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사랑 - 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김지용 지음 / 디플롯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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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나를 망치고 성장시키는 문제적 사랑 - 김지용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이 강렬하다. 사랑이란게 늘 온유하고 나를 지켜주는 것이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사랑도 있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지용 선생님이 문제적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냈다. 나 역시 최근 몇 년 동안의 최고의 화두는 <사랑>이다. 결국 이 책을 읽고 느낀 나의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작가의 말대로 사랑은 여러 번 해봐야 한다. 그 말에는 동의한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꺼리는지, 그에 대한 경계는 얼마만큼인지 느껴야 한다. 그리고 특히 문제적 사랑중에 민간사찰처럼 느꼈던 만났던 사람 또 만나고, 같은 패턴의 연애를 계속하는 <반복 강박>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나의 경우에도 일년 넘게 세 번이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성급했나 싶어서 다시 만나고, 두 번째는 내가 실수하고, 세 번째는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강이라는 생각으로 점점 애정은 식어가고, 첫 번째 헤어짐보다 결국 더 못한 상태로 결론을 맞이하게 되었다. 서로의 기대가 너무 컸던 까닭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왜 그를 잊지 못하고 있느냐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헤어지고 나서도 굉장히 자기 삶을 온전하게 영위하고 있는데, 나는 은둔하고 10kg이 쪄 버리는 등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다시 반복해서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작가님이 들으시면 기함하실 것 같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나 같은 사람이야 말로 특히 더 반복강박을 끊어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반복 강박자에 대한 항변을 하자면, 나이가 들수록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인력풀에 대한 하소연을 한번 보태겠습니다. 그렇지만, 다음에 연락이 오더라도 이번에는 잘 끊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시작이 결국 내 인생에게 도움이 되고, 이전의 문제적 사랑으로 나도 성장했다는 것이니까.

연인이란 것이 참으로 특수한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굉장히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사실이다. 그 가까워지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타인에 비해 굉장히 짧다. 그리고 그 깊이는 깊다. 그러나 이것도 함정이 있었으니 그 경계를 허물었고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건 사랑의 종료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혹시라도 모태솔로들이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사랑을 해본적이 없는데 무슨 사랑타령인가 싶은가? 작가는 말한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반복된 패턴도 그 역시 패턴이라고 말이다. 시작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식는 자신만의 이유를 파악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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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트렌드 2026
최윤성(망고쌤) 외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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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트렌드(2026) - 최윤성, 박지민, 류종희, 정은숙, 최진곤, 전영진, 김종후, 심형석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내집마련 트렌드(2026) > 이 책은 최윤성, 박지민, 류종희, 정은숙, 최진곤, 전영진, 김종후, 심형석까지 총 8명의 저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2026년 부동산 시장과 내 집 마련 전략을 풀어낸 책이다. 여러 저자가 참여한 만큼 내용이 단순히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되기보다는 다양한 해석과 전략이 공존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각 저자들은 시장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투자 접근법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어떤 이는 거시경제 흐름과 금리, 정책을 중심으로 시장을 해석했고, 또 다른 이는 철저히 수요와 입지 중심으로 접근했다. 누군가는 실거주 관점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강조한 반면, 다른 이는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각은 독자로 하여금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의견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존재했다. 바로 <결국 수요는 좋은 곳으로 몰린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이른바 상급지(서초,강남,송파)로 불리는 지역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견고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쏠림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교육, 일자리, 인프라가 집약된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현실적인 장벽에 대한 이야기였다. 서울 상급지에 대한 수요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는 무주택자에게 매우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무조건 <최상급지>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전략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고를 때는 흔히 <브역대신평초>라는 기준을 많이 따진다. 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평지, 초등학교 접근성(초품아)이라는 여섯 가지 요소는 분명 주거 만족도와 자산가치를 동시에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모두가 선호하는 조건만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남들이 덜 주목하는 지점을 공략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평형(84㎡)이 아닌 애매하게 크거나 작은 평형, 남향이나 동남향이 아닌 동, 혹은 대단지 내에서도 역과 조금 떨어진 동처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아 보이는 물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매수 시점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해 가격이 낮게 형성되지만, 실제 거주에는 큰 불편이 없을 수 있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한 조건이 아니라, 가격 대비 가치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또 하나 인상적인 메시지는 <청약만이 답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많은 무주택자들이 새 아파트를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청약을 떠올리지만, 현실적으로 당첨 확률은 매우 낮고 기회비용 또한 크다. 이 책에서는 청약 외에도 <새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입주 2~3년 차 아파트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 시기는 초기 하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동시에 신축 프리미엄이 다소 빠진 시점이기 때문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주거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매도자의 급매물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러한 물건은 단기간 내 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셋째, 정비사업이 완료된 지역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지방 시장에 대한 관점도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 부동산은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 책은 보다 입체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전체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지역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거나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방이라고 해서 모두 동일하게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지와 비중심지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청주에 거주하고 있다면 SK하이닉스의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흥덕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과 일자리가 뒷받침되는 지역은 지방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거주자라면 향후 2~3년간의 공급 물량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공급이 줄어드는 시점, 즉 <공급 절벽>이 발생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면 가격 상승의 타이밍을 보다 유리하게 포착할 수 있다.

