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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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의 어원이 된 그리스어 σχολη(스콜레) 우리는 이를 여가라고 배웠으며, 학교 지금과 달리 처음에는 귀족이나 부유층 등 여유 있는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그러나 그리스 원전이 해석된 이제는 이를 이렇게, 번역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노동 중에서 정신노동을 가장 고차원적이며 고된 노동으로 생각했으며, 육체노동은 비교적 가벼운 노동으로 생각했다. 그렇기에 현대에 와서는 스콜레를 여가보다는 관조(觀照)로 해석(번역)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동안 이를 잘 못 알고 있었을까? 고대 그리스 철학은 원조인 유럽에서는 잊혔다가 아랍어로 번역된 책들이 유럽으로 다시 소개되면서, 르네상스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그리스 철학은 고대 그리스어의 직역이 아닌, 아랍어 -> 라틴어 -> 영어 -> 일어 -> 한국어 등의 중역에 중역을 거쳤기에, 원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그리스 철학만이 아닌 다른 학문에도 가지는 공통된 문제였다.

이번에 김종법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영어나 일어,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토스카나어) 판본을 번역에서 국내에 소개했다. 저자는 한국외대에서 이탈리아어를 전공했으며,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토리노 대학 정치학부에서 4년간 수학했다. 학문에서 중역본이 아닌 원전은 가장 높은 위치를 지니며, 이를 자국어로 번역한 책은 직접 원전을 해석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저자의 사상에 가장 빠르게 다가가는 방법이다.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반드시 연구해야 하며,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플라톤의 이데아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치학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차지하는 책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군주론]이다. 나는 이 책을 대학원 파견 시절 처음으로 접했으며,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는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군중의 심리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세계적인 명저로 꼽히며, 세계의 명문 대학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 최상위권에 꾸준히 선정되고 있다.

나는 이미 국내에 출간된 군주론을 여러 버전으로 읽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또 읽게 되었을까?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책은 이미 국내에도 여럿 출간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이 번역한 책이다. 조선시대를 연구한 무수히 많은 책. 조선시대에 관해서 쓰인 많은 책도 각종 명칭과 단어들의 해석부터 오류가 발견되는 책들이 상당하다. 해당 분야에 학위를 가진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 쓴 책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 책은 끝부분에 저자의 해설을 덧붙였기에, [군주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좀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어린 왕자]도 뒤에 해설이 있는 책은 이데아나 철학이 생소한 사람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인류의 오랜 명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이탈리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한 저자의 문장과 해석으로 다시 읽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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