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뺏기 -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 2015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선정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2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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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 박하령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주인공은 서은오 일란성 쌍둥이 자매 중 언니의 이야기다. 2015년에 출간되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로 나왔다. 10년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글의 트렌디함과 주제의식이 좋았다. 어떤 주인공이 등장하더라도 전처럼 신데렐라 스토리에 만족하는 작품은 주목받기 힘들다. 처음에는 가혹할정도로 집에서 찬밥 아니 식모 취급처럼 부산에 강제로 외할머니와 지내야 하는 은오의 서글픔이 이해 되었다. 이제 아빠도 잃고(재혼함), 엄마도 잃고(진짜 여읨) 부대끼며 살아야 할 사람은 오랜 시간 서울과 부산의 간극만큼 멀어진 지오 뿐이다. 물론 할머니는 계시지만 둘의 이야기가 주축이 되어 돌아간다. 곁가지로 재혼가정이나 황혼연애에 대한 생각들과 스탠스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상황에서 또 안스러운 분은 은오의 외할머니시다. 이제 트루러브를 찾았고, 신녀성이라 내돈으로 알콩달콩 살겠다는데 그게 우여곡절이 많다. 꼭 청소년문학이라고 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만 다룰 수는 없다. 가족과 사회의 변화를 잘 담아낸 부분이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솎아내졌다고 생각한 은오는 부산에서 친구를 만들지만 처음 시작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바로잡을 수 없는 지경에서 그 하나 남은 친구조차 자취를 감춘다.

다시 강제로 가족이 결합되어야 할 때도 역시 은오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제 외할머니와 지오의 학교에서 좋든 싫든 살아내야 한다. 지오는 까칠하고, 예쁘고(고쳐서), 공부도 잘 한다. 그러나 자신은 그 어떤것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은오. 그렇지만 이야기의 결말에서는 자신이 사랑했던 감정, 화해하거나, 용서하거나, 꿈을 찾게 되는 것까지 전부 희망적이게 된다. 사람들은 다 니가 무슨 노래냐고 하지만 씩씩하게 자작곡도 만들고. 그렇게 가족이지만 모든걸 다 가졌다고 생각한 지오와의 화해가 제일 극적이지만 그 역시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거라 생각한다. 역시 사람의 인생은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각자의 위치가 되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멀리서 외로움에, 어떤 사람은 가까이서 부담감에 시달린다.

건강한 의자뺏기라는 말처럼, 내가 바로서고 나서야 남도 추스릴 수 있다. 내가 내 몫을 잘 챙기고 있는지, 은오처럼 양보에 익숙하더라도 이번엔 내 차례라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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