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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여행자-되기 ㅣ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관내 여행자-되기 - 백가경 , 황유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열린책들에서 그냥 일반 국내 여행기를 펴낼 일이 없다고 생각했어야 한다. <관내 여행자-되기>는 시인 백가경과 문학평론가 황유지의 두 명이 여행자가 되어 곳곳을 다닌 이야기를 묶었다. <관>이란 서로 연결되는 지점이자 공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로 또 같이 같은 곳에 대한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묵직해져 왔다. 사회와 지역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무겁게 다루고 있다. 그것들은 대부분 사회적 참사거나 재난이었거나, 역사가 되어버린 그 시절을 다루고 있다.
그냥 휴가철에 들고가서 펼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처음 출발하는 인천은 성냥공장과 백린중독과 성냥팔이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성냥팔이 소녀라는 동화조차 백린중독을 형상화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소름이 끼쳤다. 학교를 가지 못하고 가족 중의 누군가를 위해 스치기만 해도 불이 붙는 위험물질을 다루며 성냥을 만들고, 노동운동까지 해야했던 사람들을 말이다.
의정부는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동네다. 거기에 언니들의 방이 그런 의미로 있다는 것은 제대로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자의로 내몰리지 않았을 그녀들에 대한 인식 나는 얼마나 하고 있었을까.
이제 2014년 4월 16일의 안산으로 간다. 고잔동에 <4.16 기억전시관>은 나도 방문해보고자 지도에 담아두었다. 노란 조끼를 입으신 분께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여기에 방문하고 있다고 한걸음 보태고 싶어졌다.
이태원에 대해서는 작가가 일터로서의 이태원과 그 야근에 얽힌 수많은 밤과 참사에 대해 담담히 풀어내는 것이 아려왔다. 누군가에게는 잡지사 에디터로서 철야가 한창인 일터지만 심야 택시기사가 보기에는 그냥 놀러나왔다 들어가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막 역병에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었을텐데 그 일은 일어나버렸다. 지금까지도 그 누구도 처벌이나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역시 <광주>다. 송정역에서 내려서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해도 지하철을 타면 금남로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전일빌딩>에서 <전일빌딩 245>가 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안다. 공권력으로 헬기에서 총탄을 퍼부었을 그 상흔을 간직한 건물을 지켜준 사람들이 고맙다. 이 책을 통해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발췌해 주어서 드디어 그것을 읽을 용기 또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