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인문학

얼굴의 인문학 - 얼굴뼈로 들여다본 정체성, 욕망, 그리고 인간
이지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9월

얼굴의 인문학 - 이지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아산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선생님이다. 일러스트레이터도 겸하고 계셔서 책 곳곳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통해 굉장히 여러가지에 대한 그림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200여개의 뼈 중에서 얼굴뼈가 20개 정도인 것은 그만큼 머리가 보호해야 할 만한 것이 많기 때문이란다. 예전에는 약탈을 일삼던 해적이나 쓰던 해골이라는 그림기호는 이제 패션 같은 곳에서 널리 쓰여지고 있단다. 일관되게 죽음이라고 여겼던 전과는 달라진 위상이다.

굉장히 널리 쓰이고 심미적인 수술로 생각하는 <양악수술>은 아래턱뼈와 위턱뼈를 전부 잘라내어 이어 붙인다. 여기에서 티타늄으로 된 나사를 쓰다가 이제는 몸 속에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접합제를 사용한다고 한다. 당연히 사람들이 엑스레이 등을 찍으면 얼굴에 핀이 박힌 채로 나오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면서 말이다. 책을 읽으며 안면부 관련해 전체 핀고정했던 환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굉장히 자신이 당한 사고를 통해서 국내 안면외과의 기술력을 감탄할 수 있다고 했었다. 당연히 얼굴 안쪽 입술과 잇몸 사이의 공간으로, 굉장히 티안나게 얼굴뼈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역시 시술을 해본 작가의 말도 이와 같았다.

인체에서 제일 강력한 부위를 생각해보라면 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치아>라고 한다. 물론 치아도 뼈에 속하기는 하지만, 인체의 내부에 있으면서 물질을 공급받는 부위가 아니고, 표면이 법랑질로 이루어져 그만큼 단단하단다. 전과 다르게 아래턱이 좁아지면서 성인이 되어 나기 시작하는 사랑니들이 갈 곳이 없어져 많은 사람들이 매복 사랑니로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나 역시 아래 사랑니를 뽑으면서 굉장히 고생했던 적이 있다. 역시나 누운 매복사랑니였지만 외래 치과에서 한번에 잘 발치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굉장히 큰 고통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응급실에도 가고 할 정도로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고통을 많이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내가 고생했던 것이 <하치조 신경> 근처의 손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하치조신경은 발치부터 양악수술까지 굉장히 다양한 치과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분쟁의 단골 손님이란다. 하치조 신경 때문에 임플란트도 디자인이 이 신경과 닿지 않도록 짧고 안정적이도록 발전했다고 한다. 당연히 양악수술 시에도 이 신경을 피해야 한다.

굉장히 얼굴과 얼굴뼈라는 주제에 대해 인문학적, 역사학적, 의료학적으로 지식을 망라한 서적이라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