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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ㅣ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평점 :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저자(글) · 이근오 번역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1951)의 철학서이다. 얼핏 제목만 들으면 약간 싸우자는 말처럼 들릴 수 있는 건 나뿐일까.. 나 같은 본투비 비관론자들이 들으면 수준이하를 우아하게 비꼬는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그렇지만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생각의 깊이만큼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구조가 내가 이해하는 세계의 구조라는 뜻이다. 그리고 말은 도구(tool) 처럼 사용된다고 보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의 아이템이 많으면 많을 수록 다양한 상황을 설명하고,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뗀석기 하나로 칼로도 쓰고, 사냥도 하고, 밥도 썰어먹는 올인원은 어딘가 다 조금씩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러나 드라이버가 있고, 활과 화살이 있고, 젓가락도 있다면 각자의 상황에서 훨씬 편리해지고 이 사용능력이 생각을 다루는 능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어차피 사람은 다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없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언어로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책으로 읽으며 비트겐슈타인의 인과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꽤나 통쾌했다. 늘 같은 시간에 나와도 어떤 날은 차가 막히고, 어떤 날은 안 막힌다. 각자의 사건은 별개인데 사람은 꼭 인과관계에 의해 사건을 분석하려고 한단다. 세상만사 모든일이 다 원인이 있어서만 결과가 생기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법칙이나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일을 강박적으로 인풋과 아웃풋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말이 자유처럼 느껴졌다. 나만 해도 특별히 원인으로 지목되지 않을 일도 이렇게 했으면 달라졌을까 싶어서 후회되는 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최근 알게된 렛뎀 이론(Let Them Theory)과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타인이든 어떤 일이든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은 계속해서 일어난다. 그래서 타인의 생각과 의도가 내가 해석한 것과는 굉장히 다를 수 있으므로 두번째 화살에 맞는 일은 덜어내야 한다. 내가 말하는 수준을 끌어올리되 과도한 곡해는 말자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