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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
이상욱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평점 :

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 - 이상욱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동네의사를 지향하는 작가이자 의사 선생님이신 이상욱님의 책이다. 프롤로그부터 강렬하다. 말기 암환자가 자신을 찾아와 피부시술을 상담한 내용이 그것이다. 병원은 강남 언주로, 환자분은 영월에 사시는데 몸의 컨디션을 생각하시면 휴식이 좋으실 것 같다는 대답에 내원자의 말을 듣고 치료를 시작했다. 생사에 기로에 서 계신 분이 기미와 잡티로 고민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 이면에 있는 환자의 소망을 이해한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나를 볼 때마다 슬픈 눈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고, 마지막 남겨질 모습도 고왔으면 한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자신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의 전반적인 변경도 이 사건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말로는 점을 빼달라, 주름을 없애 달라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그 사람의 불안이나 희망을 같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원래는 내과 수련을 하다가 미용 시술로 분야를 변경하였다고 한다. 환자의 바이탈을 보지 않는 가벼운 과가 아닐까 고민한 시기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다른 의미로 환자들을 살리고 계시다.
자신이 의사가 되기까지 힘들었던 기억, 사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이혼을 통해 무너져내렸던 경험, 돈이 되는 진료와 환자를 지갑을 여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음 등 굉장히 다양한 경험이 녹아있다. 결국 본인이 의사지만 가장 힘들었을 때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 또한 환자들과 수 많은 구독자들이었다고 한다.
슬픔과 혼란으로 예전 자해 상처들을 치료하러 오신 분들에 대한 이상욱 선생님의 말에서 나 또한 용기를 얻었다. 그 때는 힘들었겠지만 진짜로 새살이 돋아서 지금은 더 단단해졌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새살은 더 강하단다. 이외에도 유행을 쫓아 여기저기 과량의 필러를 넣어달라는 사람들에게 의사로서 정직하게 안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지금은 직각어깨가 유행이어서 어깨에도 필러를 맞는 세상이란다. 어깨에 왜 필러가 필요한지 궁금한 사람은 나뿐일까. 사람의 얼굴과 신체는 휴대폰의 필터처럼 클릭 한 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만 해도 선생님이 말하는 고도의 치료를 요하는 색소병변을 가지고 있다. 늘 피부과에 가면 과도한 패키지 치료를 권유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 역시 고민되는 것이 맞긴 한데, 이건 누가 더 좋자고 하는 치료인 걸까 고민해봤기 때문이다.
잠을 더 잘 자고, 관리하고, 잘 먹고, 자신을 잘 돌봐서 급한 불이 아니면 끄러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동네 의사. 나도 이런 의사를 만나서 고민되는 부위를 치료받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