하고 참혹하고 역겨워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전쟁으로 인해 약자인 부녀자, 어린이들이 당하는 참상에 대한 묘사는 끔찍하고 민간인들이 학살당하는 행태는 너무나 공포스럽다.

무엇을 위해 이 전쟁을 하나? 어떠한 당위성도 명분도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을 한다는 것에 합의할 수 없다.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치유가 안 될 것 같은 인물도 등장하고, 전쟁 중에도 자신의 신념대로 구호활동을 하는 인물도 나오고,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및 그 주변국들의 정상들이 전쟁으로 인해 얻는 피해와 실리를 따지는 것도 나오는데 책은 허구의 세계이지만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핵과 관련된 이슈는 언제나 두려운데 이 핵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책에 나와서 너무나 무서웠고, 러시아의 푸틴이 죽는다고 해결될 일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빨리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라고 거기에 얽힌 문제들이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핵으로 위협하는, 핵으로 맞대응하는 현실 세계는 가정하기도 싫고 가상 현실로도 싫다.

소설책이지만, 가볍게 읽히지만, 이 소설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어서이고 우려되는 현실이 제발 일어나지를 않기를 바라며 이 책을 읽었다.

광기의 지도자, 탐욕의 지도자, 세계를 위협하는 지도자는 제발 세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계속 들고,

한 나라를 이루고 있는 국민들의 힘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위협하거나 해치거나 말살해버리면서까지 폭력적이지 않기를 바란다.

소설을 읽었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소재이고 내용이기에 여러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추천 대상>

나처럼, 삶의 시야가 넓지 않아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한 사람.

재미있게 소설을 읽고 싶고, 영화 같은 이야기도 보고 싶은 사람.

현 세계 정세에 관심이 많고,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사람.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을 안 읽어본 사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 한국, 일본, 호주의 입장.

곳곳에 삶을 꿰뚫는 문장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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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우리 아이를 지켜 주세요 - 지혜로운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봐야 할 학교 폭력의 모든 것
최우성 지음 / 성안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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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폭 업무를 15년 이상 하신 현재는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신 최우성 님이 쓴 책이다.

학폭이 발생하면 당사자와 보호자, 담임 교사, 업무 담당자 등 관련된 모두가 괴롭고 힘들다.

학폭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조건 예방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학생들과 보호자 대상으로 귀가 닿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원치 않는 일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 책은 학교 폭력의 유형, 최근 현황, 학폭 심의 절차, 학폭에 관련된 88문 88답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은 아마도 학부모이거나 관련 업무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이실 거라 생각된다.

선생님들은 의무적으로 학폭 관련 연수를 들으시고 교직 생활 중에 예기치 않은 순간에 학폭에 관련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 책은 그 상황에서 구체적인 사례가 있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고, 학부모는 대체 어디까지가 학폭의 범주이고 학폭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학폭이 발생했을 때 취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상세히 나와 있다.

요즘 학폭은 정만 별의별 일이 다 있어서 케이스가 엄청 다양하고 심각한 수준도 많기에 학교에서는 학폭 관련된 어떠한 것도 미연에 방지하고자 애를 많이 쓴다.

일단, 학폭의 유형을 알아보자.


1. 신체 폭력

2. 언어폭력(욕설, 패드립, 저격글, 협박, 유언비어를 사이버상에서 하는 경우가 많음)

장난삼아 했다는 핑계는 항상 가해 학생들의 단골 멘트이다. 장난삼아 던진 돌에 상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3. 금품갈취

4. 강요

5. 따돌림(집단으로부터의 배제, 조롱과 뒷담화 등을 수반한다. 은밀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증거가 부족해 정황만 가지고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6. 성폭력

7. 사이버 (성)폭력(사진 도용, 합성사진을 업로드하거나 음란물을 전송, 요구하는 행위 등)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욕설, 협박성 문자가 오면 무응답으로 일관해야 한다. 곧바로 똑같이 답장을 보내면 쌍방이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다.

