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 무엇을 선택하고 이룰 것인가
미로슬라브 볼프.마태 크러스믄.라이언 매컬널리린츠 지음, 김한슬기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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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지은이 : 미로슬라브 볼프 - 예일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이자 예일대학교 신앙문화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 서적 100권으로 꼽힌 <배제와 포용>으로 2002년 종교 부문에서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했다.

마태 크러스믄 - 예일대학교 인문대학 교수이자 그레이스팜스 재단 신앙 이니셔티브 담당자이다. 20년 전에 결혼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음.

라이언 매커널리린츠 - 예일대학교 신앙문화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세 사람은 현재 예일대학교 인문학 과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인 '가치 있는 삶'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의 내용 구성: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드는가? 세대, 직업, 사회 계층, 철학 학파, 종교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이 고민해 온 질문은 인간의 조건에 내재되어 있다.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이 현대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근원적인 진리를 찾음으로써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삶의 어떤 부분에서 의미를 찾는지, 또 어떤 부분을 변화해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시작점과 로드맵, 성찰 습관을 알려준다. 세계의 다양한 종교와 여러 인물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모아 놓은 이 책은 우리가 고민해봤을 무거운 질문들에 길잡이가 되어 준다.

책 앞날개에 소개된 북가이드

인생을 살 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셈을 하는 것은 쉬우나, 분별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동감한다.

우리가 어떤 목적을 살아야 할지 가치를 정하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는 것은 용기와 겸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은 알았어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매달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삶을 살아가는 나를 본다. 부끄럽다.

차례

위대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형태에 의문을 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성인, 철학자들이 거론된다. 예수, 부처, 공자, 아브라함처럼 유명한 인물은 물론이고 덜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에서는 삶의 '의문'을 던지고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의문에 대해 깊이 있게 토론하고 자기 자신이 그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즉, 좋은 삶을 사는 지침서가 아니라 각자의 관점대로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자신에게 최선의 것을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1. 본문은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

  2. 책을 읽는 속도는 스스로에게 맞춰야 한다.

  3. 독서와 글쓰기를 함께 해도 좋다. 책에 밑줄을 긋고, 형광펜을 칠하고, 여백에 메모를 남긴다. 자신의 의견을 적어 내려가는 데 공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따로 노트를 마련해라.

  4. '삶에 적용하기'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 수록된 질문과 글귀는 성찰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5.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를 추천한다. '의문'은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 가장 깊이 사유된다.

  6. 스스로를 관대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라.

1부 뛰어들기

2부 심해

3부 해저면

4부 한계를 마주하기

5부 다시 수면으로

이 책은 아주 꼼꼼히 읽으면서 타인과 질문을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면 좋을 책이다.

독서 토론이나 독서 모임에서 같이 읽어보고 주제마다 자신의 나누면 의미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본질. 살아있어서 하고 싶은 최선의 목적과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봤다. 마치 사춘기 시절 나의 정체성과 맞물려 인생 전체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 존재 자체에 '의문'이 생겨서 한참 생각이 많을 때 떠올랐던 주제도 있어서 신기하고 반가웠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굉장히 근본적인 질문인데 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이런 주제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냥 살아라.라는 맹목적인 순응 내지 혹은 어차피 정답이 없어서 답을 해 주지 못했을 수도 있고. 치기어린 질문이라 너무 무거운 주제라, 혹은 황당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나름 청소년 시기에는 중요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궁금증이었다. 교과 공부보다 내 인생 자체가 궁금했다. 왜 나는 남과 다른 나인지.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 이런 생각을 한참 할 때, 어른들은 바쁘고 고달프고 힘들어 보였다. 그냥 삶이 고통의 연속일 것 같은 어렴풋한 느낌. 죽을 때까지 인생의 완결판은 없을 것이란 예견된 미래를 점쳐보니 상당히 허무하기까지 했다. 저렇게 애쓰다 힘쓰다 죽는다니.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한 번뿐인 나의 삶이 그냥 생각 없이 흘러가는 것은 왠지 나한테 무책임한 생각이 들었고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잘 살고 싶었고,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불현듯 들곤 했다. 여전히 왜?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데 죽을 때까지 나자신에게 물을 것 같다.

