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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착각 여왕
유혜연 지음 / 아티오 / 2026년 2월
평점 :

유쾌한 착각 여왕 – 유혜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다. 작가의 웃어도 하루 울어도 하루라면 역시 웃으며 보내야 하는 하루임에 틀림 없다. 작가는 은퇴한 남편과 삼식을 같이한다. 그리고 할머니이다. 손녀딸이 있고, 복덩이가 또 찾아왔다. 가족을 합창단이라 이름짓고 그 단원을 불린다는 표현 어쩜 이리 예쁜지 모르겠다. 나는 일단 같이 밥을 먹거나 챙겨줄 남편도 자식도 없다. 어린이들이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받아들인지 오래다. 겉보기에 나도 몇 십 년 지나면 할머니가 될 텐데, 진짜 손주는 없는 할머니가 될 것이다. 1인 가구들의 삶을 쓴 책들을 많이 보다가 세상의 주류가 쓴 책을 보니 또 내가 얻지 못한 것들이 이런 것이구나 했다. 물론 뭐 내년에라도 결혼해서 남편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굳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남자친구도 없지만.
할머니의 황혼육아에 내가 괜히 열을 낼 필요도 없는 일이다. 쌍쌍바를 나눠먹는 재미, 자신을 불러줄 때의 그 귀여운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채워졌다고 하시는 분이다. 내가 지켜본 다른 할머니도 그래서 그렇게 손주들을 보러 늦은밤 달려가시나 싶었다. 롤렉스를 발음시키는 챕터에서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다른 시계를 사서 오는 사위의 표정이 그려졌다. 손녀딸을 키워주시는 감사가 더 컸겠지만 말이다.
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이 버스 차장, 선생님을 말했다는 것에 눈이 커졌다. 내 나이 정도니까 버스 차장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텐데. 이정도 간극이 있는 세대인데 참 젊게 사시는구나 했다. 본인도 어릴 적엔 현모양처가 꿈이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장래희망을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가 된다는 것을 적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중에서야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글쓰기와 독서논술 지도자가 되었단다. 반대로 나는 현모양처가 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 결심을 잘 지키고 사는건지, 아니면 확실한 부적격자인지 알쏭달쏭해지도 했다.
결국 자신의 삶에 한줄기 희망을 더하는 것 역시 자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