요즘 학생들의 학폭 유형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폭력이 많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사이버상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익명의 대화방, 오픈 채팅방,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면서 각종 문제에 노출되기도 한다. 되도록 익명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지 않고, DM을 보내지도 않고, 소셜 네트워크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학폭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뒷담화를 하지 않도록 평소 가정에서 교육을 시키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신이 당했을 때 싫은 언행은 절대 하지 않도록 사전에 미리미리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버상에서의 흔적은 지울 수 없다. footprint가 되어 자신이 내뱉은 언어들은 모두 증거가 된다.

모든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다른 사람을 해하는 말을 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책은 3월이 시작되기 전에 2월에 학부모들에게 배포하고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서 주의를 주고 함께 학교 다닐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머리로 일단 깨닫고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서 학폭의 범주를 알고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학교 폭력이 아예 없어지기를..

막상 이런 일을 당하거나 닥쳐서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다.

가정에서 미리미리 교육하고

부모가 평소에 본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을 실제 가정에서의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부모 자신이 타인을 험담하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고, 욕하지 않고, 화가 난다고 욕하거나 분노를 즉각적으로 표출해 그 주위의 것들이 모두 타버리지 않도록 부모가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자녀에게도 건강한 감정 표현법을 전수해야 한다. 화가 난다고 자기 기분이 뒤틀린다고 막말을 하거나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것 자체가 폭력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 폭력이 빈번하다. 될 수 있으면 학생들이 소셜 네트워크에 가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소한 장난이 학폭으로 번지는 일이 많다. 사소한 장난은 없다. 관계가 나빠지면 사소한 장난이어도 학폭의 사유로 얼마든지 들고 나온다. 평소에 장난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특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 타인에게 불쾌감과 괴로움을 주는 행위도 학폭이 될 수 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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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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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꽃밭'에 핀 꽃

이 책은 최인호 선생님이 2007년에 출간하신 <꽃밭>을 작고하신지 10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온 에세이 형태를 띤 작은 연작 소설집이다.

최인호 작가님의 소설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제목만 들어도 '아!' 하는 유명한 작품을 많이 쓰신 작가 시다. 소설이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어 영화, 개그의 소재, 광고에 직간접적으로 대중에게 노출되기도 했다.

평생을 작가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히시고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신의 자궁에서 나온 창작품인 소설도 아주 많이 팔린 한마디로 잘나가는 문학계의 대부셨다.

그중에서 작가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직접적으로 글로 나타내시고 작가님과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찬 이야기집이 이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기 전 -책머리에-부분을 읽었는데 작가님의 인생철학이 이 시에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를 노래로 많이 들었고, 누군가의 환송회에서 라이브로 들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딱히 노래를 잘 부른다거나 음악적으로 아름답다기보다 서정적인 가락에 노랫말이 마음에 꽂혀서 그 순간에 울림이 컸다. 그리고, 한동안 이 노래가 잊히지 않았고 단아하게 이 노래를 불러 주신 그분이 가끔씩 떠오른다. 그 분과는 전혀 관계없는 얼굴만 아는 정도였는데 그때의 시간과 감동이 이렇게 길게 여운을 남길지는 상상도 못했다.

아마도, 그때의 내 가슴이, 내 마음이

이 가사의 고운 꽃처럼 내 사람을 사랑했고

존재 자체로 귀했다.

내가 만난 사람이 소중했고

꽃처럼 향기 날리며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했는지도.

아니면,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포장할 만한 것으로 잠시 착각하여 그 순간에 내 님을 기억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내 삶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느끼는 내가 있어서,

그냥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때, 잠시 생각했다.

비록 상처투성이, 성공하지 못한 실패, 평범한 것을 부러워하는 보잘것없고 초라한 삶에

나도 꽃이었고,

신이 창조한 이 꽃밭에

들풀처럼 살다가는

들꽃이었다고 해도,

좋았다고 말하고 싶은 인생의 끝을 맞이하기를 소망하는 것이리라.