이 책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고, 자기가 살아가야 시간들에 대해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한다. 종교, 신념이 확고해 이제 방향성을 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이 책이 다소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자신이 이미 추구하고 있는 삶의 가치가 확고하더라도 다른 이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가치를 훑어보면서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 점검해보면 좋을 것이다. 처음부터 책을 차근차근 읽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삶의 단계를 다이빙에 비유해 4단계로 설명한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눈 것에서는 프로이트의 심리학이 생각나기도 했다.





#가치있는삶#미로슬라브볼프#김한슬기#흐름출판#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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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그라데이션 Gradation - 가득찬 마음이 여물다 못해 터지고 있어 노래를 그리다 3
십센치 (10cm) 지음,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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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온색)이 사랑의 느낌을 준다.

그라데이션: 그림, 사진, 인쇄물 따위에서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변화해 가는 농도의 단계. ⇒규범 표기는 ‘그러데이션’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

사랑의 마음을 물듦으로 표현한 노래 아닐까?

무채색이었던 마음의 표정에 누군가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되고 고백을 할지 말지 콩닥거리는 심리 상태를 느끼고 무지개 🌈 색 마음을 느끼는 감정을 그림으로 가사로 잘 표현한 것 같다.

가수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만의 추억이나 시간들을 생각해 보며 감정이입이 되었다가, 이런 책을 보면 또 작가는 이런 가사를 듣고 이렇게 그래픽 그림으로 표현하는구나를 느끼며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음악으로 느끼는 감성과 그림과 글로 접하게 되는 감성은 다른 것 같다.

음악은 오롯이 청자의 느낌대로 해석하게 만드는 반면, 그림은 그림안의 스토리에 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니, 가사의 재해석인것이다. 가사를 쓴 사람과 그림을 그린 사람의 해석 차이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보는 맛이 있다.

이루지 못한 짝사랑이라서 선명하지 않고,

전달되지 못한 짝사랑이라서 미완의 아름다움이 있는 듯.

누구에게나 사랑을 할 때의 최초 감정은 따뜻하지 않을까? 사랑의 감정이 차갑다면 그것도 사랑일까? 사랑도 변할까?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는 대중가요의 가사는 공감이 많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 가사를 첫사랑은 누구나 해 봤을 것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그림으로 표현되니 그림도 한편의 드라마같다.

그림 속 색감이 예뻐서 따뜻한 봄날이 생각나기도 하고, 겨울의 커튼 속 작은 햇살도 연상된다.

첫사랑처럼 아름다웠던 그 시절. 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노래와 함께 이 책을 볼 것을 추천한다.

몽글몽글. 오랜만에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전체 가사


번질수록 진해져가고. 마치 석양처럼.







#10cm그라데이션#곽수진#권정열#언제나북스#노랫말#가사를그림으로#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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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세일즈 카피라이팅
간다 마사노리 지음, 김수연.이수미 옮김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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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카피라이팅 비법을 소개한 책


저자 : 간다 마사노리

경영컨설턴트, 작가, 일본 최대 규모의 독서회'리드 포 액션'의 발기인이다. 대학 3학년 때 외교관 시험에 합격하고, 4학년부터 외무성 경제부에 근무했다. 1988년에 경영 컨설턴트로 독립했다. 1998년에 작가로 데뷔했으며, 출판계에서는 '비포 간다 마사노리','애프터 간다 마사노리'라 불릴 정도로 실용서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차례



이 책에 들어가기 전 '15년 후의 당신이 현재의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글부터 이미 압도당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상태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음. 단도직입적으로 주어가 저자가 아니라 독자이다. 그래서, 이 글을 쭉 읽게 된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하면서.

그래고, 지극히 노멀한 명제를 가지고 글을 잘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15년 전 쓴 원고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저자의 말, 그리고 '언어의 힘'을 전제로 한 글쓰기로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충족되고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까지 생긴다고 하는 설득이다. 세일즈 라이팅은 '나'를 주어로 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상대를 주어로 글을 쓰기 때문에 인간성이 향상된다고 한다. 효과적인 세일즈 카피를 쓰려면 상대를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내가 가진 재능과 경험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우와! 여기서부터 이 책의 목적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상대를 설득하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이 책은 1998년~2004년 사이에 발행된 고객획득실천회를 위한 모든 뉴스레터에서 사례들을 엄선해 실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카피라이팅의 성공 사례를 볼 수 있고, 제대로 카피라이팅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준다.

