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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밤 낯선 손님을 태우고 달립니다
로드모드(신이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저는 매일 밤 낯선 손님을 태우고 달립니다 - 로드모드(신이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나의 기분은 새벽 3시 50분 같았다. 작가의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리지만 그녀가 지나온 삶의 농도가 어느 편에서는 나보다 훨씬 더 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분위기와 말투가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히 따뜻하지만 깊어서다. 새벽 3시 50분 같다는 말은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간대의 드라이브 같아서다. 작가가 늘 해왔던 깊은 밤의 택시 운전 시간대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곧 해가 뜰 거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곧 여명이 밝아오기 전의 깊은 밤을 달리는 느낌이라고 이 책을 표현하고 싶다.
작가는 원래 장사를 했었는데, 고관절 수술로 인해서 오랜 시간 병상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고 하는데, 그녀가 생각한 직업의 최우선 조건은 앉아서 일할 수 있을 것이었다. 고관절에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거친 사람이 찾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처음 지원한 택시 회사에서는 몸 상태를 이유로 거절당했다가 다음 회사에서 인연이 닿아 택시기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늦은밤 부고를 듣고 슬픔을 억누르며 찾아가는 사람. 술에 취한 사람. 비를 피해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 택시를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 제각각이다. 자신의 삶에 안락함과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사람들이다. 일을 하는 동안 친구의 부고를 듣고도 운행중이라며 장례식장 근처에서 괴로워 하는 작가를 만났다. 갑자기 변해버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술에 취해서 격벽을 부수려는 듯 노려보고 으르렁대는 손님과의 에피소드에서는 그 늦은 밤의 공기가 나 또한 얼어붙게 만들었다. 매일 채워야 하는 각박한 사납금 가운데서도 힘든 일 가운데 정다운 말을 건네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요새는 나도 가끔 택시를 탄다. 당연히 늦은 밤일 경우가 많다. 늘 콜택시를 불러서 어떤 사람이 오는지 알고 타긴 하지만 그래도 두려움이 일어날 때가 많다. 그런데 가만 보면 기사의 경우도 같은 마음이구나 싶어서 슬며시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결국 24시간 운전하고 다른 사고 때문에 지금은 택시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운전을 하며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나누었다. 그랬기에 지금은 택시 운전을 하고 있지 않아도 이 경험을 통한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아닌 일을 가려내는 것부터, 삶에 대한 다양한 기준까지 말이다. 나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런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