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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지음 / 몽스북 / 2026년 7월
평점 :

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정준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도 꽤나 싫다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아주 딸랑딸랑 거려야 할 회사의 사장에게도 뻣뻣하게 구는 것을 보면 사회화가 덜 되었나 싶기도 하고 기질인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개인이 싫어하는 것을 열거한 책에서 눈물을 흘릴 줄은 몰랐다. 누구나에게 있는 아련한 상실은 보편적인 경험으로 마음을 후벼 파서 책을 읽으러 들른 메가 커피에서 눈물을 질질짰다. 책에서 워낙 실명토크가 남발해서 비슷하게 적어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안온한 일상의 균열이 들리고 있고, 게다가 장기화 될 국면이라 불쌍해서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말이다. 세상에 내가 나를 가여워 해야지.
최근 단골로 삼은 미용실에서 워낙에 프렌들리한 친화력으로 남자친구 이야기들을 많이 해버린 탓에 이번에는 미용실을 바꿔야 하나 생각 중이다. 그 전에 다니던 곳은 책에 있는 것처럼 <조용한 시술>버튼이 있는 곳이었다. 택시나 미용실에서 말하고 싶지 않은 손님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시스템이다. 너무 많은 정보가 오가면서 생긴 불편함인데 나는 등산로에서 오케이를 외치는 아저씨와 그에게 저주를 날리는 작가 중에서 어디에 더 가까운지에 대하여 고민했다. 물론 등산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힘을 내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얀 거짓말을 해주시는 분이 더 많긴 하다. 지금은 등산을 관절이슈로 끊었지만 그래도 어차피 내려가지 않고 무라도 썰기 위해서 올라온 사람에게는 치얼업을 향한 말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도 비행기 안에서까지 남에게 말을 걸고 그러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굉장히 놀란 쇠구슬 테러, 엄청난 폭음으로 인한 후폭풍 (복도 걸레질)등은 기함하면서 보았다. 삿포로는 갔지만 오타루를 가지 않은 나에게 작가가 추천해준 가마에이 어묵 공장은 기억을 잘 해둬야겠다. 늘 잊어버리고, 이제는 온라인 재생이 더 효율적이지만 나 역시 음악을 앨범으로 지니고 있었을 때 부터의 사람인지 그에 대한 소회가 좋았다. 역시 다누키코지 상점가를 다니며 잠깐 들렀던 그 엘피판매점이 책에 나온 프레시에어인 것을 알고 어찌나 내적 친밀감이 들던지.
내가 싫어하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의외로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잔뜩 쓸 수가 있는데, 의식적으로 싫어한다는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조용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또 나를 모르는 새로운 미용실로 간다. 여기에서의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 되어야지. 아무런 말도 아무런 싫음의 씨앗도 뿌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