꼭 마케팅이나 세일즈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나 직장에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이나 대화를 할 때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또한, 내가 소비자의 입장으로서 DM이나 광고문구를 볼 때 좀 더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도 생긴것 같다. 이런 표현은 무엇을 위해 쓴 것일지 다시 생각해보고 이 마케터가 뭘 의도하는지 아리쏭할 때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세일즈맨한테는 세일즈 기술이, 소비자에게는 세일즈 카피문구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닌,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현명한 소비를 돕는 유용한 책이다.

마케팅과 세일즈의 차이점








#금단의세일즈카피라이팅#간다마사노리#두드림미디어#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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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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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선홍빛 핏물이 지킬 박사의 머리에 쏟아지다.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지킬 박사의 악한 본성이 그를 덮쳐 이제 선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슈베르트 '마왕'이 연상되는 그림이다.

다른 자아에 대한 두려움. 두 자아의 공존을 느낀다는 것은 희망이 있는 것 아닐까?

첫 장 흰 페이지에 선명한 빨간 드로잉.


이 책 그림 너무나 마음에 든다. 그림을 그린 티나 베르닝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가 생각한 지킬의 캐릭터를 직관적인 색과 거친 드로잉으로 파괴적인 악의 본성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스타일이 살짝 에곤 실레가 연상되는 그림체다.


이런 책은 스토리를 읽어 보기 전에 그림부터 차례대로 촤락 넘겨본다. 아. 좋다. 그림책 보는 것처럼 말보다 이미지로 스토리를 말해준다.

마치 주인공이 이미지이고 글이 곁들여 쓰인 글처럼 글자 포인트는 작다. 보통의 다른 책과 비교할 때 한두 포인트 더 작은 것 같다.

classic reimagined 고전 재창조

이 책을 끝까지 정독했다. 이미 어렸을 때부터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 읽을 때마다 옮긴이가 다르고 한국말의 글맛을 다르게 표현하시니 책마다 읽는 맛이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줄거리를 이미 알고 있는 독자도 흡인력 있게 읽을 수 있는 소스를 그림으로 제공해 준다.

이런 책이면 예술 작품 감상하듯이 나는 한 페이지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

마치 글의 내용과 분위기가 그림에 다 담겨 있는 듯하다.

소설 속의 가상, 추상성, 괴기스러움, 빅토리아 시대, 고딕풍 소설, 런던의 분위기, 안개, 가스등, 지킬 박사의 서재와 실험실, 하이드씨 집, 지킬 박사의 두 친구 어터슨과 래니언 박사, 커루 살인 사건 등이 눈앞에 다 그려진다.

고전은 언제 읽어도 질리지 않는 탄탄한 내용이 있고 구성이 있다. 꼭 교훈이나 필독서라 불리는 점 말고도 언제 읽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 인간의 속성, 본질에 다루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읽는 이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자신의 상황에 딱 들어맞게 그때그때 생각나고 떠오르는 점이 있다. 그건 정말 신기하다. 책은 항상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책 읽을 때가 제일 재미있다.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자극제? 촉진제가 되어준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관해서는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소름 끼치지만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선과 악으로 분리했지만 선과 악을 동시에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극한으로 가고, 정말 파괴적인 행위로까지 이어진다면 범죄자나 사이코로 불리는 것.

나를 죽이는 것과 타인을 죽이는 것의 선과 악을 생각해 본다.

나를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닌가?

그러면, 나를 죽이는 것과 타인을 죽이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은 살인인가?

그 밑바탕에 담긴 감정의 크기는 같다고 생각한다. 안으로의 분노, 밖으로의 분노?

이 책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읽어보면, 지킬 박사의 원래 어렸을 적 본성은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쾌락은 정상적인 쾌락이 아닌 듯싶다. 그래서, 사람의 본성 중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기절적인 본성도 타고난다고 생각이 들었다. 괘락을 추구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고통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진짜 쾌락인가? 내가 볼 때는 정상적이지 않는 감정 같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극단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다를 것이라 생각해 본다.

