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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5 - 난세 삼국 편 ㅣ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5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4년 7월
평점 :
서진의 진수가 기록한 정사 삼국지. 이는 나관중의 손을 거쳐 소설 삼국지연의로 가공되어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동아시아의 최고 명저로 남아 있다. 이문열의 삼국지, 코에이의 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 등은 모두 이 시기를 무대로 삼고 있으며, 삼고초려(三顧草廬), 도원결의(桃園結義), 수어지교(水魚之交), 읍참마속(泣斬馬謖), 백미(白眉), 고육지책(苦肉之策) 등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자주 쓰이는 이런 고사성어도 모두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삼국지는 이처럼 역사이면서 동시에 중국 고전문학의 기초이며, 일반적인 문학서, 역사서와 달리 깊은 교훈과 재미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필독서가 되었다.
페이즈(이에스더 역)의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난세 삼국지 편은 고양이들의 귀여움을 더해서 소설이 아닌 역사 속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나라에 비해서 절대적인 열세였던 촉나라의 제갈량은 왜 북벌을 감행했을까? 어떤 이들은 이를 촉나라 경제 파탄과 망국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한실의 부흥과 고토 회복이라는 명분 외에 실리적인 이유를 중국 학자들의 의견을 더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삼국지의 배경은 분명히 중국이다. 그러나 우리가 책이나 영화, 애니 등으로 흔히 접하는 삼국지는 대부분 중국 사람이 아닌 일본의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삼국지의 원조 중국에서도 그의 소설이 역수출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삼국지에 빠져서 이문열의 삼국지를 시작으로 삼국지 정사, 요시카와 에이지, 미츠테루 등을 거쳐서 이번에는 고양이들이 주인공 역을 맡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귀여운 고양이들이 주인공을 맡은 것 외에, 중국인의 시각에서 후한말에서 위, 촉, 오, 서진까지의 긴 역사를 짧고 간략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한국의 역사도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쓰면 분명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삼국지 정사를 번역한 책도 진수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보통 사람이 읽기에는 지나치게 재미가 없다. 삼국지 덕후였던 내가 읽기도 힘들어서 덕심으로 위(魏)서만 겨우 읽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 책은 만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읽기 쉽다.
동양의 오랜 스테디셀러 삼국지를 중국인의 시각에 고양이들의 귀여움을 더해서 살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