나는 이 에세이 소설집을 읽으며

또 한 편의, 꾸깃꾸깃 꼬불쳐 놓은 내 삶의 조각들을 다시 펼쳐보았다.


이런 책을 읽을 때 소설과 다른 점은

작중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작가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가치, 생각들에 물 흐르듯 그렇구나 하면서 가볍게 읽고,

내 삶으로 바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님의 삶과 나의 삶은 일치점이 없어서 더더욱 재미있었다. 책이란, 본래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 상황, 가치관, 철학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삶의 방식, 형태는 많이 달라도 기본적인 것에는 동의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인 나의 마인드와 같은,

'인생은 아름다워'일 것이다.

작가님의 단문이 참 좋았다. 간결한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시고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써 주셔서 읽는 맛이 났다.

쓰시는 단어나 어휘, 사건, 상황도 친근감 있고 무엇보다 가족 이야기가 있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한편으로는, 작가님이 표현하는 주위 분들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할까?라는 의문도 들었고,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글로 쓸 때 나의 생각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글 쓰는 이의 글 쓰는 행위가 참 영향력 있고 존재감을 확 드러내는 것이구나 무서웠다.

모든 창작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쓰지만, 주변인들의 삶을 소재로 쓸 때 허락을 받고 쓰나 싶다. 갑자기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내가 작가라면,

엄청 신중해질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에세이는 조심스럽고,

무한정 상상력과 공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픽션이 적합할 듯.

■인상 깊었던 글 중에

-나의 소중한 금생

수염을 깎으면서, 매일매일을 살아도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 떠밀리듯 살아왔음을 깨달았다는 작가님.

젊을 때는 애주가였고 새벽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는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6시면 서둘러 귀가하고 아내가 주는 과일을 먹으며 10시가 넘으면 따로 각방으로 잠을 자러 들어간다.

젊을 때와 육십이 넘은 일상은 다르고 현재의 자신을 망명지에서 유배 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형수라 표현한 지은이.

과거의 삶은 전생이고 현재의 삶이 이제 금생이라는.

-꽃반지 끼고

아내를 자신의 별이라 말한 낭만주의자 작가님.


-자기 앞의 생

프랑스 소설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제목이라 얼른 읽어보았다. 제목과는 내용이 다르나 최인호 선생님의 삶이 잘 드러난 글이다.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고 아내의 모습 속에서 어머니를 떠오르며 챙겨주지 못한 아내의 삶 앞에서, 자신 앞의 생을 보며 하는 생각들.

내가 인상 깊게 본 소설 '자기 앞의 생'과의 연관성을 찾아보며.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소견란에 솔직하게 작가의 모습을 적은 내용. 아이들을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는 선생님들의 족집게 같은 직관력.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인생의 연륜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와 현자의 말씀이 어우러지는 뜻깊은 책이다.

삶 속에서 저자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섬세하게 글로 잘 풀어주셨다.

짧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본 것처럼 책도 좋았다.

직접적이고 꾸미지 않고 솔직한 말이어서 읽기에 편했다.

사람 냄새 풍기는 책을 들춰보고 싶으면

사람=꽃이라 칭한 아름다운 관점의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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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뇌과학자의 자기감 수업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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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결정짓는 것은

뇌에서 일어난 생물학적 작용이라는 관점!


뇌과학의 관점에서,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 성과를 토대로 자존감(self-esteem)이라는 개념을 생물학 용어로 재정의하고 감정이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존감이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 또 자존감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적 접근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서 학문적 접근으로 딱딱하고 어렵게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흥미롭게 감정, 자기(self), 자기감(sense of self), 자존감을 과학적 관점에서 읽을 수 있게 썼다.