지킬 박사의 멈추지 못하는 하이드 씨로의 변신은 지킬 박사의 억제되어 온 그 쾌락주의의 씨앗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후에는 자신의 본능과 숨겨 있는 자신의 무의식의 발현으로 쾌락을 즐겼고, 이후에는 더 이상 원래 표면적으로 내세웠던 겉포장된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지 않고 겉껍데기를 버리고 선한 것은 더 이상 힘을 쓰지 않는다. 여기에서, 이상하게 중독자로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섬뜩했다. 중독자들이 처음에는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한다. 하지만,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이 계속 그 물질을 찾게 되고 점점 그 물질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형국에 이르게 된다. 그것 없이는 살아갈 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는 빈 껍데기뿐인 자기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좌절하고 우울해진다는 중독자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킬 박사도 처음에는 그 작은 호기심에 자신의 창조성을 위배한 실험에 내맡겼을지 모르지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느껴졌다. 선과 악의 줄다리기에서 악에 패하고 선의 끈을 놓아버린 꼴 아닐까? 악의 마음을 자신이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가? 지극히 오만한 인간의 말로다.

지킬 박사에서 말하는 선과 악. 일반적인 사람에서 나타나는 선과 악의 마음이 아니라, 극단적인 범죄자나 사이코의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선과 악을 생각하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지킬 박사는 속으로는 어쩔지 몰라도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의사로서 자신의 체면과 부를 이루며 잘 살아가고 심지어 기부도 하며 선한 사람의 모양으로 잘 살아간다. 하지만, 그렇게 평온한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때쯤 인생의 재미를 다르게 실험한다. 약품으로 진짜 사람과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는 이런 사람을 많이 본다. 앞에서는 선한 척을 하고, 뒤에서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종종 뉴스에서 보지 않는가? 그 위선과 거짓 삶이 금세 들통날 것을 모르는지. 여전히 사회에서는 명망 있는 사회 인사, 유명 인사들의 부조리, 범죄 행위들을 마주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인간의 본성을 너무나 꿰뚫고 있어서 재미있다. 시공간의 초월이 있는 내용이라서 언제 봐도 현 상황과 대입이 충분하다.

이 책에서 하이드로의 변신을 알아차리고도 방조한 인물들이 나온다. 나는 여기서도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진짜 몰랐을까? 지킬 박사가 하이드인지? 알았더라고 하더라도 친한 측근이어서, 혹은 내가 신분이 낮아서, 혹은 당사자와 경제적으로 얽혀 있어서 등의 이유로 진실을 가리고 제발 아니기를 바라면서 가만히 있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렇게 방조, 방관한 사람들이 현시대에도 많다는 사실이다.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 면에서 나도 내 주위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성찰해 본다.

사람의 마음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악함과 선함으로 딱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악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내가 악한 것을 취하지 않고 선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적인 선택이 있어야 함을 느끼고 악한 것에는 아예 발길조차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드씨의 신체 묘사가 흥미롭다. 요즘 악인의 외모는 아주 평범하고 오히려 호감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이 많던데.

그 시대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나와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악인의 묘사가 뭔가 기형적이고, 신체 불균형 묘사로 기술되고 있다. 시대마다 선입견이 있구만. 그 시대에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상상이 간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인간은 변하지 않는 모습인데 인간의 태초가 원숭이라는 것이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을지가 가늠이 된다. 그래서 인간의 최초 원형의 형태를 뭔가 진화가 안된 동물이나 기형으로 소설 속 인물로 묘사되는 것이 이상하지가 않다.


'그가 숨는 자라면 나는 찾는 자가 되어주지.'

38쪽 어터슨의 언어유희 . 하이드씨를 기다리는 어터슨.

하이드는 창백하고 난쟁이처럼 작달만했으며, 어디가 잘못됐는지 꼭 짚을 순 없어도 기형인 듯한 인상을 주었고, 미소 짓는 얼굴조차 보기 거북했고, 소심함과 배짱이 흉악하게 뒤섞인 태도로 어터슨을 대했으며, 약간 툭툭 끊어지는 쉰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그를 싫어할 만한 이유는 이처럼 넘쳐낫지만, 그 모든 점을 다 합친다 해도 어터슨이 지금껏 몰랐던 혐오와 증오, 두려움을 그에게서 느꼈던 이유를 설명할 순 없었다.

