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수림의 500자 소설
문수림 지음 / 수림스튜디오 / 2026년 3월
평점 :

문수림의 500자 소설 – 문수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소설치고 굉장히 특이한 형식의 책을 만났다. 바로 500자로 된 소설집이다. 총 101편의 소설로 이뤄진 단행본이다. 각 작품은 딱 500자는 아니고 최대한 500자에 근접하도록 씌여졌다. 그래서 책의 한 장(두 쪽)을 넘지 않는다. 한 장을 넘기면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형태다. 읽는 동안 물론 아주 옛날 책이고 소설이라기에는 우화와 가깝지만 90년대 유행했던 <배꼽>이라는 시리즈의 책이 생각났다. <500자 소설>의 배경과 주인공은 다양하다. 그리고 책에 각 작품의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그 순서가 1번부터가 아니다. 아래 작가가 소설과 관련된 질문을 하나 남기고, 더 아래에는 이름 모를 말들이 조각조각 적혀있다. 아마 오름차순으로 나연하면 작가의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일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은 작가이면서 주인공인 <수림>이다. 웃으면서 봤던 이야기는 <15. 사랑의 경계>다.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고 저런 것이라고 열심히 설명했는데, 훅 들어오는 한방이라니. 사랑과 집착은 보기에 따라 다른 것이로구나 생각했다. 의외로 무서운 이야기도 등장한다 <16. 저승문턱> 역시 폐가 체험은 위험하다. 도망쳐! <38. 수도꼭지의 소원> 자신의 쓰임은 물을 내뿜는 것인데 말을 하고 싶었던 수도꼭지의 이야기다. 자신의 욕망과 자신의 쓰임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96. 작가와 작가>는 블랙코미디다. 서로 깔보기 바쁜 두 작가님들. 한사람은 완결을 한사람은 돈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자기 만의 관점을 피력한다. 그런데 둘 다 작가님이 맞을까? 작가라고 불리긴 하는데 그래도 될까?
최근 숏츠 때문에 너무나도 짧아져서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라면 500자 소설로 책 읽기에 다시 입문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