'자존감'이 한참 서점가의 핫 이슈일 때 정신과 의사(자존감 수업_윤홍균), 심리학자(자존감의 여섯 기둥_너새니얼 브랜든), 뇌과학자, 상담가, 교육전문가 등의 무수히 많은 책을 읽어 봤는데 의학적 관점, 인문학 관점과는 다른 뇌과학의 관점에서 계속 연구하시는 교수님의 책을 읽으니 자존감이 어떻게 뇌과학으로 풀이되는지 알 수 있게 되어 더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있어 흥미진진했다. 역시 학문적으로 충분한 과학적 근거와 예시를 들어 설명을 해 주니 이해가 잘 가고 평소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현상에 대해 속시원히 대답을 해 주는 책이었다.

이런 책은 도덕적 가치나 옳고 그름, 감정에 호소가 아니라 더 깔끔하고 매력을 끄는 면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설득하지 않아도 이런 이런 현상과 그 현상의 이면에 담긴 이론, 실험, 가정 설계에 따른 결과 분석, 추측, 논리성이 있어 독자가 쓱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 그런지에 대해 흡수가 되는 책이어서 고맙다.

나는 자존감 관련하여 평소 관심이 있는 분야이고 책에 담겨 있는 내용 자체가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이론과 설명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한때 자존감 관련해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에도 저책에도 중복되는 내용을 많이 봐서 나중에는 거르고, 셀프 자존감 처방전 같은 책은 이제 살짝 진부하거나 식상해 버렸는데, 이 책은 자존감 향상 주제가 아니고,

'어떻게'에 초점을 둔

자존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형성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알려주고 있어 좋았다.

평소 자존감에 대해 '왜', '어떻게'에 끊임없는 질문이 생긴다면 이 책을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시면 좋겠다.

[목차]


[책날개 : 지은이 김학진(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 생물심리학 박사학위 받음.]

[머리말 : 자존감 불균형을 해소하고 방지하는 방법은 '자기 감정 인식' 이라고 제안함.
이 책은, 자존감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강한 자기감을 유지하기 위해 뇌과학적 관점에서 방법을 제시함 ].


읽다 보니 재미있어서 공감 가는 부분에

흔적이 많다.

그중에 몇 부분만 추려서 올려본다.

1부 자존감에서 자기감으로

1. 자기감의 생물학적 기원


 

 

자기를 인식하는 것은 인간만의 고유 능력이 아니며 어류도 자기를 인식한다.

TPJ 측두_두정 접합부는 시각, 청각, 촉각 정보가 부분적으로 공유하는 영역이다.

뇌섬엽은 내부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신체소유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소유감을 얻기 위한 보수와 진보의 다툼처럼 보인다. 뇌섬엽은 나의 신체를 제한하고 그 범위에서만 신체소유감을 규정하려는 보수이고 TPJ는 신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외부 환경으로 자신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진보 세력이다. 전자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후자는 유연성을 추구한다. 생존에 필요한 신체소유감을 유지하되 환경 변화에 따라 적응하려면 두 신경 회로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신체와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2. 알로스테시스, 뇌의 생존 전략


 

생명체는 '항상성'이라는 질서를 추구한다.

뇌가 하는 일은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달콤함을 얻으려면 고통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다가 나도 무한 끄덕임 하면서 공감 갔던 대목인데, 뇌과학자는 이 대목을 읽고 자기 전공과 관련하여 코멘트한다. 역시!

인간이 보상을 극대화하려고 일부러 신체 항상성 불균형을 초래하여 안전한 해소 방식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을 잘 드러낸다.

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중 62쪽

나는 그때 당시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이 부분을 읽고, 나는 극도의 안전주의자이고 돌발적이고 끊임없는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 여행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 심지어 공포마저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뇌는 안정지향적이라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쾌락을 즐기는 것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이유로 여행 자체를 크게 즐기지 않는 예전의 내가 떠올라 이 부분을 읽으며 '작가와 나는 다르군' 하면서 지나쳤던 기억이 있다.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나의 뇌는 외적 보상과 강화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 저자극 선호형 뇌를 가지고 있고, 예측성이 힘든 일에 에너지를 쏟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알게 되었다.


