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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투자하다
원수섭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인문학으로 투자하다 - 원수섭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벤처캐피탈 투자 심사업무를 오랫동안 해왔다고 한다. 이를 통해 투자를 잘 하고 싶은 투자자와 투자를 잘 받고 싶은 창업자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특히 유망한 업종인지 가려내고 투자금(룸)을 배분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에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의 도덕적 기술적 가치관 정립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확실히 창업자들 중에 거짓말이나 부풀리는 사람들을 면대면과 서류로 양방향으로 가려내야 한다. 내부의 그들만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확실히 기술 중심의 업체들의 청사진을 어떻게 판별하는가, 이른 시점인가, 아니면 수확(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점인가에 대한 타점을 선별하는 사람으로서 지난 15년 정도의 기업들의 기술관련한 동향도 얻을 수 있었다.
책은 갑자기 일어난 킥보드 사고 때문에 병원에 있으면서 그간의 일을 반추해보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사람들마다 해야지 싶었던 일을 하게 되는 계기는 다양한데 확실히 건강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결심이 생기는 것 같다.
업무를 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된 경우도 있고, 투자를 잘 진행한 상도 받았다고 하니 저자의 역량은 출중한 셈이다. 그러나 겸손하게도 생각보다 자신은 인맥이 넓지도 않으며 13개 회사 정도만 투자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양적으로 늘리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 하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심사역의 노력은 더 많은 자료를 읽고, 더 많은 독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맥 네트워킹보다 냉철하게 숫자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해했다.
다양한 기술 산업의 창업자들에게서 뽑히기 위한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1차 전지와 2차 전지의 구분도 못하는 사람(당시의 저자)에게 자신에게 투자해달라고 어필할 수 있을 정도라면 정말 아찔하다. 물론 전지시장이 활발하지 않았을 예전 이야기라고 하지만. 자신에게 투자해줄 심사역이 나에게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직면했음에도 2시간이 명강의를 펼쳐야 하는 사람의 절박함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또한 위험을 걸러내는 포인트도 몇 가지 짚어준다. 아무리 지금의 흐름이 대 우주시대고,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가 기가 막히더라도 그것이 거래될만한 시장이 있는지에 대한 통계값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냥 잘 될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자는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꽤 발생하는 유형이라고 한다. 아마 누구나 달의 앞면처럼 빛나는 부분에만 관심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에 분칠만 더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변수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통계, <통계적 유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괜찮은 기술투자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과 투자처를 찾는 창업자들이 읽어본다면 마인드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