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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
김태환 지음 / 새벽녘 / 2025년 9월
평점 :

철학을 모른다면 인생을 논할 수 없다 - 김태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사람이 먹고 사는데 철학은 몰라도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인생을 논하는데 있어서는 수많은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고는 힘들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유명해서 이 명언 하면 이사람 하고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에 못지 않게 이게 이 철학자의 말이었는데 나는 밈이나, 드라마 제목이나, 웹툰에서 가공된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말인가 하는 것들도 많았다. 나에게는 확실히 내가 알지 못했던 철학자들의 말을 찾아내는 재미가 더 있었다고 밝히고 싶다.
이 책에서는 철학자 27명과 101가지 명언이 등장한다. 당신이 모르고 있던 철학자가 얼마나 있을지 추려보는 재미도 있다. 각 철학자의 대표 명언이 챕터의 말미에 핵심요약으로 재정리되어 있으며, 필사도 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한 번씩 직접 손으로 써보면서 그들의 말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우 놀랐던 인용구로 나를 기억시킨 <장 폴 사르트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였다고 한다. <타인은 나의 지옥이다> 이 말은 사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 나온 유명한 문장이라고 한다. 나는 이것을 보통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로 기억해왔다. 누군지 모르지만 이 말을 한사람이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지금까지 회자되는 말들은 그 의미나 출처가 남다르다. 최근 개인화된 시대에서도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혹은 인정하는 길을 따라야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타인의 시선이 나의 삶을 옥죄이는 것을 <지옥>이라는 명쾌한 단어로 표현하다니! 최근에는 오프라인을 넘어서 온라인까지 빅테크 기업의 빅브라더의 데이터수집 기술로 디지털 지옥 혹은 연옥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할 권한과 선택이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못한 현대에서 훨씬 더 여러번 곱씹어볼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아리스토텔레스 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로 제일 유명하다. 인간은 그저 의식주만 있다고 해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 관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시사한다. 나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몰랐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은 <행복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습관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이었다. 행복을 순간적인 기쁨이나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라 생각치 않았다고 한다. 행복은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고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형성된 능력>이라 여겼다는 말이다. 행복이 감정의 범주가 아니라니 쇼킹하지 않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무려 고대 그리스 철학자다. 그 사람도 사람 사이의 관계맺음을 바라보는 본인의 태도가 습관이 되며 그것이 삶 전체의 질을 결정짓는다 하니 실천해봄직하지 않은가. 행복은 우연히 방문하는 손님이 아니라 매일 내가 문을 열고 초대해야 오는 손님이라니. 그 초대장은 아마도 환한 미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웃는 얼굴로 내가 초대하는 행복이 나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고 결국 내 인생까지도 바꿔준다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