행복 호르몬의 역설 :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은 중뇌에서 생성되어 측핵을 비롯한 여러 뇌 부위로 광범위하게 전달된다.

이 책 63~65쪽 내용은 적절한 예가 있어서 재미있었다. 아침의 모닝커피와 담배가 가장 맛있다. 잠시 강렬하게 느낀 이 행복감은 그 후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이 행복감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서는 하루를 견뎌내야 한다. 이 하루 첫 커피의 첫 모금이 주는 행복감도 매일이라는 시간이 겹쳐 지나가는 동안 서서히 조금씩 준다.

행복감은 오랜 절제 끝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선물하는 찰나의 경험이다. 따라서 행복은 그 찰나의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의 시간을 오래도록 쌓는 노력일 수밖에 없다. 행복은 그 경험을 향해 다가갈수록 도리어 더 멀이질 수밖에 없고, 단념하며 돌아서려는 순간 어깨를 잡아채며 느닷없이 선물처럼 안긴다.

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65쪽

와우! 이 부분 나도 적극 동의하는데 글로 잘 써 주셨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을 해 주셨다.


알로스테시스 기능과 인정


SNS 왜 하는지의 심리적 분석


칭찬과 감사는 강력한 보상이 됨


내가 원하는 것이 타인의 기준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일 수 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외모 집착, 명품 집착, 타인이 볼 수 있는 것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것도 일종의 사회적 관계에서 인정 추구를 바라는 인간들의 심리다.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가 이 책에서는 아주 잘 설명되어 있다.


어머나! 나의 성향을 너무나 잘 표현해 주는 점이 이런 이유구나.. 이 책을 보니 더 나에 대해 알게 됨.

예전의 나는 무의식 속에서 인정받는 걸 기대하며 살았고, 요즘의 나는 심각한 사회적 부적응인가? ㅎㅎ


위의 내용도 완전 재미있음.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한번 중독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중독의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해 중독은 또 다른 중독으로 대체된다는 우울한 얘기였는데 이 책도 그 중독의 무서운 사이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뇌가 신체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도록 뇌와 신체 간 소통력을 높여준다? 참 어려울 것 같은. 느낌.


 

나의 내적 모형과 자기감, 자존감. 능동적 추론 이론. 뇌과학적 기제와 작동원리로 살펴보는 작업의 중요성

3. 자존감은 뇌과학이다.

자기감 : 주변의 물리적 환경을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추정치

자존감 : 주변 타인들이라는 사회적 환경을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주관적 추정치

자존감,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힘!

심리학에서의 자존감 : 개인이 외부 평가와는 상관없이 자기에 대해 갖는 가치 판단을 가리킴. 여기에서 말하는 자존감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의미하므로 다른 사람의 시각은 무관하다고 하나 과연 그런지

이 책에서는 내가 나를 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부분 완전히 공감했다.


 

 

2부 뇌가 자존감을 방해하는 방식
3부 감정을 직면하는 뇌

직접 읽어보시면 좋겠다.

내용을 토막 토막 잘라 맥락 없이 보여주는 것보다, 직접 읽어 보시면 읽는 맛이 있다.

쭉 읽어나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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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천개산 패밀리 1~2 세트 - 전2권 특서 어린이문학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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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주인공, 2권의 주인공 모습! 개 귀엽다!

천개산에 모여 사는 각자의 사연이 있는 들개들의 이야기


이 책은 시리즈다.

들개들이 의인화된 주인공이고 들개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같은 감정, 판단력을 가진 생명체로서 (아이들이 들개의 마음에 이입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개들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시작된다.

들개들의 세상에 조난당한 사람이 등장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버림받은 상처를 가진 개들이 사람을 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의견 대립이 생긴다.

