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전집 2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이효석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효석 전집 2 이효석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으로 너무 유명한 이효석 작가의 전집을 만나보았다. 2권은 특히나 서정적인 작품 위주로 엮었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굉장히 세련된 지식인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이 성공을 이뤄서 그렇지 이상과 비슷한 결이라고 느껴졌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개살구>였다. 박달나무 판매로 부자가 된 형태가 새로 서울댁을 얻어 누구도 보여주지 않고 흡사 가둬두듯이 해서 새장가를 든다. 큰댁에게 얻은 재수라는 아들이 있지만 서기를 시켜도 공부를 시켜도 좀 모자라는 부분이 있는 아들이다. 새로 처음은 강릉댁을 데려왔으나 금방 어그러져 버렸고, 이를 반면 교사해서 개살구나무가 탐스럽게 자라는 집에서 서울댁의 마음은 읽어주지 않고 데리고 산다. 그러던 어느날 개살구가 익어가는 시절 동네 처녀 금녀가 서울댁의 밀회장면을 개살구나무에서 목격해버린다. 물론 그 집을 엿보려던 게 아니라 정말 살구를 따고 싶었고, 집주인인 형태가 읍내로 선거운동을 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서울댁이 누군가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을 봐버렸다. 동네의 너만 알아야 해 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서 이제 동네에 밀회를 나눈 장본인들과 형태만 모르는 지경에 이른다. 사람들은 다시 달이 뜨면 또 훔쳐보러 가자고 난리가 일어나고. 그 상황에 무슨 촉이 발동했는지 형태가 집으로 와버려 삼자대면을 해버린다. 자기 부인의 내연남 정체가 충격적이다! 이게 1930년대 소설이 맞는가! 그리고 형태가 서울댁의 얼굴과 다리에 한 몹쓸짓 또한 너무 충격적이었다. 사람한테 그럴 일이 아니라 같이 안 살면 되는거 아닌가. 왜 사람에게 가축만도 못한 폭력을 행사하는지. 물론 눈이 돌아갈 일은 맞는데, 영구적인 손상까지 일으켰어야 했나 싶다. 마지막에, 자신의 마음이 다시금 슬그머니 열린다는 말에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기분이 들었다. 여보게, 서울댁은 당신을 콩밥먹이고 싶어할 정도로 분에 부득부득 갈리는 걸 참고있는데, 갑자기 다시 사랑이라니요...

다른 작품으로는 <공상 구락부>가 재미있었다. 1930년대에도 300킬로로 달리는 비행기로 세계여행을 공상하기도 하고, 예나 지금이나 미래를 상상해보는건 즐거운 일이다. 운심의 몰리브덴 장사가 다시 일어났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랬다. 책의 다른 작품에서도 시대상 때문인지 자살하려고 하는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석유가 엄청나게 발견되는 상상처럼 운심도 다시 광맥을 찾았으면 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낙엽기>는 동물원에서 곰을 조롱하는 남자가 결국 손가락을 잃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손가락이 뭉그러졌는데 석유에 담근다는 말이 나와서 굉장히 충격받았다. 결국 이야기의 주인공 아내가 얼른 병원에 가라며 손수건과 돈을 잔뜩 쥐어준다. 그런데 읽으며 그 희롱당한 곰이 한 방을 먹인 것도 시대상의 민중을 그린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다.

<성찬>이라는 작품에서는 아는 동생의 남자를 빼앗는 인간의 한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와 어느 순간 그 남자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다른 여자가 내기를 하는 듯 스릴러처럼도 읽혔다.

더 오랜시간 우리와 함께했다면 더 많은 작품들을 남겼을 작가라는 것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만 있는게 아니다.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