어터슨이 바라 본 하이드의 모습 , 40~42쪽

삶에 대한 혐오와 염증이 일었다.

곧 풀이 돌아와 지킬 박사가 집에 없다고 알리자 어터슨은 부끄럽게도 마음이 놓였다.

어터슨의 심리, 43쪽

이 책을 읽으면 항상 같이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다.

만약, 이 책<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추천한다.

섬뜩한 대사. 죄인들의 우두머리라면, 피해자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는. 사이코 범죄자의 심리가 이럴까? 살인을 하고 쾌락을 느끼는.

이렇게 책이 아름다울 수가. 보랏빛이 물드는 안개 핀 풍경에 검은 숲. 나는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 같다. 나는 마지막 이 그림에서 퍼플과 블랙을 같이 사용함으로 결말 짓는 이야기의 정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티나 베르닝은 원래 여성 인물화를 그린 사람이라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녀의 그림들을 검색해 보았다.

출처: 티나 베르닝의 인스타









#지킬박사와하이드씨#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소소의책#클래식리이매진드#티나베르닝#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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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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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주인공

저자 : 샐리 루니

<친구들과의 대화>, <노멀 피플>,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를 출간했다. 앞선 두 권은 이미 드라마 시리즈로 각색되어 BBC에서 방영되었다. 2022년 <타임스>는 그녀를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계 인사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책 제목이 어디서 많이 듣던 구절이었다. 슈베르트의 가곡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곡으로 나는 가사로 접했다. 이 책 398쪽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의 제목은 독일의 시인 실러의 시 <그리스의 신들>의 한 구절을 직역한 것이다. <그리스의 신들>시의 내용은 신들과 인간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던 세계가 사라진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며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프리드리히 실러는 괴테와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문호이다. 우리가 아는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 4악장의 '환희의 송가'를 작사한 사람이기도 하다. 실러의 시 <그리스의 신들> 중 "Schöne welt wo bist du?"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에 Schubert가 1819년에 곡을 붙였다. 아래의 곡이다.


두 여자 주인공이 편지를 주고 받는 문체가 있고 3인칭 시점으로 쓴 부분이 있어 살짝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있지만, 구어체가 간간이 있고 현실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금방 읽을 수 있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드라마 장면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투영된 더블린 출신의 앨리스 켈리허, 앨리스의 대학 동창이자 친구 사이인 아일린 라이든, 각각 그들의 연인이 펠릭스 브래디와 사이먼 코스티건이라는 4명의 삶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성공한 소설가인 앨리스와 물류 창고 노동자인 펠릭스의 만남, 성공한 소설가와 대조적으로 문학잡지에서 보조 편집자로 일하는 아일린과 의회 보좌관인 사이먼의 이야기가 나온다.

삼 심대의 두 주인공 여자는 완벽해 보이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이기적이며 초조한 현시대의 젊은이들을 반영했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서로 대조적으로 설정하고 앨리스는 성공해서 부를 이루고 있지만 아일린은 보조 편집자로서 경제적으로 다른 위치에 있다. 앨리스는 이미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학계와 대중문화계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지만 아일린은 이별의 상처로 방황할 때 사이먼을 만나 위로를 받는다.

젊은 날의 초상처럼 4명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젊은이의 우정과 사랑, 또 그 시기에 맞물리는 고민, 심리적 불안감을 현실적인 자신의 이야기로, 혹은 3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이 책을 읽으며 젊었을 때의 방황과 혼란스러움, 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이 일었던 젊은 날의 나와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계속 사랑하라고, 절망과 낙담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는 느낌이다.

인생의 어느 한 시기만 불안하고 혼란스럽고 걱정스럽겠는가. 이 책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젊은이들은 현재의 치열한 젊음과 같이 읽어내려갈 것이고, 나이 지긋한 사람은 젊었을 때의 혼돈과 방황, 사랑과 상처, 이별, 삶의 문제 등 그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반추해 보는 소설이 될 것이다.

내 편을 들어준 적이 없는 유일한 사람

아름다움

소설가

나는 그들과 함께할 것이며, 내가 낳을 수도 있는 어떤 아이라도 그들의 아이들과 함께할 거야.



#아름다운세상이여그대는어디에

#샐리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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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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