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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축·아트 컬래버레이션의 비밀
이은화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하이엔드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 이은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쉽게 다가갈수 없는 높은 품질과 뛰어난 장인정신과 개성있는 디자인을 갖춘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변화를 담았다. 원래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일상적인 상품이 있다면, 경험적 소비, 가치적 소비와 같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준다. 부가티와 아파트(맨션)이라니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한 주제였다.
처음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부터 시작한다. 이후 슈퍼카와 호텔을 다룬다.
먼저 지금 20년만에 다시 등장한 루이비통의 무라카미 다카시 컬렉션이 있겠다. 한참 루이비통 스피디 백이 3초에 한 번 씩 팔려나간다고 해서 3초백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20년 전에도 루이비통은 새로운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진행했었다. 지금 세대에게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고인물 아티스트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한 번 더 콜라보를 한다는 마음이 무척 반가웠다. 프라다의 경우에는 나도 즐겨봤던 <가쉽걸> 드라마의 세레나 엄마의 집에 걸려있는 미술작품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늘 보면서 저 프라다라고 써있는 대문짝만한 것은 뭐지? 분명 프라다 로고는 삼각로고 아래 밀라노라고 쓰여있는데 저건 마파라고 적혀있네 하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책에서 상세히 소개해준 이 작품은 2005년 뉴욕시에서 1837마일 떨어진 텍사스주 90번 도로변에 프라다 매장을 세운 설치미술을 말한 것이었다. 당연히 프라다 공식 운영매장도 아니고 프라다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아트 프로젝트 작품인 것이다. 즉 판매매장처럼 생긴 건축물이 작품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원래 아무것도 진열 안되어있다가, 아마도 더 그럴싸하게 보이라고 프라다측에서 컬렉션제품까지 제공했다고 한다. 자신들을 까기 위한 모순을 보여주려는 설치미술에 이왕 할거 제대로 해보라고 판을 깔아준 프라다의 대인배 같은 모습에 놀랐다. 심지어 텍사스 길가에서 흉흉하게 허물어져갔어야만 할 운명에서 사람들이 안에 제품을 가져가려고 작품(매장처럼 보이는)을 부수는 바람에 계속 수리를 했어야 했단다. 원래 텍사스에서 2013년에 불법 광고로 분류해 철거하려고 했지만 2014년 미술관으로 지정되어서 현재는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10평 남짓한 이 건물이 주는 임팩트가 이제는 20년을 지나서 프라다의 명성을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일단 당시 프라다에서 해당 아트 프로젝트를 허가한 선구안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같은 사람도 결국 프라다를 더 알게 되었으니.
제임스 본드 카로 유명한 슈퍼카 애스턴 마틴의 경우 차와 함께 주거 공간(건축)까지 확장한 내용을 들려준다. 하이엔드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그 연결감이 확장되길 바란다. 그런 이유가 아마도 좀 더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상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