믿고 보는 박현수 작가님의 작품 :

박현숙 작가님의 동화는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있었던 적이 있어서 이 책도 기대가 되었다. 나는 <수상한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구입해서 봤다. 특정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이 실마리를 툭툭 던지며 점차 풀리는 방식이 긴장감 있고 재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화자가 아이들인 스토리가 흥미진진했고 끝까지 다음 이야기를 궁금케 하는 그녀의 이야기 서술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궁금해.'라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 가볍게 읽기에 좋은 것 같았다. 책에 담긴 지식이나 교훈성을 떠나 스토리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이들이 책과 친숙하게 만드는 제일 큰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은 무조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이 밀어라. 그럼 그 이야기 속으로 풍덩. 알아서 책에 빠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 식구가 평소 관심 있고 친근감 있는 소재인 개를 등장시켜 이 책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는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어린이는?

애완견을 키우자고 매일 조르는 아이에게 개를 키우는 것은 먹이, 잠자리, 배설물 치우기, 아프면 병원 가기, 외롭지 않게 산책시키기, 같이 시간 보내기, 휴가 및 사람 보호자가 아파서 피치 못할 상황에서도 동물을 보호해야 된다 등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고 한 생명을 키우고 같이 산다는 것은 끝까지 함께해야 하는 기본 전제 상황에 동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알려줘야 하는 상황일 때 아이가 먼저 읽게 하고 어른이랑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좋다.

생명존중의 마음, 책임감 : 유기견이 왜 생기는지, 유기견이 입양이 안 되면 어떻게 되는지, 반려견으로 같이 지낼 수 있는지는 마음만 가지고는 안되고 키울 여력이 있어야 하고, 개들의 마음도 헤아려 줄줄 알아야 한다고. 마치 신생아를 키우는 것처럼 정성과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얘기해 줄 때 이 책을 읽고 같이 대화하면 좋을 것 같다.

*개를 버리는 나쁜 인간도 있지만

개를 구하는 착한 인간도 있다.

*동물이나 사람에게나 이름을 지어준다는 의미?

이름, 곧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인식표?

*버림받음의 상처. 더 이상 사람에게 믿을 수 없는 마음을 주는 것. 상처는 삶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 준다. 상처 안에 매몰되면 다른 좋은 케이스가 자신에게 다가왔을 때 믿지 못하고 뒷걸음치게 되고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 형성도 어렵게 만든다.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보듬음. 연대. 아껴주는 마음.

작가도 반려견을 보낸 적이 있어서 9장에서 너무 슬펐다고 한다.

*대장개와 트러블 후 무리를 벗어난 번개의 행방은?

*무리의 리더 : 대장

*2권에서 뭉치의 등장과 3권의 미스터리한 사건의 핵심

시리즈라 계속 출간될 것 같고,

내가 읽은 <푸른 사자 와니니>가 문득 생각났고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항상 인간과 빗대어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무리가 없고, 인간들의 모습을 대리 풍자하는 해주는데 적격인 소재 같다.

<동물농장>도 생각나고,

<캣츠>도 생각나고. 뭐 뜬금없이 동물 나오는 예술 작품은 연상이 된다. ​

암튼, 재미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그냥 읽어보시라 할 수밖에.

글을 읽을 수 있는 어린 가족부터 나 같은 어른도 보면서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한 장 한 장 넘기며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다. ​​


<수상한 아파트>부터 쭉 읽었는데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된 시리즈

저자 박현숙 님과 그림을 그리신 길개

그림을 그린 길개 님 : 그림체가 예뻐서 책을 읽는 내내 좋았다. 귀여운 개들의 표정, 눈망울이 살아 있어서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아이들한테 좋을 것 같다. 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사실적 묘사와 디테일이 참 글과 잘 어울렸다.


어린아이가 읽고 나름 캐릭터를 정리해 두어서 귀여웠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천개산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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