2026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 역시 책 전반에 걸쳐 드러난다. 금리와 정책 변수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과 수요 집중 현상이 맞물리며 가격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핵심지, 그리고 지방의 주요 거점 지역은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모두가 원하는 <완벽한 집>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선택(나만의 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때로는 남들과 다른 방향에서 기회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다양한 저자들의 시선 속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보다 입체적으로 시장을 이해하게 된다.

< 내집마련 트렌드(2026) >는 단순한 전망서를 넘어, 현실적인 내 집 마련 전략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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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사람들 - 현직 검사의 대학생 연합동아리 마약 수사 노트
이영훈 지음 / 지베르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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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사람들 – 이영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선을 넘은 사람들>은 현직 남부지검 검사인 <이영훈>이 직접 다룬 2024년 연합동아리 마약 사건을 바탕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마약 범죄가 퍼져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마약 유통 방식의 변화였다. LSD가 종이에 적셔 유통될 수 있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었는데, 이는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종이 형태의 물건이 마약과 연결될 수 있다는 설정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한 방식임을 떠올리게 했다.

사건의 중심에는 연합동아리 회장 A가 있다. 그는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 D의 협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E는 수사 과정에서 블러핑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악수가 되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범죄자들이 순간적인 판단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다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드는 모습은 현실적인 긴장감을 준다.

책은 또한 마약이 특정 계층이나 나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어린 연령대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시작된 일이 얼마나 쉽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며, 마약 투약과 유통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에게 분명한 도덕적 경고를 던진다.

수사 과정 역시 흥미롭다. 범죄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망을 피하려 하지만, 결국 돈의 흐름과 SNS 메시지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며 대부분 검거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특히 여러 사람이 얽힌 사건일수록 동일한 방향으로 완벽하게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면 결국 균열이 생기고, 그 틈이 드러난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그러나 가장 씁쓸한 부분은 주범 A의 이후 행보다. 그는 2026년 1월, 교도소 내에서도 마약을 밀반입한 사실이 드러난다. 이는 과연 처벌과 수감이 진정한 교정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선을 넘은 사람들>은 단순한 범죄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가 마약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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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사계절을 지나는 그림책 읽기 - 잠시, 그림책에 기대어 쉬기로 했습니다
임만옥 지음 / 지콜론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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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사계절을 지나는 그림책 읽기 - 임만옥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년부터 그림책 읽기를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활자가 가득한 책을 읽고 있었다. 특이하게 책을 소개해주는 책에서 어른도 그림책이 필요하다며, 선물해주기 좋은 그림책을 하나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국내버전 등 여러 가지 나온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였다. 워낙 좋은 책을 턱 만나버려서일까. 그 뒤로는 책 소개글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사람들이 읽고 좋다고 하는 그림책들을 찾아서 읽고 있다.

