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 김주하 앵커가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위로
김주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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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김주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X세대 중에서 아나운서 김주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상파 채널이 4개였을 시절 1997년에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추천사에 입사동기이자 절친인 고명환 작가가 김주하는 참 바보라는 소리에 의아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대중들이 보는 커리어 대단한 사람과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오래 살아온 그녀가 같은 사람인가 되묻게 된다. 물론 작가는 자신을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불리길 원치 않는다 했다. 생존자(서바이버)로 기억되고 싶다고 한다.

일단 인터넷도 없을 시절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신문과 사설을 붙들다가 방송국으로 직접 물어봐야겠다는 실행과 함께 아나운서에 가까워진다. 결국 이화여대 출신 여성앵커가 잘 뽑힌다는 정보를 믿고 재수에 이른다.

자신의 목소리가 저음이라 굉장히 고민했지만 스터디와 과외를 병행하며 합격한다. 여기까지는 대중들이 다 아는 김주하 앵커에 관한 이야기다. 이후 사회부 기자로의 전직은 의외였지만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는 강단있는 성격을 보여주는 행보라 하겠다.

늘 예비신부로 랭킹에 오르던 자신이 어느 날 회사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인생이 바뀌어 버린다. 미국에서 자신의 아들을 소개 시켜주겠다는 사람. 결국 그를 만나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김주하를 만나고 있을 당시 유부남이었고, 그녀를 속이고자 미국에서 받아온 서류 위조까지 감행했다. 결론적으로 굉장한 유책배우자라는 것만 알려 주고 싶다. 내연녀에 자식마저 폭행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아들의 심리상담을 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 역시 굉장한 피해자였겠지만 9년간의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 또한 속으로 얼마나 복잡한 심경이었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였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이름과 얼굴 그리고 소송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물어뜯을 자신이 사랑하는 언론까지 그 어떤 부분도 쉬운 곳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만큼 더 망설이고 참으려고 했을지 모른다. 결국 그 어떤 것보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느껴졌다. 사람의 신체와 마음 그 어느것 조차 온전하게 놔두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이후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을 세 가지 부류로 정의했다. 아픔에 공감하는 정서적 지지를 준 사람, 실질적인 (육아, 법률자문) 도움을 준 도구적 지지자, 마지막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나 조언을 준 정보적 지지자였다. 결국 이들을 통해 자신이 꾸렸던 가족을 너머 남이 가족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단다. 이를 통해 글의 마지막에는 보육원에서 만 18세가 되면 바로 독립해야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그들이 겪을 어려움을 다들 나서서 사회적 가족이 되어주면 어떠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목의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를 돌아다니던 고양이는 얼음 사이에서 물을 마시려고 했었다. 지금은 새 주인을 만나서 길고양이가 아니라 집고양이로 냥생역전을 이루었다. 아마 이 제목을 붙인 이유도 다 각자 이런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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