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 관리 본부 수사 일지 : 천해 편
신유수 지음 / 네오오리지널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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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계 관리 본부 수사 일지: 천해 편 - 신유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세계관이 창조되는 판타지는 재미가 각별하다. 작가의 말이 이렇게 짧게 씌여있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다는 것 보다 결국 읽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쓰게 되었다는 패기 넘치는 말 때문이었다.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주인공은 지금 현시대를 살고 있는 세영이다. 어느 날 저녁 언니 세은과 만난 후 언니가 실종되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지하철을 타면서 사람들과 사람이 아닌 존재들을 같이 보게 되었다. 사람 어깨위에 뱀이 올라가 있고 그게 말까지 한다고 생각해보라. 근데 그 모든 것을 나만 보는 것 같은 그 위화감이란. 어쩌다 보니 세영은 지하철에서 영계까지 흘러들어간다. 그 이후 툴툴거리는 천해를 만나서 강제로 뭘 물어볼 타이밍도 놓치고 바로 다시 인간세계(인세)로 강제 송환된다. 특이한 것은 하루에 두 번이나 다시 영계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가 다시 오게 된 지하철 같은 것은 알고 보면 대나무처럼 텅빈 <끊임없이 움직는 굴>이었다. 원래 사람이 영계에 오게 되면 신체의 무거움 때문에 반나절 이상 잘 돌아다니지 못하는데 세영은 수호령도 없이 거뜬하게 지낸다. 영계에서 만난 이들은 인간이 왜 수호령과 짝인데 세영은 그게 없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진다. 세영은 자신의 수호령 이야기보다는 사라진 언니 세은을 찾는데 더 신경을 집중한다. 머무를 수 있는 동안 영계에 머무르며 천해와 이시미와 양오, 신위 등을 만나며 이들이 영계에서 하는 일들을 겪는다.

이 이야기 속에서 조상신이 도운 것처럼 꿈에서 간절히 누군가가 말린다든지, 작지만 소박한 행운정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수호령들의 처지가 굉장히 귀엽게 느껴졌다. 책의 면면히 있는 요새말과 천해의 못 알아듣는 티키타카 포인트가 재미있다. 아주 다른 버전이지만 오만과 편견의 변주 같은 느낌이랄까. 서로 이해하게 되는 포인트는 다르지만 그래도 마음은 이어진다는 느낌. 이런 따뜻함과 별개로 나의 슬픔을 이해해주고 싶어서 그 붙잡을 곳 없는 인계에서 구해주겠다는 기원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별도로 해봤다. 물론 처음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것도 있겠지만, 약간 자가당착 같은 어둠은 어떡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도 있지만 그래도 따뜻했다. 수호신까지는 아니고 강등당한 수호령이지만 결국 애달픈 인간에 대한 연민이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에.

이제는 지하철을 탈 때면 영계로 빠지는 틈새를 조심해야 하겠다는 나만의 웃음 포인트를 또 하나 적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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