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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턱 멍키 - 탐닉의 대가
제임스 해밀턴-패터슨 지음, 박명수 옮김 / 로이트리프레스 / 2025년 9월
평점 :

스턱 멍키: 탐닉의 대가 - 제임스 해밀턴-패터슨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의 그림을 잘 보자. 탐욕스러운 손이 바나나를 집기 위해 항아리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있다. 이는 정글에서 원숭이를 사냥하는 사람들이 만들었던 덫을 그린 것이다. 바나나를 먹고 싶어서 꺼내려 손을 넣은 원숭이는 바나나를 움켜 쥔 손이 병목보다 굵어서 손을 빼낼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원숭이는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작가인 제임스 해밀턴-패터슨은 바로 이 원숭이가 우리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라면 응당 손을 빼고 유리병을 뒤집어서 원하는 것을 얻거나, 그도 저도 아니라면 항아리를 깨버리고 바나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질타하는 것 같다. 굉장히 책의 내용 면면히 지금껏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방식이 전반적으로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결국 잘못은 인간의 존재다 라는 것을 각인시키며 말이다. 애완동물, 정원 가꾸기, 자동차, 비행기, 쇼핑과 패션, 휴대폰 현대인에게 하루라도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처음 등장하는 주제부터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나는 반려동물은 없지만 반려식물들은 많다. 확실히 이제는 애완동물이라기보다는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인성에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시대가 되었다. 기르고 있는 동물이 또하나의 가족이 된지 언 수십 년인데 아직도 전근대적 관점의 단어를 쓰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산업의 입장에서 생각보다 고기를 많이 가공해서 먹이고, 캔이나 플라스틱 같은 탄소발자국을 많이 남기는 일들이 바로 이 애완동물 때문에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의 분변을 처리하는 일들도 포함된다. 고양이는 배변을 가린다는 능력으로 조금 더 선호되지만 이에 사용되는 모래인 벤토나이트도 분변과 함께 섞이면 굉장한 폐기물이 된다고 한다. 와..이 벤토나이트도 세계에서 쓰이는 용량의 1/4이 중국에서 채굴된다니 놀랐다. 세계 산업의 전반적인 면에 대한 지식과 쓴소리의 영역이 엄청나다. 이후 바로 풀을 기르는 사람들에 대한 파트로 넘어간다. 결국 애완동물 기르기처럼 농약,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의 문제가 지구 환경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결국 화학비료가 인구를 기아에서 구한 것처럼 이제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 때문에 반대로 지구의 토양과 물과 대기가 오염되고 있다.
지금 내가 제일 끊지 못하는 것이라면 바로 쿠팡 로켓배송이 있겠다. 일년 넘게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젠 빠른 배송시스템을 포기하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인간의 욕망때문이라는 내용에 속이 쓰렸다. 지금도 사놓고 뜯어보지도 않은 택배 박스가 두 개나 된다. 산다는 행위에 매몰되어 필요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물건을 사들이느라 지금도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채워지지 않은 배송 트럭들과 비행기와 선박들이 움직이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패스트 패션으로 대비되는 철마다 새옷을 사라는 트렌드 반영까지 겹쳐져서 말이다.
도대체 인류는 고사하고 나라는 한 인간이 움켜쥐려고 한 영역들이 이렇게 많은가에 대해 굉장히 고민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굉장히 삶의 미니멀과 채식이나 환경보호 등에 관심이 있다면 연관되는 산업분야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켜 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