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사치 - 가족을 이루는 삶이 특별해진 시대의 가족
진미정 지음 / 김영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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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사치 - 진미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가족이라는 사치><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낯설게 만든다. 읽는 내내 느낀 건, 내가 생각보다 가족 다양성에 대해 단순하며 고지식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혼 1인 가구로 살아가며 스스로를 <전통적 ()가족 바깥에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왔는데, 정작 그 바깥이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분명한 태도를 드러낸다. 가족을 절대적인 가치로 떠받들지도, 그렇다고 가볍게 무시하지도 않는다. 이 균형 잡힌 시선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흔히 가족 담론은 <가족이 최고다> 아니면 <가족은 해체되어야 한다> 같은 양극단으로 흐르기 쉬운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기사나 만연한 개념들을 바로잡는 쪽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정적 가족주의>가 오히려 개인을 억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혼으로 혼자 살다 보면 종종 <외롭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 사실 혼자 사는 삶에는 오히려 감정을 숨길 필요가 적다. 반대로 가족 안에서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편함을 삼켜야 하는 순간들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주는 안정감과 동시에, 그 안에서 생기는 보이지 않는 압박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이 책은 놓치지 않는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한부모가구><한부모가족>의 차이를 짚어주는 대목이다. 우리는 흔히 이 둘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책은 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한부모가족>은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 중심의 가족을 의미하는 반면, <한부모가구>는 훨씬 넓은 개념으로, 배우자가 없는 상태의 가구를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결혼하지 않은 성인 자녀와 부모가 함께 사는 경우도 한부모가구에 해당한다. 이 차이를 알고 나니, <한부모가구가 급증한다>는 식의 뉴스가 얼마나 쉽게 오해를 낳을 수 있는지도 이해됐다. 이혼율 증가로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이 늘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비율은 줄고, 성년 자녀가 있는 노년기 한부모 가구가 늘고 있다. 황혼이혼과 자녀 비혼이 만나서 생긴 현상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스스로의 시선을 돌아보게 됐다. 비혼 1인 가구로서 나는 종종 <나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했다. 결혼, 동거, 비혼, 재결합, 부모와의 동거 등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경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상태다. 혼자 <가족답다>, <가족답지 않다>를 나도 모르게 나누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구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은 절대적인 것도, 완전히 무의미한 것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계속 변화하는 관계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각자의 선택을 인정하는 태도가 결국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키우는 방향이라는 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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