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맨 :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브 앨퍼트 지음, 최영호.김동환 옮김 / 북스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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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맨 미야자키 하야오 - 스티브 앨퍼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브리의 애니매이션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2001년작이니 벌써 나온지 25년이 넘은 고전 중의 고전이 되었다. 사람에게 붙여지는 이름이 얼마나 그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는가에 대한 작품이다. 거기에 환경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았다. 지브리 작품을 꽤 많이 봤는데 뜻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라는 것은 처음 알게되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조종사들이 사막의 바람을 그렇게 불렀다고. 이 책의 제목 <네버엔딩 맨: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라카와 카쿠 감독의 2016년 일본 텔레비전 다큐멘러리 영화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네버엔딩 맨>이라는 이름은 미야자키 하야오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의 오랜 제작자인 스즈키 토시오가 그를 묘사하기 위해 지은 별명이다. 아마 작품을 위해서 계속 수정을 거듭하더라도 완성도만을 바라보는 감독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작품을 시작할 때 결말을 내지 않고 만든다고 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계속 변화하는 수정에 따라 갈렸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사람이 연기하는 드라마도 쪽대본은 환장할 일일텐데, 그림을 새로 그려야하는 애니메이션은 어땠을까. 또한 원령공주에서는 기존 배경과 달리 추격신에서 부서지는 기와의 작업들을 별도로 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경작업을 했다고 한다. 효율성이라는 필터로 보면 굉장히 무모한 일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작업을 실시했다.

작가인 스티브 앨버트는 1996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의 국제 영업 책임자로 15년간 지브리 작품의 해외 수출을 담당했다. 이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그가 맡은 수출에 대한 업무영역은 통시 통역(굉장한 오통역에 작가가 대신해버림), 번역(함부로 하지말라는 교훈), 미야자키 하야오가 사라지면 어디 있을지 찾아보기(에스토니아 외 다수) 등 굉장히 다양했다. 거기에 매스컴에 혹사되는 감독을 위한 스케줄 관리까지 말이다.

원령공주에서 키스신을 넣어야 한다는 말에 키스가 아니어도 서양사람들 (작가를 비롯)이 보기에 로맨스와 비슷하다면 넘어간다는 등의 지브리의 전반적인 작품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느라 굉장히 즐거웠다. 나 역시 외국인이기에 비가 주룩주룩 오는지 솨아악 하고 오는지 그 차이를 일본어로는 알 수 없다. 특히나 의성어 의태어가 많은 일본어에서 그 미묘한 차이까지도 고민하는 지브리에 대해 알려주니 이 어찌 고맙지 않을까.

사람들이 지브리 스튜디오에 놀러 오면 작은 규모에 놀라서 다른(나머지) 스튜디오는 어디냐고 매번 물었다는 장면에서는 한 참 웃었다. 너무 집약적인 스튜디오여서였을까, 아니면 이 작은 공간에서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작품이 나와서였을까. 책을 읽고 나니 지브리의 연대기를 가까이 본 기분이라 행복했다. 연휴에 처음으로 <원령공주 (1997년작) >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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