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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피플
차현진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평점 :

드라이브 피플 - 차현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제 곧 결혼이라 퇴사를 앞둔 스튜디어스 정원은 암스테르담으로 마지막 비행을 떠난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유럽에 화산이 폭발해서 하늘길이 막힌 상황이다. 이틀 레이오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결혼식만 남았는데.. 어떻게든 다시 서울로 가야 하는 방법을 강구하다가 렌트카를 빌리게 되고 마지막 남은 차를 같이 빌린 해든과 동행하게 된다. 왜 이런 때는 꼭 직원의 실수가 생기는지 모를이다. 처음 읽는 동안은 내가 울적할 때면 보는 영화 <프로포즈 데이(Leap Year)>가 생각났다. 물론 영화와 <드라이브 피플>의 결말은 같지 않다. 두 남녀의 엉뚱한 로드트립의 구성이 비슷하다.
각자 가는 길까지 함께 있다가 각자 갈길 갑시다 라는 시작에서 일주일동안 둘은 사랑과 정이 같이 들어버린다. 그것도 아주 듬뿍. 정원은 그래도 이름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자신의 처지와 한국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예비신랑 건영을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 엇나갈지 말지를 고민하던 때에 자신을 일깨워준 존재도 있었다.
알고 보니 유럽으로 넘어오는 비행에서도 봤던 해든. 밤에 자전거 사고에서 봤을 때는 왕재수라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해든은. 인생의 이 시점에서 서로가 만나 느낀 사랑이란 감정은 이들에게 파국의 씨앗일까 아니면 아련함일까 가지 못한 길 뿐인 걸까. 읽는 내내 생각했다.
책은 노란색으로 이루어진 정원의 시점과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해든의 시점이 번갈아 등장한다. 같은 일을 두고도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감정의 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느껴지는 방식이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다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때 좋은 파트너와 좋은 감정이 있었더라도 상대도 나와 같은 선택을 해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을 보면 사랑과 결혼이 별개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정원의 친구 아진이 변하기 전 그래도 계절 연애를 하라고 했던 말이 제일 생각난다. 썩은 감정을 들춰내는 것은 그냥 마음 속에 있을 때나 빛나는 것이 아니겠나. 최근 들어 연애상담 글을 많이 읽고 있다. 연애는 빛나는 사람과 하는게 좋을지 몰라도 계속 같이 살 사람은 신의가 있는 사람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을 고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이 무슨 뜻인지 더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