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
네이선 밸링루드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5월
평점 :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 - 네이선 밸링루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네이선 밸링루드의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그리움’이었다. 이 작품은 화성을 배경으로 한 SF이지만, 화려한 기술이나 우주 개척의 낙관보다는 상실 이후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더 집중한다.
이야기는 지구와의 연락이 끊긴 지 1년이 지난 화성의 작은 식당 <마더 어스 다이너>에서 시작된다.
에너벨 크리스프과 아빠가 같이 운영한다. 이제 문 닫고 영화 상영회에 가려고 하는 순간 불청객이 등장한다. 식당에는 이족보행 하는 휴머노이드인 주방 엔진 왓슨이 있다. 이때는 몰랐지 왓슨이 얼마나 대단한지! 들어온 손님은 간판불을 안껐으니 영업하는 거다 부터 시작해서 10센트에 불과한 커피값을 안낼려고 시비를 턴다. 에너벨의 아빠는 신사적이게(쪼다처럼) 좋게 얘기하려다 그 강도에게 가격을 당한다. 음식도 다 털리고, 이리저리 전리품을 쓸어담는 괴한과 그 일당들(이후 추가로 등장하는 남 녀 한 쌍이있다) 그러나 그 사건속에서 그녀에게 남은 엄마의 흔적은 목소리가 담긴 낡은 실린더 하나뿐이다. 그런데 무법자 사일러스 먼트 일당이 식당을 습격해 그 실린더를 훔쳐 가면서 애너벨의 평범한 일상은 산산이 부서진다. 이 와중에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식당에 너희가 음식을 감추고 있으니 그 사달이 벌어진 거라는 둥 믿었던 사람들의 차가움이 느껴진다.
이후 펼쳐지는 여정은 단순한 추적극이 아니다. 애너벨과 왓슨이 실린더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만나는 화성은 낭만적인 개척지가 아니라 광물 <스트레인지>의 영향으로 기괴하게 뒤틀린 세계다. 붉은 사막, 전쟁 엔진, 유령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며 스페이스 웨스턴 특유의 황량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마치 서부극과 SF, 그리고 다크 판타지가 한데 섞인 듯한 독특한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화성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있다. 계속 에너벨이 이야기하는 침묵이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으신가. 배경은 화성이면서도 사람들간의 관계와 소녀가 성장하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