그래서 <삶의 사계절을 지나는 그림책 읽기>의 작가이자 그림책 심리치료 전문가인 작가의 책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일반인들이 소개하는 그림책과 얼마나 겹치는 부분이 있을지 기대하며 말이다. 책은 삶의 사계절을 그림책과 하나씩 매칭해서 알려준다. 그동안 읽은 그림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쯤은 만나길 바랬는데, 다행이었다. 고정순의 <철사 코끼리>가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죽어버린 코끼리 얌얌을 데헷이 대체할 수 있는 철사 코끼리로 만들었다가 다시 놓아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실을 대체하고자 하는 인간과 그럴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심오한 이야기다. 그 무거운 철사 코끼리를 데리고 다닌 데헷이 기억난다. 기억은 떠나보냄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연결이라는 말이다.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 다수의 추천을 받았던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은 이번달이 가기 전에 어서 읽어봐야겠다. 어릴 때 읽었다면 모험이야기였겠지만 지금은 관계의 회복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제일 먼저 도서관 예약을 걸어둔 책은 구도 나오코의 <작은 배추>다. 수확철에 작다는 이유로 남겨진 작은 배추가 옆에 키가 큰 감나무와 자신을 비교한다. 그렇지만 결국 감나무와 배추인 내가 다른 이유가 있음을 깨닫는 내용이라고 한다. 남들의 장점이 크게 보이고 나는 왜 저렇게 안될까 하는 생각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매번 하는 생각이다. 이놈의 비교는 왜 끝이 없을까. 왜 이렇게 자신에게만 엄격할까. 이런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읽어볼 생각이다. 나에게도 작은 배추의 깨달음이 느껴지기를.

작가는 그림책을 다 읽고 선 하나든, 색깔의 면 하나든 느끼는 대로 칠해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더 심화버전은 감정 일기를 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치유과정을 실천해 보도록 권하고 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 읽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넉넉한 그림과 이야기의 세계에 빠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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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호구 안 당하는 체크리스트 - 1,000세대가 검증한 기준 공식
이상범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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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호구 안 당하는 체크리스트 – 이상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인테리어, 호구 안 당하는 체크리스트>는 제목에서부터 독자의 불안을 정확히 짚어낸다. 인테리어는 큰돈이 들어가는 만큼 기대도 크지만, 동시에 가장 ‘당하기 쉬운’ 영역이기도 하다. 작가는 실제 현장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함정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인테리어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준다.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인테리어는 정말 사람을 늙게 한다”는 말이었다. 흔히들 한 번 하면 10년은 늙는다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수많은 선택과 결정, 예상치 못한 변수들, 그리고 비용 문제까지 얽히면서 정신적으로 소모가 크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환상을 경계하게 된다. 처음에는 비용을 아끼고자 시작하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과정 속에서 방향을 잃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다시 업체를 부르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간다. 결국 ‘직접 하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느끼게 된다.

책에서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방향성>이다. 인테리어의 시작은 시공이 아니라, 집주인의 취향 정리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사진으로 수집하고, 충분한 이미지 자료를 통해 하나의 갤러리처럼 정리해야 한다는 조언은 단순하지만 핵심적이다. 만약 이 과정이 부족하다면, 공사는 시작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결국 시공업자나 주변 의견에 휘둘리게 되고, 그 결과 큰돈을 들여 완성한 집이 정작 자신의 취향과는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공 없는 배처럼 흘러가 버리는 인테리어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시공자의 눈>을 빌려준다는 점이다. 일반인은 완성된 공간만 보고 판단하지만, 저자는 그 이면에서 어떤 부분이 계약과 다르게 시공되었는지, 어떤 디테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짚어준다. 덕분에 단순히 예쁜 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진 집을 구분하는 기준이 생긴다. 이는 실제로 견적을 비교하거나 공사를 진행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비용과 관련된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특히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감재나 디자인에 집중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단열과 창호라는 점을 강조한다. 집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이 부분에 투자를 아끼면, 아무리 예쁘게 꾸며도 춥고 물이 새는 집이 될 수 있다. 결국 그런 집은 살기 좋은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더불어 배관 역시 중요한 요소인데, 25년 이상 된 경우라면 노후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실질적인 조언으로 와닿았다.

처음 계약보다 비용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한다. 보통 디테일 공사, 설비 공사, 그리고 가구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예상치 못한 구조 변경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부분은 사전에 완벽히 막기 어렵지만, 적어도 왜 비용이 증가하는지 이해하고 있으면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인 <업체 잠수>에 대한 조언도 인상 깊다. 공사가 중단되고 업체가 연락이 끊기는 상황은 생각보다 흔하지만, 이 경우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소송이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히려 빠르게 후발 업체를 구해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더 낫다고 조언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시공사의 평판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된다.

결국 이 책은 인테리어를 감각적인 선택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프로젝트로 바라보게 만든다. 막연한 기대 대신 구체적인 기준과 우선순위를 세우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테리어를 앞둔 사람이라면 물론이고, 언젠가 집을 고칠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도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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