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다정하고 담대한 모험가들, 베이스캠프에 모이다
WBC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 - 김하늬 , 김지영 , 윤명해 , WBC 저자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용기가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캠핑을 가보지 않았으면서 솔박을 위한 텐트를 샀다. 정확히는 23920일에 샀다. 그리고 도착한 제품은 시험 피칭만 해봤다. 그것도 집에서만. 이 텐트는 2년째 집에서 잠만 자고 있다. 나 같은 (나가고 싶어서 장비도 샀지만 못 나간) 사람들에게 나도 이런 연대와 우정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내가 읽은 WBC의 와일드우먼(크루네임)들은 나 같이 생각만 하고 마는 그런 사람들은 아닐게다. 읽는 내내 <행동하는 여자>라는 생각의 멋짐이 파고들었으니까 말이다. WBC(Women’s Basecamp, 우먼스 베이스캠프)2011년부터 활동한 여성들의 아웃도어 활동 공동체다. 슬로건은 Follow the fear이며, 용기내어 도전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장비까지 샀으면서 들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인도어 활동만 하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로 나가자고 독려하는 친구들이 아닐까 한다. 물론 하늬와 지영과 명해도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는 여자 친구들을 모으기 위해 WBC를 만들었다.

쫄보인 내가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단연 <덕적도 백패킹>이였다. 원래 12일 일정으로 시작된 캠핑이 날씨로 인해 배가 뜨지 않아서 34일로 늘어버린 것이다. 고립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참가했던 18명의 여성들은 모두 즐겁게 극복했다고.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볼일이 없는 남의 결혼식 영상을 본다거나 각자의 삶에 대한 이슈를 함께 나눴다고 한다. 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말이 자신에게 다시 되돌아왔을 때의 그 감동이 느껴졌다. 나도 남의 행복을 이렇게 깊고 담담하게 빌어줄 수 있을까.

내가 이런 오프라인연대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체력이슈가 크다. 체력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남에게 폐를 끼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왠지 백패킹을 하는 사람이면 무릇 체력이 좋아야하고, 자신의 안전관 남의 안전까지 배려해야하는 정도의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쓴 LA백패킹에서 4키로 거리를 4시간 예상했는데 9시간 걸려 올랐다는 이야기에 나 같은 체력 부족자는 민폐가 되지 않을까 더 생각했다. 특히 체력에 자신 있었던 작가도 고산병을 겪게 되면서, 그런 상태로 올라와준 8명의 와일드우먼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그런 최약체가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연대에 손을 들까 하는 자신감에 제동을 걸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자연은 아름답고 여성들은 기꺼이 자신감있게 누릴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