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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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굉장히 긍정적이면서도 타당한 준거로 쓰이는 것 같다. 생물 인류학 박사인 이수지 작가가 자연스럽다는 말을 톺아보기 한다.

처음 나오는 주제는 <동성애>가 자연스러운가에 대한 자연적 현상을 이야기한다. 동성끼리 짝을 이루는 것을 굉장히 자연스럽지 못하다 못해 죄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동성에게 구애를 하거나 서로 가족을 이루는 동물들이 소수지만 존재한다. 펭귄들 중에는 남남 커플이 알을 훔치거나 주워 와서 품어 부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분명 자신들이 알을 낳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파트너쉽을 이룬다. 수컷 백조가 수컷 백조에게 구애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과 가깝다고 여겨지는 보노보는 암컷들끼리 동성애 행위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자연스러운 것을 인간은 소수라는 이유로 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려 한다. 지금 LGBTQ까지의 목소리가 더 늘어나고 있다. 소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다는 말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늘 애착이론하면 등장하는 해리 할로우의 헝겊 엄마 실험에 대한 추후 연구도 실려있다. 리서스 원숭이 새끼에게 철사로 만든 차갑지만 젖병이 있는 엄마와 헝겊으로 감싸진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먹이는 없는 엄마 중에 어떤 쪽을 더 선택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알다시피 새끼 원숭이는 먹을 때만 철사엄마를 택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헝겊 엄마와 보냈다. 그래서 보통 어린 아이에게 보드랍고 애정을 줄 수 있는 <엄마>라는 존재가 필요함으로 왜곡되었다. 그렇지만 이 실험 이후 장기적 관찰 관계는 이렇다. 사회성을 길러 줄 수 없는 (전혀 피드백이 없는 무생물) 관계에서 자라난 개체는 심각한 사회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수동적이며 집단 내에서 의사소통에 가까운 신호들을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후 자신이 새끼를 낳으면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볼비의 애착이론처럼 정서적 접촉과 안정감을 주는 대상이 아동에게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자처럼, 여자처럼, 자녀를 낳아야 하는가에 대한 3장의 파트에서 결국 초기 양육자가 꼭 1명일 필요는 없다고 한다. 후속 연구에서는 엄마라는 존재도 물론 필요하지만 친구라는 존재 역시 필요하며 상호 보완적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초기 관계와 후기 관계 서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원시시대 사냥꾼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실제 지구상에 존재했던 사냥했던 여성들에 대한 예를 들어준다. 늘 여성이 모성애가 있고 남자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모든 이야기의 바탕이 이 사냥꾼 이론이다. 그렇지만 채집 시대에도 무리를 지어 작은 동물들을 사냥했던 여성들이 있었다. 실제로 무기도 발견되었다. 인간의 본성이 고대부터 이러했다는 주장은 이제 폐기되어야 하는데 다들 자연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에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책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그저 내 주변에 많은 사례들을 통해 성급하게 일반화를 해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각자의 삶과 개성이 있는데, 생각치 못한 사례를 보면 별로 본 적 없으니 부자연스럽다고 부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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