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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기세 -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
서울라이터 박윤진 지음 / 윌북 / 2026년 1월
평점 :

다정한 기세 - 서울라이터 박윤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20년 동안 회사를 다니고 이제는 프리랜서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다. 작가는 광고 카피라이터다. 국내 제일 유명한 제일기획을 다녔고, 라이터라는 어감과 의미가 좋아서 이름 대신 사용하다가 이제는 차린 회사 이름으로도 사용한단다. 연초인데 벌써 세운 계획들이 희미해졌다면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궁금할때 읽어보면 좋겠다. 회사를 나와서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시간을 다르게 쓰면서 얻는 바가 많았단다. 지금 연봉의 10배를 주어도 계속 회사를 다니고 싶은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봐서 아니면 나와야 할 때라는데, 난 왜 10배 주면 다니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치열하지 않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회사 자체가 불경기라 위험하다보니 안온하게 있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회사가 날 영원히 지켜주지 않는다. 내 발로 나가거나, 나가지게 되거나 언젠가 그 두 가지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있다.
결국 내가 다정하면서도 기세있게 커리어를 펼쳐나가야 한 사람 몫의 직업인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퇴사하고 나서 캐나다에서 영어공부와 안식년을 합친 디지털 노마드를 실행했던 에피소드도 좋았다. 일이란 언제나 사람의 몸에 스며들어서 봉안해야 할 곳을 정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서 A안과 B안을 프리젠테이션 하듯이 만들어 낸 것도 그렇다. 늘 쓸모 없는 경험은 없다고들 하지만 회사나 일을 하며 겪는 일들은 굉장히 그것을 행하는 인간에게 깊이 들어오는 것 같다. 명함으로 소속된 곳이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다. 언제는 갑사가 되어 호통을 칠 수도 있지만, 수 년 뒤에는 반대로 을이 갑이 되는 사례도 자주 보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부러웠던 건, 늘 동경해 마지 않았던 마음속의 아이돌 같은 직장 선배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분은 자신을 (잘)모르고 마주칠 기회가 없었어도 그런 롤모델과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것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진짜 좋아하는 최애들과 광고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좋았다. 광고회사라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그냥 좋아하던 디저트 샵의 사장님이었는데, 완전히 이제 글로벌 브랜드를 앞둔 개인적인 인연도 좋았다. 이태원의 밥집에서 미슐랭 투스타 오너쉐프가 되신 사장님도 그렇고. 각자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다정하고도 뚝심있는 기세로 계속 하는 사람들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으신게 아닐까 싶었다. 다정한 불꽃을 감지하는 레이다라도 있으신건가.
책은 코팅된 면이지만, 앞장의 저 불꽃은 에폭시가 한 겹 덧칠되어 있어서 양감이 느껴졌다. 읽는 내내 불꽃의 기운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아마 책을 만드는데 그런 아이디어도 가미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본인의 노하우로는 카피라이터 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람의 마음을 탐구하고, 열심히 쓰고, 정제한다는 것이었다.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기본중의 기본일테다. <영운독쓰>처럼 나도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봐야겠다. 영어, 운동, 독서, 쓰기를 매일 절차탁마 한다는 작가만의 루틴이다. 끊임 없이 준비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그것 또한 기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